“내 아버지께선 말씀하시길 사람이 배가 고프면 시야가 흐려진다 하셨소. 그래서 싸우기 전에는 항상 든든히 먹어야 한다고 하셨소.”
-영화 『최종병기 활』대사 중-

위 대사는 영화『최종병기 활』에서 자인(문채원 분)이 청나라 왕자에게 하는 말이다. 영화 속 자인이 했던 말처럼 사람은 배를 채워야 생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대학교 학생들도 활기찬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할 터! 그러기 위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교내 학생식당이다. 하지만 신촌캠, 국제캠, 원주캠의 학생식당(아래 학식)이 가진 문제점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생들이 우리대학교 학식에 대해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파헤쳐보자.

신촌캠 “메뉴가 다양한데 왜 먹지를 못하니”

신촌캠에는 ▲맛나샘 ▲한울샘 ▲고를샘 ▲부를샘 ▲청경관 ▲상록샘 ▲한경관 ▲공학원 등 다양한 학식이 있다. 국제캠, 원주캠보다도 다양한 학식과 메뉴를 자랑하는 신촌캠! 신촌캠의 학식은 잘 운영되고 있을까? 신촌캠 학식의 문제점은 크게 ▲비싼 가격 ▲긴 대기시간 ▲부족한 좌석 ▲외부인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대학교 학식의 비싼 가격은 이전부터 계속 제기된 문제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청경관에 한식메뉴가 도입되면서 가격이 5천500원으로 책정돼 비싸다는 불만이 일기도 했다. <관련기사 1736호 4면 학식 메뉴변경, ‘너무 비싸요!’> 학생들의 불만에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 측은 가격을 500원 인하했지만 여전히 5천원이라는 가격은 학생들에게 부담스럽다. 이외에도 신촌캠 고를샘이나 청경관의 스파게티메뉴는 대부분이 4천원에서 5천원 선으로 다른 학교의 학식보다 비싼 편이다. 저렴한 가격에 질이 좋은 학식으로 유명한 한국외대의 경우 메뉴의 가격이 보통 1천400원, 1천800원, 2천200원이다. 이는 우리대학교 고를샘과 청경관 메뉴의 가격에 비해 보통 2~3천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두 번째 문제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붐비는 시간인 낮 12시~1시까지의 학식 대기시간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해결되지 못했다. 김성원(경제·10)씨는 “상경대생이라 점심시간에는 주로 대우관에서 가까운 상록샘이나 청경관을 이용하는데 줄이 너무 길어 30분씩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며 “학교를 다니는 내내 늘 불편했지만 전혀 개선이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대기시간 문제는 상록샘이나 청경관 외의 다른 식당들과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생협 이항서 주임은 “대기 시간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개선을 위해서는 식당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대기시간과 함께 자리 부족도 학식의 고질적인 문제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을 기다리고 앉을 자리를 찾으면 막상 앉을 자리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학생들이 주로 점심을 먹는 낮 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어떤 학식을 가든 식판을 든 학생들이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청경관은 지난 2012년에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좌석 개선을 실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리부족이 심각하고 이는 학관 내 학식이나 각 단과대 식당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안재운(건축·13)씨는 “점심시간 학식에 가면 자리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한두 명이 큰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뒤에서 계속 기다려야 한다”고 좌석문제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 외에 외부인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대학교에는 단체로 견학 오는 학생/단체가 많은 편인데 견학 온 외부인들이 학식을 사용하면서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학식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 강동민(경영·10)씨는 “점심시간에 학생회관 학식에 중·고등학생들이 몰려와 식사하는 것을 자주 봤다”며 “지하 1층 맛나샘은 그렇다 쳐도 1층 고를샘에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식사하는 것은 좀 너무한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학교 홍보도 좋지만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학식 측에서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캠 “집밥이 그리워, 그리워”

원주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식으로는 ▲연세플라자 식당(연플식당) ▲학생회관 식당(아래 학관식당) ▲푸드코트(학생회관 1층) 등이 있다. 이러한 학식들에 대해 ▲가격 ▲맛 ▲메뉴의 단순함 ▲서비스 ▲대기시간을 중점으로 학생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불만사항에 대해 알아봤다.
학식 메뉴의 비싼 가격은 신촌캠, 국제캠에 이어 원주캠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였다. 연플식당이 이전에 가격을 인상했을 당시 아워홈 관계자는 “학식 질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입맛을 책임지겠다”고 이야기했다. <관련기사 1724호 5면 ‘아워홈 가격인상, 학식 ‘질’ 도 개선될까‘> 하지만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연플식당에 대해 학생들은 가격대비 맛 부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안아무개씨는 “연세플라자 식당의 밥은 가격에 비해 맛이 없다”며 “조미료 맛이 심하게 나서 음식을 다 먹지 않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관식당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메뉴의 단순함을 지적했다. 학관식당은 이번 2014학년도 2학기부터 메뉴들의 가격을 변경했다. 이러한 가격 변경에 대해 한화 푸디스트 고희경 점장은 “1인 당 주요 반찬의 양을 늘리고 메뉴를 다양화 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관련기사 1736호 5면 학생식당 백반·일품 가격 인상, 특식은 인하될까>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 “가격 변경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문석준(국제관계·13)씨는 “가격을 올리고 메뉴를 다양화한다고 했지만 메뉴가 아직까지도 너무 제한적”이라며 “매번 반복되는 메뉴로 인해 밥이 아닌 사료를 먹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메뉴가 단순하다는 지적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서비스와 관련된 지적도 있었다. 김아무개씨는 “근무하는 아주머니들의 친절도가 낮은 것 같다”며 “음식을 먹는 행위는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휴식시간인데 아주머니들의 불친절함으로 망쳐버리는 것 같아 짜증날 때가 많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직원들의 서비스 문제는 이전에도 지적된 적이 있지만 1년 여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1718호 3면 주문 후 대기시간 및 위생에도 학생들의 불만 이어져>
대기시간이 길다는 점은 이번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다.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강의실 건물들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학생회관은 3교시가 끝나는 낮 12시가 되면 점심을 먹으려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식권을 발급받기 위해 긴 줄을 서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푸드코드의 경우 식권 발급받은 이후에도 음식을 받기까지 길게는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김지성(경영학부·14)씨는 “3교시 수업이 끝나고 4교시인 다음 수업 때까지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데 오래 기다리다 보면 급하게 먹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점심시간에 학생회관으로만 몰리는 학생들을 분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더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식사 공간 창출과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 학생복지처 고원영 부장은 “원주캠 학생 수 대비 식사 공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보다는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기 시간이 긴 점에 대해서는 개선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캠 “밥맛이 모래맛”

국제캠 식당은 ▲송도1학사 식당 ▲송도2학사 식당 ▲나눌샘(언더우드도서관 지하) ▲라온샘(종합관 지하) 등 총 4개가 있다. 일부 학과를 제외한 우리대학교 1학년 학생들은 모두 국제캠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식을 이용하는 횟수는 신촌캠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용 빈도수가 높은 국제캠 학식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캠 학식에 대한 불만사항은 ▲저조한 음식의 질 ▲비싼 가격 ▲다양하지 않은 메뉴 ▲너무 짧은 이용 시간 등이 있다.
특히 국제캠에서는 비싼 가격과 학식 메뉴의 맛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다양하게 제기됐다. 이번 해 입학해 국제캠에 두 학기째 거주하고 있는 조하영(UIC·14)씨는 “3천원이나 주고 제육덮밥을 사서 먹었는데 제육이 맛이 없었다”며 “고기도 너무 적게 들어가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택준(언홍영·14)씨는 “요즘 나눌샘에 나오는 쌀국수, 라면은 정말 맛이 없어서 차라리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짬뽕은 초등학교 급식에 나오는 짬뽕국에 면만 말아서 준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김도영(신학·14)씨는 “어떤 종류의 쌀을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밥이 꼭 모래 맛 같았다”라며 식재료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대학교와 타대학교를 비교하며 우리대학교의 비싼 학식 가격을 지적했다. 장서영(경영·14)씨는 앞서 이야기한 한국외대 학식을 예로 들며 “우리대학교는 타대학교와는 달리 가격에 비해 질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호(중문·14)씨 역시 “학식 가격이 3천원 이하 정도였으면 좋겠다”며 “나눌샘에서 돈등뼈김치찜을 먹었는데 막상 등뼈는 작게 한두 조각 밖에 들어가 있지 않아 돈이 아까웠다”라며 음식의 질이 떨어짐을 지적했다.
국제캠 학생들은 캠퍼스 특성 상 매 끼니를 거의 학식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같은 학식 메뉴가 자주 반복된다는 불만도 일었다. 라희연(사회·14)씨는 “나눌샘 메뉴 중 양식은 돈가스나 함박스테이크류와 같은 비슷한 메뉴가 계속 나와서 지겹다”며 “소반류도 비슷한 메뉴가 자주 나오고 가끔 달랑 국 하나에 반찬도 조금 나오는 데 너무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생협 김두호 차장은 “학식 메뉴의 구체적인 품질관리와 가격은 웰스토리(Wel story)에서 담당하지만 한정된 금액을 가지고 모든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메뉴를 제공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 시간대가 너무 짧은 것도 문제다. 송도1,2학사 식당의 운영시간은 ▲아침 7시 30분~9시 ▲아침 11시~낮 2시 ▲낮 5시~저녁 7시 30분으로 해당 이용 시간대를 놓치면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거나 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국제캠 학생들의 현실이다. 박소엽(식품영양·14)씨는 “아침시간이 너무 짧다”며 “적어도 아침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찬후(TAD·14)씨는 “송도2학사 식당 저녁 식사 이용시간이 두 시간 밖에 되지 않아 식사 시간을 놓치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캠 학식 역시 대기시간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좌석배치나 공간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었던 신촌캠과 달리 국제캠 학식의 대기시간이 긴 이유는 다른 것에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최근 SNS상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던 외부인 출입이다. 외부인들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 국제캠 학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1738호 2면 ‘만남의 광장’이 돼버린 국제캠 학생식당’> 이상준(ASD·14)씨는 “라온샘에 외부인들이 많이 들어온다”며 “외부인들 때문에 학생들이 줄 서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불만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김 차장은 과거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밤에 소음을 일으켜서 지역주민들에게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온 사례를 설명하였다. 즉,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었으면 학교측은 지역주민 혹은 외부인들에게 국제캠 학식을 이용하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이 문제는 서로 잘 협조해 가야되는 것”이라며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권고했다.

이렇게 신촌, 국제, 원주캠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알아봤다. 어떻게 보면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되던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은 주거·옷과 더불어 인간생활의 3가지 기본 요소로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끼니를 해결하는 학식의 개선은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배고파서 시야가 흐려지지 않고 활기찬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우리의 학식을 개선해보자!

 

민선희 기자
godssun_@yonsei.ac.kr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최재현 기자
choiguita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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