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대학별 학생식당이 인터넷상에서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한국외대의 학생식당을 비롯해 특이하고 맛있는 학생식당의 메뉴 사진들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끈 것이다. 이렇게 타대학의 학생식당은 우리대학교의 학생식당과는 다른 점이 존재해 새로움을 준다. 하지만 한국외대와 우리대학교 학생식당을 비교하자니 너무 거리감이 있다. 비교를 할 것이라면 우리대학교와 가까운 대학들이랑 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기자들이 나섰다.

신촌캠 인근, 가격을 잡은 이화여대

신촌캠 근처에 위치한 대학교 중 가장 가까운 이화여대의 학생식당은 어떨까? 이화여대에 있는 여러 학생식당들 중 메뉴가 가장 다양한 곳은 바로 생활관 지하 2층에 위치한 생활관 식당이다. 이화여대 정문에서 걸어서 약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생활관 식당은 우리대학교 학생식당과 다를 것 없이 많은 학생들로 붐볐다. 이화여대 학생식당들 중에서 가장 많은 메뉴를 자랑하는 학생식당임을 보여주듯 라면과 떡볶이 같은 분식 메뉴부터 마파두부와 볶음쌀국수까지 메뉴의 선택권이 넓은 편이다. 기자가 선택한 메뉴는 가장 무난한 한식인 불고기야채덮밥! 우리대학교 학생식당에도 종종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다. 가격은 우리대학교 학생식당과 비슷한 2천700원으로 학생식당의 가격으로는 무난하다. 주문은 식당 내 여러 개 비치된 무인발권기에서 신속하게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주문할 때 양식, 한식 등 음식의 종류로 구분돼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으로 분류해 놓아 학생들이 주머니 사정에 따라 쉽게 주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직원들이 미리 음식을 조리해놓고 있어 식권을 들고 본인이 선택한 음식이 속한 코너로 가면 바로 받아 식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맛! 불고기야채덮밥의 맛은 심심했다. 단돈 2천700원에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었지만 불고기야채덮밥에서 가장 핵심적인 재료인 불고기의 양이 적고 밥의 양만 많았다. 반찬의 수 역시 단무지 하나였고 국은 보통 분식집에서 먹을 수 있는 미역국의 맛이었다. 이화여대 조진희(중문·13)씨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이유는 오직 값이 싸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밥을 많이 주기 때문에 배는 채울 수 있지만 음식들의 맛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원주캠과 달리 저렴한 가격에
신속한 식사가 가능한 한라대

원주캠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한라대의 학생식당은 원주캠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한라대 학생식당은 본관 1층에 위치해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다. 원주캠 학생식당과의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점심시간이 한창인 낮 12시에 방문해 원주캠 학생식당의 백반과 일품메뉴에 해당하는 일반식과 양식을 주문해 먹었다. 한라대 학생식당 메뉴의 가격은 일반식 2천원, 양식과 특식은 2천300원으로 원주캠 학생식당(백반 2천200원, 일품 2천900원, 특식 3천300원)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한라대 정상혁(기계공학·10)씨는 “저렴한 가격에는 매우 만족한다”며 “한 끼의 가격을 조금 더 올려 더 맛있는 메뉴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북적거리는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권 발급부터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까지의 시간은 일반식과 양식 모두 5분 정도로 오랜 기다림 없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는 발권부터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까지 20분 이상이 걸리는 원주캠 푸드코트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이렇게 한라대 학생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오랜 기다림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지만 이곳 역시 학생들의 불만사항이 있었다. 메뉴의 반복으로 인해 쉽게 질린다는 것. 한라대 유다현(정보통신공학·11)씨는 “맛이 일정하지 않을 때도 많고 특히 정해진 메뉴가 반복돼 쉽게 질린다”며 “메뉴가 다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뉴의 한계는 원주캠 학생식당뿐만 아니라 한라대 학생식당도 가지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으로 보였다.

국제캠 근처의 인하대, 학식 가격의 한계에 도전하다

국제캠 가까이 위치해 있는 인하대의 사정은 어떨까? 인하대 학생회관 1층에 위치한 학생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반을 시켜 먹어봤다. 인하대의 학생식당 업체는 국제캠 학생식당 업체와 같은 ‘웰스토리(Welstory)’로 국제캠 학생식당의 메뉴명과 맛, 식기까지 비슷해 국제캠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하대 소반의 가격은 1천400원. 이는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지하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반가격인 2천800원의 절반이다. 물론 인하대 소반의 경우 반찬의 가짓수가 한 가지 적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우리대학교의 학생식당보다 훨씬 더 싼 가격임이 분명했기에 밥을 먹는 내내 질투심으로 배가 아픈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학생식당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먹고 있던 라면의 가격이 바로 500원이라는 것. 국제캠에서 파는 라면 가격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이는 하늘샘에서 커피 한 캔을 사서 마실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하다. 학생식당의 싼 가격만큼 인하대 학생들은 학생식당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식당에서 소반을 주문한 인하대 김태우(전자공학·09)씨는 “싼 가격에 비해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수 있어 학생식당 메뉴들 중 소반을 가장 자주 이용한다”며 “맛, 가격, 양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학생식당에 대해 만족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 친구들과 라면을 주문해 먹던 인하대 이정민(22)씨 역시 “학생식당의 가격이 저렴해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이용한다”며 “다만 조금 더 다양한 메뉴가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기자들이 직접 비교해본 결과, 타대학들의 학생식당 메뉴는 우리대학교 신촌캠, 원주캠, 국제캠 학생식당의 메뉴와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많았다. 마치 대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처럼 학생식당들 간의 차이도 존재한다. 이런 차이점들을 비교하고, 장점과 단점을 취사선택해 우리대학교 학생식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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