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lution >의 2014년 행보를 돌아보다

51대 총학생회 <Solution>(아래 총학)의 임기가 지난 3일 종료됐다. 유독 다양한 학내 사안과 사건·사고가 겹쳤던 2014학년도, 총학은 어떤 행보를 보여 왔을까. 우리신문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0일까지 신촌캠과 국제캠에서 총 99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총학의 공약이행 여부와 사건대응력을 분석했다.

총학생회 공약 이행 점검

총학은 출마 당시 ▲교육재정 ▲국제캠 ▲학사제도 ▲주거권 ▲자치활동지원 ▲학생지원시설 ▲자율경비 ▲All-Care* ▲총학생회 개혁 ▲100가지 복지 ▲2014 지방선거에 관한 공약들을 제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공약에 대한 인지도는 학사제도 분야 중 ‘재수강 제한 폐지’ 가 21.7%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예비수강신청제도(8.9%) ▲청년 주거 Solution(7.7%)이 뒤를 이었다. ‘재수강 제한 폐지’는 총학이 시간과 노력을 가장 많이 투자한 공약 중 하나며 이는 아래서 더 살펴볼 예정이다.
‘예비수강신청’ 제도는 모의 수강신청을 통해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 2월 ▲문과대 ▲상경·경영대 ▲사과대의 일부 희망 학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행 결과 실수요가 예상수요보다 적어 결과예측에 성공하지 못했다. 51대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10)씨는 “예비수강신청 제도는 표본이 적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2학기는 예비수강신청 제도 대신 희망과목리스트를 조사·분석했다”고 전했다.
총학은 지방선거 연계 공약인 ‘청년 주거 Solution’을 통해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장 선거에 구체적인 공약들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원스톱 주거상담센터 ‘집보샘’을 신설해 기숙사 및 공공임대주택을 소개하고 전문 공인중개사의 상담을 제공했다.
한편 총학은 ‘100% 행복 Solution'이라는 100가지의 복지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중 40개에 가까운 공약들이 이행되지 않았고 이행된 공약들 중에서도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이행된 경우나 ‘요구’ 자체가 공약으로 제시돼 이행여부에 상관없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씨는 “공약에는 실현 자체가 의미 있는 공약이 있고 이면에 있는 목표 달성이 중요한 공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총학이 무게를 담았던 것은 후자에 가깝다”고 전했다.

  Solution의 주력분야 첫 번째, 국제캠

이씨는 총학이 가장 주력했던 분야로 국제캠과 학사제도를 꼽았다. 총학은 국제캠 분야에서 ▲House Calendar ▲HE4** 프로그램 신설 ▲학생식당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웠으며 이외에 ▲시설 및 기숙사 ▲셔틀버스 등의 분야에서도 활동을 개진했다.
House Calendar와 HE4 프로그램 신설 공약은 이행됐다. 국제캠 학생식당인 아라샘이 폐점했을 때는 푸드 플리마켓을 운영했고 외부인 라온샘 출입 문제가 불거지자 학내 구성원 전용 주문 시간제를 도입했다. 시설 안전 및 기숙사에 관해서는 ▲임시출입증 발급 ▲수차례의 국제캠 행정실 항의방문 등을 진행했다.
총학은 신촌캠-국제캠 간 셔틀버스(아래 셔틀버스)에 관한 활동도 여럿 개진했다. 셔틀버스는 ▲특정 시간대에 보이는 높은 수요 ▲예산과 증차에 관한 학교와 학생 간 의견이 상충돼 왔다. 최근에는 학교 측이 예산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셔틀버스를 유료화하자고 제안해 관련 안건이 9월 확대운영위원회에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셔틀버스는 지난 2013학년도 17대에서 올해 20대로 증차된 상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학이 시행한 공약 중 어느 분야를 가장 잘했다고 평가하나’를 묻는 질문에 국제캠(22.2%)은 주거권(2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송우진(영문·14)씨는 “총학이 국제캠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며 “특히 아라샘 폐점 당시 푸드 플리마켓 등의 활동을 진행한 점이 좋았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장 이씨는 “총학생회의 활동 중 국제캠 분야의 활동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원만한 RC교육과 교육권, 안전한 학교생활 등에 있어 총학과 RC교육원 각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Solution의 주력분야 두 번째, 학사제도

그러나 총학의 지난 행보에는 아쉬운 점들이 여럿 있다. 그 중 하나는 총학의 또 다른 주력사업인 학사제도 개선이며, 특히 재수강 3회 제한 폐지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낳았다. 출마 당시 총학은 학사제도 분야에서 ▲예비 수강신청 제도 ▲신임교원 기금 신설 ▲이공계 실험실습 과목 의무 개설 ▲학점 세이브 제도 ▲재수강 제한 폐지 ▲학생설계전공 제도 신설 ▲연계전공 제도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 중 학점 세이브 제도와 재수강 제한 폐지는 시행되지 않았다.
총학은 지난 4월, 2천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연세인 교육권 공동행동 : 연세 교육권에 봄이 왔나봄’(아래 공동행동)을 개최해 교육권 실천단 ‘Try Again’의 3대 요구안(▲재수강 3회 제한 폐지 ▲경쟁을 과열시키는 대학순위평가 항목 거부 ▲교육환경 및 학사제도 전반 개선)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이후 총학은 공동행동 후속조치로 6월 정갑영 총장과 면담을 진행했고, 9월 학장협의회에서 요구안이 논의되도록 했다. 하지만 학장협의회에서 요구안의 대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관련기사 1738호 1면 ‘학사제도 논의, 결국 원점’> 학교 측과의 논의는 현재까지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학 공약 중 가장 미흡했다고 평가되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학사제도(19.3%)와 교육재정(15.0%)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신하연(언홍영·13)씨는 “재수강 3회 제한 철폐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총학의 잘못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총학의 활동은 학생들의 큰 움직임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재수강 3회 제한에 관한 문제가 계속해서 보류됐던 것이 안타깝다”며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 변화를 1년 안에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제일 아쉽다”고 전했다.

2014 사건·사고, 총학은 어떻게 대응했나?

지난 2014년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 중 ▲백양로 재창조 사업(아래 백양로 사업) 현장 사고 ▲캠퍼스 재해 ▲신축 기숙사 논란에 대한 총학의 대응을 살펴봤다.
지난 3월, 대강당 앞 백양로 공사 현장에서 가스 수송관이 파손돼 인화성 가스가 유출됐다. 총학은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건을 공지했는데, 학교 측이 ‘대외적인 평판’을 이유로 이를 내릴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총학은 학교 측의 사과와 사고 방지 알림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사고 발생 공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고 사고 조치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백양로 사업본부장으로 유감으로 생각하고 사과한다”는 입장문을 전달했고, 긴급 상황 시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총학의 대응에 대해 설문조사 응답자의 30.4%가 ‘미흡’ 또는 ‘매우 미흡'했다고 답변했으며 28%가 ‘훌륭’ 또는 ‘매우 훌륭’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6월에는 수해가 발생해 국제캠의 경우 누수와 천장재 분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총학은 국제캠 행정팀을 방문해 항의했으며 이후 ▲부실공사 의심 해명 및 호우 피해 재발 방지책 마련 ▲시설안전평가 및 환경영향평가 서면 제출 ▲모든 시설 문제 지점 파악 및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학생 참여 보장으로 구성된 대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에 학교 측은 누수시설을 개선하고 시설안전평가를 받았다. 총학의 캠퍼스 재해 대응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5.9%가‘미흡’ 또는 ‘매우 미흡’했다고 답변했으며 21.3%가 ‘훌륭’ 또는 ‘매우 훌륭’했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신촌캠 기숙사 신축을 둘러싼 학생들과 인근 주민 간의 갈등 및 우정원 시설 문제가 논란이 됐다. 총학은 우정원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숙사 생활관장과 면담을 진행해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약속받았다. 또 총학은 신촌 주민들과의 갈등 해결을 위해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 ▲신촌 주민 패널과 함께하는 신촌 구성원 토론회를 진행했다.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총학의 대응에 대해 설문조사 응답자의 27.8%가 ‘훌륭’ 또는 ‘매우 훌륭’하다고 답변했으며 26.3%가 ‘미흡’ 또는 ‘매우 미흡’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논란, 학벌주의 대응

총학의「연세통」 학벌주의 기사 논란 대응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 7월, 「연세통」의 ‘감히 동문 동문 거리는 놈들...’이라는 기사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총학은 ‘한겨레21 사태에 대한 공론장 준비를 위한 열린 TFT'를 진행하고 ‘학벌주의 기사 논란에 대한 대학생 토론회(아래 토론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러한 총학의 대처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동완(중문·09)씨는 “총학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았다”며 “징계나 경고 혹은 연세통의 사과보도가 더 적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총학은 언론이 기사를 내지 못하게 하거나 폐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거니와 그런 여론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며 “하지만 총학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임을 진행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토론회라는 방식에 대해 이씨는 “사회적인 여론을 되돌리고, 연세통과 학생들이 소통할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토론회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시는 불만이 있었겠지만 나중에 돌이켜볼 때 덜 부끄러운 방법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논란 시기가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을 모으기에 어려운 방학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총학생회가 결단력을 가지고 대처 방안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태였던 만큼 보다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나간 2014년, 앞으로 다가올 2015년

김현정(ASD·14)씨는 “총학은 이행 사업에 대해 보고를 잘 했으며 이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하지만 재수강 3회 제한에 대해서는 성과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이씨는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권리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학내 문제들을 바꿔나갈 수 있음을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푸드 플리마켓과 교육권 공동행동을 예로 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는 것이 결국 학교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씨는 다음 학생회에 대한 당부로 “교육권에 관한 문제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좋겠다”며 “셔틀버스도 신촌캠-국제캠 교류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학생들은 총학의 전반적인 활동 및 성과에 대해서 22.4%가 ‘매우 불만족’ 또는 ‘불만족’, 30%가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All-Care : 장애인 학생 등 다양한 학내구성원을 위한 공약
**HE4 : 국제캠에서 자체단치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
 
 

   

 

 

   

 

 

   

 

 

   
 

 김가원 기자 

gabriellaa@yonsei.ac.kr

도표 정서현 기자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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