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 찾은 꿈, 골프 선수 김남훈을 만나다!

지난 9월 화려하게 막을 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아래 아시안게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나라는 종합 2위(금 79, 은 71, 동 84)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흘린 땀방울만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운 선수들도 많았지만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메달을 딴 선수들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개인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성균관대 김남훈 선수(경기지도학·13)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골프 신동, 위기를 기회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김 선수는 남다른 집중력과 실력으로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각종 골프 대회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 결과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려 골프 선수로서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지만 지난 2011년, 1년간의 긴 슬럼프를 겪었다. 김 선수는 “티 샷(tee shot)*을 할 때마다 입스(yips)**를 경험했다”며 “이로 인해 슬럼프가 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유지해오던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도 박탈당해 심리적으로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끝내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 김 선수는 2011년 겨울 전지훈련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만 개의 골프공을 치며 연습했다. 김 선수는 “지독하게 연습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슬럼프를 극복하게 됐다”며 “현재 슬럼프에서 벗어났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끼기에 끊임없이 연습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결과적으로 김 선수가 겪었던 1년간의 슬럼프는 ‘좌절’이 아닌, ‘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은메달을 따기까지 그가 흘린 땀방울

김 선수는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부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연습했다. 태릉선수촌에서의 국가대표 합숙기간은 금메달을 따기 위한 노력을 잘 보여준다. 김 선수는 아침 6시에 기상해 밤 10~11시까지 기술훈련, 체력훈련, 마무리훈련 등을 했다고. 이렇게나 고된 일과에도 불구하고 그는 확고한 목표와 철저한 준비로 프로 전향을 미루면서까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결국 김 선수는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김 선수는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에서 8년 연속 금메달을 따왔기 때문. 이에 김 선수는 “금메달의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가장 많이 기대하셨던 어머니에게 금메달을 안겨드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골프 선수로서의 새로운 꿈

현재 김 선수의 가장 큰 꿈은 프로로 전향한 이후 세계적 권위의 마스터즈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김 선수는 “출전만으로도 영광이지만 출전하게 된다면 꼭 예선통과를 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다”며 마스터즈 골프대회 출전 포부를 밝혔다. 이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골프 선수가 되는 것도 그의 꿈 중 하나이다. 김 선수는 “골프 선수로서 좋은 기록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좋은 성적,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진 않다”며 “최경주 선수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후배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이기에 항상 성적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김 선수는 골프채를 놓고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필드에 나가서 공을 치는 그 순간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골프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열정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김 선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로서 그의 꿈들을 이루는 순간을 기대해본다.

* 티 샷(tee shot) : 티 그라운드에서 치는 제1타
** 입스(yips) :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스윙을 제대로 못하거나 강박관념에 시달려 샷을 실패하는 증상
*** 마스터즈 골프대회 : 브리티시 오픈, PGA 챔피언십, US 오픈과 함께 4대 골프 메이저대회 중 하나로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회

남유진, 이유림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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