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 송도1,2학사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층별로 냉장고를 4대씩 배치했다. 그러나 최근 이 냉장고와 관련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냉장고의 심각한 위생 상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나 그대로 방치된 음식들로 인해 냉장고 내부에서 악취가 발생해 학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아무개씨는 “먹고 남은 배달음식을 제대로 포장도 하지 않은 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학우들 때문에 불쾌하다”며 “막국수를 랩에 포장하지도 않고 다른 학우들 음식 위에 올려놔 냄새도 배고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의 음식이라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냉장고 위생 문제가 불거지자 일부 하우스에서는 RA와 지원자들이 함께 냉장고 청소에 나서기도 했다. 한결하우스 냉장고 청소에 자원한 정승연(사복·14)씨는 “평소에 냉장고가 지저분하다고 느껴 청소에 참여하게 됐는데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았고 버릴 것을 추리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냉장고 청소를 기획하고 시행한 한결하우스 RA 김다은(ASD·12)씨는 “하우스 학생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인데 지나치게 지저분하다는 얘기를 듣고 청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냉장고 안 음식의 도난으로, 이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김상연(노문·14)씨는 “상습적으로 음식을 도난당했기 때문에 어떤 것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처음에는 먹어도 티가 나지 않는 치즈나 방울토마토가 사라지더니 얼마 전부터는 크림치즈를 손으로 파먹거나 우유까지 훔쳐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씨는 “우연히 남자들이 여자 층 냉장고를 뒤지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음료수 남은 것 정도는 먹어도 된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러한 마음가짐 때문에 도난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도난사건에 송도학사 행정실은 각 커뮤니티 룸에 CCTV까지 설치해 놓았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송도학사 행정실 관계자는 “우리나라 법규상 CCTV를 피해자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며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인해 오직 관리자만이 CCTV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형사처분을 하지 않는 이상 절도범을 딱히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송도학사 행정실 관계자는 “계속해서 이런 사건이 발생할 경우 커뮤니티 룸을 잠정 폐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재 도난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각 하우스 차원에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한결하우스의 경우 냉장고 청소를 한 뒤 각자 음식물에 이름표를 붙일 수 있게끔 포스트잇과 펜을 냉장고 문에 비치해 놓았다. 김씨는 “정리정돈이 된 상태라 누구의 음식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음식 절도가 이전에 비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결하우스 커뮤니티 룸의 냉장고에는 도난사건 피해자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포스트잇이 계속해서 붙고 있어 문제의 해결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는 학생들을 위해 설치한 시설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계속해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보다 쾌적하고 즐거운 공동생활을 위해서 학생들 스스로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지성인다운 태도를 갖출 것이 요구된다.

 

이채린 기자
hot_issue@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