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5학년도 1학기에 우리대학교에 글로벌인재학부가 신설될 예정이다. 현재 1차 신입생 접수는 완료된 상태이며, 12월 5일에 2차 외국인 접수가 완료되면 약 120명의 외국인 학생이 연세인이 된다.

글로벌인재학부는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 또는 지원자와 부모가 모두 한국 국적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설 학부로,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 특성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글로벌인재학부의 인재상은 한국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적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고, 섬김의 리더십을 구현하는 글로벌 리더다. 글로벌인재학부 설립준비위원장 김현철 교수(문과대·중국어법)는 글로벌인재학부가 “지금과 같은 한류의 전성시대에 딱 맞는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만을 사용해 한국 문화와 사회를 가르치고 전달하는 새로운 국제화 패러다임”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인재학부의 학부생은 졸업 시 ‘한국문화·통상’ 전공을 인정받게 되며 공통기초 및 필수교양 이수 의무와 별도로 ▲기본과정 최소 36학점 ▲심화과정 최소 18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 가운데 기본과정은 외국인 및 재외동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가치에 기반을 둔 국제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에 대한 수업들로 구성된다. 현재 설계중인 커리큘럼에 따르면 수업들은 크게 ▲언어 ▲문화 ▲리더십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1천에서 4천 단위 수업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심화과정은 인문사회분야 전반에 걸친 융합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한국의 ▲정치 ▲행정 ▲경제  ▲외교 등의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다.
 
설립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글로벌인재학부는 전공 추가 획득 기회와 명문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을 모두 이수한 학생들은 우리대학교 학부 전공 중 하나를 추가로 취득할 수 있게 되며 ▲음악대 ▲의·치·간 계열 ▲약학대 ▲UIC 소속 전공을 제외한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이 해당 전공과목을 일정 수준 이상 수강할 시 한국문화·통상 전공 외에 ‘글로벌인재학부 OO전공’으로 해당 전공을 인정받을 수 있다. 
명문형 교육을 표방하는 글로벌인재학부는 맞춤형 학사 및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인재학부 설립준비위원회 오주영 팀장은 “강의 수강 인원 규모를 대폭 축소해 일대일 토론 세션, 소그룹 세미나, 연구지도 등 소규모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특별 학사지도 및 상담 프로그램 ▲특화된 교환학생 프로그램 ▲각종 문화탐방 기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학생들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커리큘럼을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지를 잘 살펴서 그동안 방치돼왔던 외국인 학생에 대한 교육과 진로상담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글로벌인재학부가 UIC 등 우리대학교 내 현존하는 글로벌특성학과와 성격이 비슷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오 팀장은 “우리대학교는 지금까지 국내외 우수학생을 유치하고 국내 학생의 해외 유학 수요를 흡수하는 내향적 국제화 전략에 따라 UIC를 집중 지원했지만 최근 한류가 세계화되고 동북아가 세계 경제를 선도하면서 외국인에게 한국의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국제화 학사단위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오 팀장은 “기존의 UIC는 영어기반의 학사단위인 반면 글로벌인재학부는 한국어 기반이다”라며 “두 국제화 단위가 상호 보완적 기능을 수행해 우리대학교의 국제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인재학부에 선발된 외국인 및 재외교포 학생이 한국어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수업 및 커리큘럼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글로벌인재학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한국어능력 증빙서류는 필수 서류가 아니며 제출 가능자에 한해 제출하도록 돼있다. 또한, 선발과정에서도 지원자들이 영어와 한국어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입학 전 별도의 한국어 능력 측정은 치러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김 교수는 “물론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면 수업에 따라 가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졸업할 때까지 한국어 하나는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 할 생각”이라며 “한국어 수업은 수준별로 소규모 반으로 나뉘어 실시되며, 전공과 교양 과목 중에도 한국어만을 다루는 수업들이 개설될 것”이라 설명했다. 
 
글로벌인재학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설립준비위원회 내부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글로벌인재학부가 가진 어려움으로 오 팀장은 ▲홍보 부족 ▲미래 예측 불가 등을 꼽았다. 오 팀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는 신설 국제학부이다 보니 학부 홍보 측면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외국인 및 교포를 위한 학사행정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는데 현실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다 예측하기 어렵다”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신설 학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설립과정에서 연세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 역시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들이 우리대학교에서 공부하게 되는 만큼 연세구성원들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조언을 부탁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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