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상 수상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초청강연

 지난 10월 28일 낮 12시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2014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초청강연회(아래 강연)’가 열렸다. 이날, 올해 토지문화재단 제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베른하르트 슐링크(Bernhard Schlink)씨는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강연했다. 강연에 앞서 정갑영 총장은 “작년에 이어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초청 강연을 개최해 기쁘다”며 “이번 강연이 독일 작가와 한국 독자 문화 간에 교류와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슐링크 씨는 지난 1975년부터 2008년까지 독일 본대학교 등에서 법학교수를 지냈고,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헌법재판소에서 판사로도 활동했다. 또 슐링크 씨는 독일의 과거사 청산 문제와 관련된 문학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슐링크 씨의 대표 저서로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귀향』등이 있다. 『더 리더』는 2009년 영화로도 개봉돼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 제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씨가 ‘우리는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슐링크 씨는 독일과 한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슐링크 씨는 “우리 세대가 참혹한 전쟁과 유대인 멸족을 직접 도모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도 우리는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겪었던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산업화가 분단, 북한의 군사도발, 군복무 등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젊은 세대 또한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또 슐링크 씨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 과정에 대해 논하며 한국 또한 ‘동반 성장’을 통해 통일과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과거사 청산에 관한 독일과 일본의 역사인식 차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슐링크 씨는 “독일과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와 문화적 차이는 역사 인식에서도 충분히 다른 양상을 띨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라며 “정부의 공식적 입장에 대해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기 때문에 한 의견만을 그 사회의 역사 인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슐링크 씨는 “어떤 장소와 행동, 사람과 이별하듯이 그 상황을 이해한다면 작별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강의를 마쳤다.
 
글 정서현 기자 
bodowoman@yonsei.ac.kr
사진 민선희 기자
godssun_@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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