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국제처가 규정하는 교환학생 제도의 목적은 학생들이 “외국 대학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교류함으로써 사고의 폭과 인적교류를 넓히고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촉”하도록 하는 것이다. 교환학생은 매년 4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선발되며, 지난 10월 24일, 2015학년도 2학기 교환·방문 학생 신청이 마감됐다. 우리대학교와 학생교환 협정이 체결된 외국 대학은 2013년 기준으로 총 61개국 600여 개이며, 매 학기 상대 학교의 상황에 따라 파견 가능 대학이 달라진다. 이미 배정이 완료된 2015학년도 1학기를 기준으로 파견 가능 대학은 신촌캠 ▲미국·캐나다 ▲유럽 ▲아시아·오세아니아 총 28개국의 165개, 원주캠은 10개국의 15개 대학이다. 신촌캠과 원주캠 교환학생은 교차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교류 대학은 더 다양한 셈이다. 우리대학교 교환학생 제도는 같은 학기 서울대의 파견 가능한 대학이 90개, 고려대 114개인 것을 고려하면 규모 면에서 국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선발 과정에서의 점수 비공개 ▲국제처 직원 부족 ▲지원율 불균형 등 교환학생 파견 전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교환학생 제도의 기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공개 면접 점수

먼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환학생 선발 과정에서 진행되는 영어권·비영어권 면접의 심사 기준 및 점수가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점이 지적됐다. 현재 미국에서 공부 중인 교환학생 배은희(정외·12)씨는 “면접 점수를 알아야 최종 점수를 알 수 있는데 내 위치에 대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며 “특히 파견 대학 지망서를 쓸 때 내 점수와 학교 커트라인을 고려해야 정확하게 쓸 수 있는데 그럴 수가 없어 답답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교환학생 정보 공유 사이트에서는 학생들이 ‘면접 전 점수’를 가지고 서로의 점수 및 지망 대학을 가늠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제처 관계자는 “학점, 토플과 달리 면접 점수는 평가위원의 개별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하기에, 점수 공개 시 이에 대한 이의제기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들의 불편함이 있지만,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앞으로도 면접 점수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현진(글로벌행정·13)씨는 “지망한 학교에 탈락하더라도 왜 탈락했는지 점수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환학생 700명에 직원은 단 세 명?

교환학생으로 파견될 학교가 정해진 이후 상대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기 전까지 학생과 상대 대학 간의 모든 연락과 서류는 원칙상 우리대학교 국제처를 통해서만 이뤄지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이나 어려움 또한 국제처에서 전담해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국제처에 직원이 너무 적어 불편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신촌캠 국제처에서 교환학생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미국 ▲유럽 ▲아시아·오세아니아·캐나다 각각 1명씩으로 총 3명이고 원주캠 국제교육원 또한 교환학생 담당 직원은 3명이다. 이는 매년 700여 명의 교환학생이 파견되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부족한 수다. 최연수(교육·13)씨는 “2015학년도 파견이 결정돼 입학허가서, 비자 등의 중요한 서류들을 국제처에서 상대 학교에 계속 보내줘야 하는데 혼란스러운 점이 많다”며 “일일이 신경 써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교환학생은 많고 직원은 적다 보니 학생 입장에서는 답답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처 직원이 적기 때문에 외국 대학으로 파견된 후 현지에서도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미국 대학에서 공부 중인 교환학생 김은지(언홍영·11)씨는 “파견 전 오리엔테이션을 개인 사정으로 못 갔는데, 이후에 아무런 정보를 못 들어서 기숙사 신청도 못할 뻔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이번에 파견 온 사람들의 경우는 학기가 시작하고도 집을 구하지 못해서 엄청나게 고생했다”며 “이 문제는 현지 학교 측 책임이 크기도 하지만 우리대학교 국제처도 충분한 직원을 확보해 학생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하며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력 문제에 대해 국제처 관계자는 “학생 한 명의 파견을 위해 국제처 담당자는 이메일, 서신, 전화 등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상대 대학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학생들이 출국 후에 직면한 문제에 대해 우리대학교로 직접 연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국제처에서 해당 문제를 즉각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 외의 경우는 문제에 대한 정보를 얻는 즉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처 직원 부족 지적에 대해서는 “직원의 수는 학교의 재정적인 상황과 늘 맞물려 있다”며 “현재 부족한 인원으로도 최선을 다해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있고 행정적인 업무 외에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해 개선할 것”이라 전했다.

영어권 대학 쏠림 현상, 해결 방법은 없나

한편, 영어권 대학과 비영어권에 대한 지원율 불균형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학생들의 선호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이러한 지원 쏠림 현상으로 영어권에서는 경쟁에서 밀려 교환학생을 가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비영어권 대학에는 오히려 TO가 남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2015학년도 1학기 교환학생으로 파견될 예정인 오지현(언홍영·13)씨는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려는 목적이 있어서인지 미국이나 영국 쪽 대학으로 많이 살펴보는 것 같다”며 “아시아권 대학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 편”이라 말했다. 이창현(국제관계·10)씨 또한 “영어를 가장 많이 접하기도 했고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서 영어권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처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14학년도 2학기 파견 TO는 486명이었지만 대학배정을 받은 학생은 375명에 불과했고, 2015학년도 1학기 파견 TO 역시 전체 TO 521명 중 354명만이 배정받았다. 국제처 관계자는 “단순히 영어권 국가를 목표로 교환학생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매 학기 지역적 매력도는 낮으나 높은 세계 랭킹의 학교들의 TO가 낭비되고 있다”며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우수 대학 정보를 지속해서 홍보하고 대륙별 추천 대학을 선정해 안내할 계획”이라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현재 1회만 시행하는 추가모집을 2·3차로 늘려 TO의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외에도 국제처는 파견지역 다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신흥국 해외파견 교환학생 장학금 제도를 신설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TO가 남는 학교에 파견될 가능성 확대 등의 노력을 타진하고 있다.

우리대학교는 매년 약 700여 명의 학생을 해외 대학으로 파견하고 있으며 교환학생 제도를 향한 학생들의 관심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국제처에 따르면 이번 2015학년도 2학기 교환학생 면접시험 신청자는 지난 2014학년도 동기 대비 약 33%가 증가했다. 지난 2014학년도 1학기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김혜린(심리·11)씨는 “우리대학교 교환학생 제도는 교류 대학이 많고 경험보고서 시스템이 활발해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교환학생으로 다녀오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고 굉장히 만족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속의 크고 작은 불만과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세계적 연세인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국제처 관계자는 “교환학생제도는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파견되는 학생의 국제화뿐만 아니라, 해외 교환대학에서 파견된 외국인 학생 유입으로 우리 캠퍼스에 있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국제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다양한 지역으로 파견돼 교환학생 제도가 글로벌 연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그 기대를 전했다.

이하은 기자
godsgrac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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