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기자들이 떠난 가장 기본적인 캠핑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이것이 캠핑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밖에서 잔다고 절대로 다 같은 캠핑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가을, 유형별 캠핑을 알아보고 당신에게 맞는 바로 그 캠핑으로 골라서 떠나보자.

차를 타고 멀리 멀리, 카라반 캠핑

▲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개강 후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운가? 쉬는 시간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하나같이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꼭 맞는 캠핑이 있다. 바로 카라반(caravane) 캠핑이다! 카라반은 이동식 주택이라는 뜻으로 간이 집 한 채를 차 뒤에 달고 다니는 것이다. 간단한 잠자리와 조리대가 있는 미니 카라반부터 화장실까지 있는 카라반까지 그 종류와 규모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냉·난방이 가능한 카라반은 여름과 겨울에 다른 캠핑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일반 캠핑에선 덥거나 추워서 캠핑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라반 캠핑에도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있으니 사전에 갖춰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그중 대형 카라반의 경우엔 따로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빌리는 가격 또한 보통 대학생에겐 부담이 크다. 하지만 아쉬워하긴 이르다. 이러한 단점들이 부담스러운 당신을 위한 카라반 캠핑장이 있기 때문이다. 카라반 캠핑장은 주로 바닷가나 계곡에 카라반을 고정해놓고 여행객들이 묵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하루 숙박비로 싼 곳은 5,6만원부터 비싼 곳은 20만원 내로 묵을 수 있으니 이용해보자. 지난해 안면도에 위치한 카라반 캠핑장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냈다는 오성준(23)씨는 기본적으로 묵을 수 있는 시설과 취사도구들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편리했다며 더불어 꿈에만 그리던 캠핑카를 이용해 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진정한 힐링, 글램핑

▲ 자료사진 신라호텔

   자연에서의 낭만도, 친구들과의 추억도 다 좋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믿음 때문에 아직 캠핑을 떠나지 못한 당신. 손재주가 없어 텐트 설치는 꿈도 못 꾼다는 당신. 당신을 위해 여기 글램핑이 있다. 화려하다는 뜻의 ‘glamorous’캠핑의 합성어인 글램핑은 텐트부터 캠핑에 필요한 생필품, 아웃도어 기구들까지 모두 갖춰져 있는 곳에서 즐기는 캠핑이다. 저렴한 곳은 4인 기준 10만 원대도 있지만 호텔에서 기획한 글램핑 같은 경우는 한도 끝도 없이 비싸다
   사실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캠핑장비 준비부터 요리까지 많은 공부와 경험을 필요로 하는데 글램핑은 이러한 걱정 하나 없이 캠핑 왕초보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모든 것이 준비돼 있는 만큼 보통의 캠핑을 즐길 때 겪는 텐트 설치나 설거지 등 귀찮은 일이 전혀 없어 게으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매력적이다. 또 텐트 안에 침대까지 있어 잠자리가 불편하면 자지 못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지난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글램핑을 떠났다는 서예린(20)씨는 글램핑에 대해 여자들끼리 가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서씨는 여자 친구들끼리 캠핑을 가고 싶은데 텐트 설치부터 여러 캠핑 장비를 나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망설이던 중 글램핑을 접해 가게 됐다돈은 조금 들었지만 친구들과 더치페이를 하니 큰 부담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안락한 분위기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가진 것은 두 다리뿐! 백패킹

▲ 자료사진 flickr

   캠핑을 하고 싶지만 캠핑장비들을 운반할 차도 없고 그렇다고 비싼 캠핑장을 빌릴 돈도 없다면, 그리고 가진 것은 20대의 패기와 튼튼한 두 다리뿐이라면 당신에게 어울리는 캠핑이 있다. 바로 백패킹(backpacking)’이다. 백패킹은 등에 메는 배낭에 텐트를 포함한 최소한의 짐을 꾸려 여행 내내 메고 다니는 캠핑이다. 백패킹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부담 없는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캠핑 중 체력 소모는 심하겠지만 교통비가 많이 들지 않아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캠핑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최근 많은 20대 청년들이 백패킹을 체력과 정신력을 키울 수 있는 즐거운 경험으로 삼고 있다. 또 걸어 다니면서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만날 수 있는 여행지의 사람들은 덤! 무거운 짐을 이고 백패킹을 떠난 만큼, 자동차를 타거나 바로 캠핑장으로 갔다면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과 꼭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자. 캠핑 동호회를 통해 강원도 원주로 백패킹을 떠났다는 조혜진(32)씨는 백패킹에 대해 모든 짐을 배낭에 메고 다녀야 하고 별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 몸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큰 성취감을 안겨준다나이가 어릴 때 꼭 한 번은 해봐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고 이곳 저곳! 자전거 캠핑

   먼 곳으로 떠나 자유를 만끽하고 싶지만 마땅히 떠날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캠핑은 바로 자전거 캠핑이다. 특히 최근에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에 자전거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고 여행지 곳곳마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자전거 캠핑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혹자는 백패킹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자전거 캠핑은 백패킹보다 훨씬 먼 거리를 야외에서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이때 여행자가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캠핑의 가장 큰 혜택은 바로 경치. 자동차를 타면 그 속도 때문에 절대 볼 수 없는 경치, 그리고 백패킹에선 걷기의 한계로 인해 좁은 시야로밖에 즐길 수 없는 경치를 자전거 캠핑에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또 자전거를 탈 때 불어오는 바람은 일상의 피로를 싹 잊게 한다.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을 즐기고 싶다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지금 당장 짐을 싸서 산으로 바다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관리가 용이한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가면 속도는 조금 느리더라도 자전거를 들고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친구들과 자전거 캠핑을 떠났다는 을지대 박인구(물리치료·14)씨는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기도 했지만 몸이 힘들다 보니 싸울 뻔했다처음 코스를 짤 때 무리하게 짜지 말고 천천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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