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가을의 상징인 단풍들이 이곳저곳 알록달록하게 물들이는 요즘. 등산, 산책 등 야외활동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어디론가 떠나 추억을 쌓고 싶은데 막상 여행을 갈 엄두가 안 났다면 가까운 캠핑장에서 하룻밤 캠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면 당장 그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자들 역시 캠핑의 ‘캠’자도 모르던 캠핑 문외한이었지만 ‘대학생이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캠핑’을 주제로 무작정 떠난 첫 캠핑에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새내기 캠핑객 기자들이 체험한 캠핑의 매력이 무엇인지 이 기사를 통해 함께 체험해 보자!

캠핑을 하기 위한 준비단계

   캠핑이 처음인 기자들. 평범한 대학생인 기자들이 최소 2백만 원에 달하는 캠핑 장비를 구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였기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텐트가 설치돼 있는 캠핑장을 찾는 일이었다. ‘대학생이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캠핑’이라는 주제에 맞게 학교 근처 캠핑장부터 검색해보기 시작했으나 예약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 내 위치한 캠핑장들은 보통 매달 5일이나 15일, 한 두달 간격으로 예약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자들이 예약을 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좋은 시간, 좋은 자리들은 예약이 마감된 지 오래였다. 예약신청이 열릴 때마다 캠핑 황금시간대(?)인 금요일, 토요일의 좋은 자리는 수강신청에 비교될 만큼 예약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하니 금요일, 토요일에 캠핑을 갈 생각이 있다면 부지런히 예약신청이 열리는 날짜를 기억해두자.
   텐트가 설치돼있는 서울 내 캠핑장의 예약이 모두 차있는 상황에서 3일 뒤 캠핑을 떠나야만 했던 기자들. 최악의 경우 각자 집에서 텐트라도 가져와야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가 어떤 학교인가! 수강신청 기간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할 만큼 수강신청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학교 아니던가! 이미 7학기 째 수많은 클릭과 주워 먹기(?)로 시간표를 완성해 온 기자,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다’라는 말을 곱씹으며 집념의 클릭을 계속한 끝에 난지캠핑장의 가족텐트(4인) 자리를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기자들은 예정대로 토요일에 다행히도 텐트 없이 캠핑을 떠나게 됐다.

난지 캠핑장 입구. 들어서자마자 바로 대여소가 보인다.

   약속한 토요일 저녁! 낮 5시까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앞에서 만난 기자들은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를 사기위해 역 앞에 위치한 대형마트로 향했다. 난지캠핑장 내에도 24시간 운영하는 마트가 있지만 ‘시중 마트에서 파는 물건들의 가격보다 다소 비싸니 밖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는 정보를 블로그에서 봤기 때문.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바비큐와 각종 구이들을 생각하며 하나, 둘 담다보니 박스 하나가 가득 찼다. 그렇게 장을 다 보고 나온 기자들.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난지캠핑장까지 가는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차가 없다면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그렇게 도착한 난지캠핑장. 이미 많은 캠핑객들과 그들의 차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겨우겨우 도착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끊을 때 주는 팔찌를 하나씩 손목에 찬 뒤 캠핑장 안으로 들어갔다. 팔찌는 난지캠핑장에서 출입증 역할을 하기 때문에 캠핑하는 동안에는 절대 손목에서 풀면 안된다. 팔찌가 없으면 무단출입으로 간주되니 이 점 유의하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캠핑장

   난지캠핑장은 간단한 취사와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존과 텐트가 설치돼 야영할 수 있는 텐트존으로 구성돼있다. 난지캠핑장에는 기자들이 예약한 가족텐트(4인용)부터 몽골텐트(20-25인용)까지 다양한 텐트존들이 마련돼 있으니 인원수에 맞춰 예약을 하면 된다. 저녁 7시가 다 돼서야 캠핑장에 도착한 기자들은 짐을 풀면서 텐트에 전구도 설치했다. 입장할 때 8천원을 지불하면 캠핑하는 동안 전구와 전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난지캠핑장의 꿀팁! 전자기기를 가지고 있거나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참고하도록 하자.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주변 캠핑객들은 하나 둘 바비큐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기자들 역시 캠핑장 내 대여소에서 그릴과 테이블, 의자들을 빌렸다. 캠핑에 필요한 도구들은 대여소에서 빌려주지만 불을 붙이기 위한 번개탄과 숯, 바비큐에 필요한 석쇠와 집게 등은 캠핑장 내 마트에서 구입해야 하니 여분의 돈을 넉넉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 물론 카드 결제도 된다는 사실!
   그렇게 바비큐님을 맞이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서 달궈진 석쇠 위에 고기와 새우를 올려놓는 순간! “치이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입 안에 침을 돋우는 냄새가 기자들의 후각세포를 강타했다. 아니나 다를까 텐트 여기저기서 바비큐 익는 소리가 들렸고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캠핑객들의 이야기꽃도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친척들과 함께 세 가족이 캠핑을 왔다는 이수정(32)씨는 “집이랑 가깝고 시설이 편리해 난지캠핑장을 찾았다”며 “자연 속에서 이렇게 즐길 수 있어 두 달에 한 번꼴로 캠핑을 온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텐트 안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캠핑장에는 가족 단위의 캠핑객들 이외에도 연인끼리 친구들끼리 캠핑을 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군복을 입고 음악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무리들이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왜 다들 군복을 입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보람(31)씨는 “동네친구들과 재미로 군복을 맞춰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캠핑의 재미에 대해 말하고 다시 음악의 볼륨을 높였다. 이렇게 군복을 입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끼리 캠핑을 즐기러 온 경우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박체리(24)씨는 “우리와 같이 이렇게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계절을 느끼며 바비큐를 먹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하고 다시 친구들과 수다를 이어갔다.
   여기저기서 진동하는 바비큐 냄새, 풀밭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함께 온 일행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꽃 피우는 사람들과 함께 캠핑장의 밤은 깊어갔다. 기자들 역시 꽉 막힌 강의실을 벗어나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 잔과 함께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늦은 새벽까지 몇몇 텐트에서는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쉬운 캠핑의 끝을 잡고…

   캠핑 둘째 날 아침.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느라 새벽 3시가 다 돼 잠든 기자들의 기상 시간은 아침 8시 반. 난지캠핑장의 체크아웃 시간이 아침 10시인만큼 절대 이른 기상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이미 캠핑장을 떠난 지 오래였고 곳곳에는 지난 밤 캠핑을 즐긴 사람들의 흔적들만이 을씨년스럽게 남아있었다. 간밤의 매서운 바람과 좁은 텐트로 인해 온몸이 찌뿌듯했지만 텐트 밖으로 나오자마자 난지캠핑장 위로 펼쳐져있는 높은 가을하늘은 이러한 피로감을 날려주기에 충분했다. 늦은 아침으로 선택한 메뉴는 바로 라면! 아침부터 라면을 먹기가 상당히 거북했지만 배고픈 상태에서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라면을 다 먹고 나도 배가 차지 않아 전날 먹고 남은 즉석 밥까지 넣어 먹었다. 뒷정리가 되지 않은 지저분한 흔적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찼던 기자들. 마지막까지 지성인답게 행동하기 위해 묵었던 텐트와 자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빌려왔던 도구들을 반납하고 뒷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어쩌면 짧았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캠핑장에서의 추억이 아쉬워 늦장을 부린 걸지도. 그렇게 뒷정리가 끝나고 기자들은 잠깐 동안이었지만 정이 들어버린 텐트를 뒤로한 채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 된 캠핑에 재 뿌리기

주차장에 차량들이 빽빽하게 주차돼 있다.

   이렇듯 여러모로 특별한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캠핑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장 불편한 것은 바로 주차문제. 사람들은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로 인해 오랫동안 주차장을 순회했다. 지정된 주차 공간 이외에도 차들이 두 겹씩 이면주차가 돼있어 혹시나 다른 차와 부딪힐까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사실 주차문제는 난지캠핑장의 고질적 문제라고 한다. 위생문제도 심각했다. 많은 캠핑객들이 이용하는 공용 화장실은 밤이 되자 관리가 제때 되지 않아 화장실 변기가 토사물과 휴지로 막혀있기도 하고 쓰레기통이 넘쳐 이용하기 힘들 정도였다. 최대 2천명까지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공용 화장실은 단 두 곳 밖에 없어 발생하는 문제는 주차문제와 더불어 난지캠핑장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큰 과제인 것 같았다. 난지캠핑장에서 근무하는 김아무개씨는 “일정 시간마다 직원들이 관리를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한계가 있다”며 “공용시설물인 만큼 이용객들이 깨끗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지캠핑장 자체의 문제 외에 캠핑객들의 의식부족도 큰 문제였다. 저녁 8시 40분부터 다음 날 아침 8시 40분까지 12시간 동안 캠핑장에서 근무한다는 숭실대 유주원(글로벌미디어·14)씨는 “밤늦게 술 마시고 노래를 하거나 취해서 다른 사람의 텐트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며 “자정 이후에는 고성방가를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정이 넘어서도 캠핑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는 유씨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유씨는 텐트 주변을 치우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들을 일명 ‘먹튀’라 칭하며 가장 꼴불견이라고 지적했는데 ‘자신이 머무른 자리는 자신이 치운다’는 당연한 에티켓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캠핑을 가기 전. 이것저것 다양한 캠핑 장비들 준비부터 ‘비좁은 텐트 안에서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을까’하는 생각까지 막막하기만 했던 캠핑. 하지만 막상 캠핑에 다녀오고 나니 다녀온 사실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됐다. 캠핑의 가장 큰 장점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 멀리 나가지 않고도 야외에서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주변 사람들 모두가 밤새 맥주 한 잔 하며 오순도순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캠핑장의 분위기는 일반 여행과는 다른 특별한 캠핑만의 매력이다. 사람들이 캠핑에 한 번 빠지면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기자들도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캠핑을 해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다면 가까운 캠핑장부터 찾아보는 게 어떨까? 당신도 어느새 ‘캠핑족’이 되어있을지도!
 

글 김예린 기자
yerinee@yonsei.ac.kr
민선희 기자
godssun_@yonsei.ac.kr
최재현 기자
choiguitar@yonsei.ac.kr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글 사진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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