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기증한 기숙사 우정원이 지난 5일부터 사생들을 받았지만 시설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사가 시작돼 학생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문제로는 ▲편의 시설 부족 ▲내부 공간 정리 미흡 ▲셔틀버스 무정차 ▲공사 소음 등이 있다.
 
현재 우정원에는 기숙사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편의 시설인 식당과 매점이 없다. 정다나(언홍영·13)씨는 “매점과 식당이 없어서 매번 무악학사까지 가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과자랑 우유를 파는 자판기가 있긴 하지만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고 불만을 전했다. 또한 현재 우정원은 ▲셀프키친 ▲체력단련실 등의 공간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다. 김자영(언홍영·13)씨는 “입사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셀프키친과 체력단련실이 있다는 점이었다”며 “입사한 지 한 달이 다 돼서야 만들어지면 비싼 기숙사비를 낸 만큼 활용하지 못 할 것 같다”고 전했다. 10월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우정원 기숙사비는 91만 1천220원(2인실 기준)이며, 이는 무악학사의 한 학기 기숙사비인 77만 8백원보다 비싸다.

기숙사 내부 공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생을 받은 점도 지적됐다. 정씨는 “입사 초기에는 내부에 여러 자재들도 방치돼 있었고, 지금도 전체적으로 정리가 안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정리 미흡으로 인해 생활관 내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승현(화학·11)씨는 “입사한 뒤 샤워실에서 칼날을 발견했다”며 “다행히 욕실화를 신고 있어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사생을 받기 전에 점검하지 않는 것은 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박씨는 생활관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 생활관 측은 “입사 전 청소업체에 맡겨 입주 청소를 했는데 청소 중에 실수로 떨어뜨린 것 같다”며 “미리 확인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셔틀버스 무정차 문제도 지적됐다. 오태우(전기전자·11)씨는 “아침에 다니는 셔틀버스는 우정원에 서지 않는다”며 “매일 무악학사까지 셔틀버스를 타러 가야 해 불편하다”고 전했다. 야간 셔틀버스 역시 우정원에 정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를 시작한지 20여 일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진입로 공사에 소음 공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시험기간에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려는데 공사 소음 때문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전했으며 정씨는 “아침 일찍부터 공사하는 소리 때문에 룸메이트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관리실에 항의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한편, 휴대폰 통신 장애 문제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우정원 남측에 위치한 방들은 북측에 비해 통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오씨는 “SKT통신사를 이용 중인데 기숙사 방 안에서 통신이 되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며 “이 문제로 방을 옮긴 사람들도 있는데 현재 3인실 방을 사용 중이라 2인실만 있는 앞쪽 방으로도 옮길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생활관 홈페이지에는 계속해서 우정원 관련 민원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문제 해결을 위해 두 차례 학교 측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특히 지난 21일에는 이희갑 생활관장 등을 만나 시설문제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총학은 ▲세탁 시설 ▲교통 ▲체력단련실과 셀프키친 ▲자판기 ▲인터넷 ▲보안 ▲진입로 관련 문제점을 공유하고 생활관 측으로부터 방안 마련의 약속을 받아냈다. 총학이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부영건설의 설계 과정에서 배관을 누락해 셀프키친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학교 측은 식당이 들어오기에는 기숙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셀프키친을 설치하고, 음료·스낵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자판기 요청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25인승 우정-백양로 셔틀버스가 신설될 예정이며 진입로 공사는 이 달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통신에 관해서 우정원 관리실 관계자는 “우정원이 산 쪽에 위치해서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점은 당연하다”며 “24일에 통신사 3사 사람들이 모두 다녀가 문제를 파악했고 오는 11월 1일까지 중계기를 추가로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학에 따르면 이 생활관장은 “기본적으로 8월 말에 입사 받으려고 했으나 완공이 늦어졌다”며 “두 달이라도 이용하길 바라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입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준비가 안 된 채 입사가 시작된 것은 대단히 미안하다”며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10)씨는 “부영건설의 시공이 늦어진 것도 맞고 먼저 입사하길 바라는 학생이 있었던 것도 맞다”며 “그렇지만 학교는 공사가 덜 된 상태에서 학생들을 받았을 때 예측될 수 있는 상황들을 고민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전했다.
신축 기숙사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의 주거권을 책임지게 된 학교가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가원 기자 
gabriellaa@yonsei.ac.kr 
이하은 기자 
godsgrac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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