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 점심시간
   낮 12시가 되자 훈련이 없는 오전 시간 동안 방에서 쉬고 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점심을 먹기 위해 부스스한 머리로 나온다. 럭비부 기숙사 내에 위치한 식당에는 어느덧 선수들이 꽉 차있다. 오늘 점심은 카레, 청국장, 브로콜리, 가지. 럭비부 점심이라 각종 고기들로만 가득할 것 같지만 오히려 영양분이 골고루 담긴 일반 가정식이다. 선수들은 식판을 들고 자유롭게 반찬들을 양껏 담는다. 김호림 선수(체교·14,HK·2)훈련기간에 돌입할 때는 지방이 많이 든 음식보다는 적당히 절제된 식단이 나온다고기가 없어도 우린 다 잘 먹는다고 말했다. 코치와 감독의 식사는 1학년 선수들이 싹싹하게 준비한다. 코치와 감독이 앉아있으면 숟가락, 젓가락, 그리고 밥과 반찬들을 떠서 식탁 위에 깔끔하게 나른다. 북적거리는 수다를 떨기보다는 묵묵하게 식사에만 집중하는 모습들이다. 밥 한 그릇을 깔끔하게 비운 선수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하고 이윽고 코치와 감독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시 1학년 선수들이 정리를 한다. 신속하고 깔끔하게 상을 닦고 그릇들을 가져다놓는 모습이 의연하다. 손하윤 선수(스포츠레저·14,FL·7)원래 1학년들이 식사준비와 정리를 한다고 말했다. 훈련시간 전까지 자유시간에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일단 훈련 때 마실 물들을 떠놓아야한다고 답했다. 느릿느릿 방으로 향하는 선수들. 그 중 백민석 선수(스포츠레저·13,HF·9)점심시간 후 여유시간에는 운동준비를 위해 보통 자거나 누워서 쉰다고 전했다.

2:30. 훈련 전
   2시간 정도의 자유 시간을 보내고 선수들은 본격적인 훈련 시간인 낮 3시보다 30분 일찍 대운동장으로 향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대운동장은 어느덧 해가 쨍쨍하다. 조그만 초등학생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자 선수들은 얘들아, 저쪽 가서 놀아라며 좋게 타이른 후 훈련 때 쓰일 장비들을 한쪽에 정렬해놓는다. 가볍게 자기들끼리 공을 주고받으며 몇 가지 기술들을 연습하는 모습들이 늠름하다. 혼자 열심히 몸을 풀고 있던 박한결 선수(체교·11,WG·11)정기연고전이 얼마 남지 않아 최대한 안 다치고 연습을 해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훈련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3:00. 훈련 시작
   3시 정각이 되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모두 정갈하게 열을 맞추어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선수들. “하나, 주장의 구호 아래 다리를 열심히 당기고 펼친다. 스트레칭을 1분 만에 간단하게 끝낸 후 선수들은 운동장의 끝과 끝으로 가볍게 뛰기 시작한다. “더 열심히 뛰어!”라는 감독의 소리에 선수들은 하나 돼 !”라고 힘차게 대답한다. 운동장을 다 달린 후 선수들은 여러 조로 나뉘어서 패스게임을 시작한다. 각 조는 노랑팀과 파랑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막힘없이 신속하게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많이 해야 하고 다른 팀은 상대편의 패스를 끊어야 하는 게임이다. 패스게임을 하다 잠시 중단하고 선수들은 팔굽혀펴기 10, 복근운동 10번을 한 후 다시 패스게임에 돌입한다.

3:20. 본격적인 전술 훈련
   이번엔 수비와 공격을 하는 두 팀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전술 훈련에 돌입한다. 수비팀을 맡은 선수들은 한 쪽에 일렬로 누워 있다가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다함께 왼쪽, 오른쪽으로 뛰어간다. 정갈하게 열을 맞추어 뛰어가는 모습이 마치 전투기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반대편에선 공격을 맡은 선수가 공을 들고 수비팀 선수들에게로 뛰어든다. 수비팀 선수들은 살짝 흔들리지만 이내 황소처럼 막아낸다. 그렇지만 수비팀의 실수를 놓칠 리 없는 감독은 저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부딪쳐야지라고 외치며 시범을 보인다.

3:40. 근접 훈련
다시 수비와 공격 두 팀으로 나뉜 선수들. 이번엔 좀 더 옹기종기 모여서 훈련을 시작한다. 수비팀은 집중적으로 공을 막는 훈련을, 공격팀은 더 확실하게 수비를 뚫고 지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사이사이를 더 확 밀치고 들어가야지!”라는 감독의 외침과 더 숙여야지, 집중해!”, “잘 한다!”라는 선수들끼리의 조언과 격려가 대운동장에 크게 울려 퍼진다. “여자친구 이름 부르듯이 하지 말고 목소리 크게 해야 의사소통이 될 거 아냐라며 코치도 거든다. 지켜보던 코치가 직접 공격팀에게 공격을 하는 방법을 몸소 보여주자 선수들은 좀 더 확실한 공격기술을 펼친다.

4:00. 시합 시뮬레이션 훈련
   이제는 진짜 시합처럼 하는 훈련이기에 운동장을 최대 반 정도만 썼던 선수들이 운동장 전체를 쓴다. 훈련에 돌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격팀 선수가 불꽃처럼 상대팀 수비에 달려든다. 하지만 이내 수비에 둘러싸여 공격이 막혀 쓰러진다. 결국 공격을 막아내고 득점을 해낸 수비팀 선수들이 손을 들며 기쁨에 포효한다. 이를 한쪽에서 그저 지켜보고 있던 이종환 선수(체교·11,FL·7)어제 갑자기 아파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이렇게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라도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익히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4:57. 아주 잠깐의 휴식, 그리고 훈련
   갈증이 난 선수들이 아까 1학년들이 미리 떠놨던 아이스박스 속에 든 물로 목을 축인다. 물을 마시고 숨을 얼마 돌리지도 못한 것 같은데 곧바로 다시 훈련에 들어서는 선수들. 비가 오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하던 훈련을 계속한다. 3시간 30분 동안의 계속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지치는 기색 없이 마무리 운동까지 확실히 끝냈다. 우렁차게 하나, 외치며 팔 벌려 뛰기로 몸을 푼 선수들은 드디어 오후 훈련을 마친다.

저녁 6:00. 저녁시간
   고된 훈련을 마치고 먹는 밥만큼 꿀맛인 식사도 없을 터. 선수들은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하게 몸을 씻고 반나체 상태로 식당으로 다시 모인다. 잘 튀겨진 생선가스와 낙지볶음, 콩나물, 멸치, 그리고 된장국까지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오후 훈련을 마치고 홀가분한 몸으로 맛있는 저녁까지 먹으니 선수들 사이에 활기가 넘친다. 농담을 하며 식사를 하는 선수들로 식당 안은 왁자지껄하다. 식사를 마친 후 선수들은 다시 방으로 가 밤 훈련 전까지 휴식을 취한다.

저녁 8:30. 밤 훈련
   밤 훈련은 기숙사 지하 1층에 위치한 헬스장에서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헬스장 안은 여느 헬스장과 다름없이 다양한 기구들로 가득 차 있다. 선수들은 이 기구들을 이용해 복근 운동과 스쿼트 등의 근력 운동도 하면서 체력을 증진시킨다. 두 번째 훈련임에도 선수들은 마치 처음 하는 훈련인 것처럼 어잇!” “읏차!”소리를 외치며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 이 밤 훈련이 끝나면 이제 선수들의 하루 훈련도 마무리된다.

 

글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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