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이제는 대학 캠퍼스로

 지난 24일, 백양관에서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아래 간담회)가 총학생회와 ‘세월호 문제해결을 위한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의 주최 하에 열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아래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노동자연대학생그룹은 현재 수도권 내 대학들을 순회하며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간담회 또한 그 일환이다.

이날 간담회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 세월호 이전과 다른 한국 사회 만들기,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간담회는 ▲간담회 취지 설명 ▲영상 시청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 유경근 씨 강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 강연 ▲질의응답 순으로 이뤄졌으며 사회는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10)씨가 맡았다.

간담회 취지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소속 김승주(이화여대, 언론정보·10)씨가 설명했다. 김씨는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가운데서도 특별법의 정당성 알리기 위해 유가족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강연회가 생생한 진실을 알리고 더 많은 대학생들의 행동을 모아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기록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 세월호 유가족 국민 간담회 진행지난 24일,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가 열렸다. 전국집중대회에 함께 갈 것을 촉구하고 있는 학생 뒤로는 자유대학생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반대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영상 상영 이후 대변인 유씨의 강연이 이어졌다. 유씨는 특별법 제정에 있어서 ▲ 진상 조사 기구는 독립적이어야 한다  ▲ 진상조사를 위해 충분한 기간을 가져야 한다’ ▲ 조사와 수사, 기소 사이에 유기적인 연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유씨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진상규명이 가능하지만 여야는 수사권을 주장한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음 순서로 이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의 내용과 법 제정의 사회운동적 의미’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 앞서 이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려 한다”고 전했다. 강연 내용은 ▲세월호 사건을 ‘참사’라 부르는 이유 ▲세월호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 ▲세월호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의 사회운동적 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이 교수는 “안전한 삶의 권리라는 것은 시민의 저항이 필요하며 사회적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영역”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은 안전사회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시민들이 주권자가 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서인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으며, 특히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주요 이슈인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절망적인데 어떻게 힘을 모아 수사권과 기소권을 지켜낸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유씨는 “응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룬 것이 하나도 없다 해도 나중에 예은이(딸)를 만났을 때 아빠가 노력했다는 말은 해주고 싶다”며 여론에 개의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아무개씨는 “많이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직접 보니 관심을 못 가진 부분도 있었고 오해한 부분도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옥서하(간호·13)씨는 “이전에는 세월호 사건이 국민들의 감정에 호소해서 연대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사건에 대해 잘 알아보고 싶어서 왔는데 알면 알수록 더더욱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왜 이 길을 가는지 확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 시작 전, 간담회를 진행한 강의실 앞쪽 백양관 입구를 사이에 두고, 안쪽에선 노동자연대가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는 내용의 신문을 판매하고 바깥에서는 자유대학생연합(아래 자대련)이 세월호 특별법 반대 서명운동을 실시하는 등 대립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자대련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통시적 형평성과 상설특별검사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자대련 대표 김상훈(경영·06)씨는 “우리의 논리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 서명회를 열었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자대련이 이와 같은 서명회를 실시함에 따라 주최 측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제정법 촉구 서명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김승주 씨는 “1시간 반 만에 100여 명의 학생들이 서명에 동참해줬다”며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유가족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한솔 씨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입장이 저마다 다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혹시라도 유가족들이 상처를 입게 되거나 격한 갈등이 생길까봐 우려했으나 다행히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세월호 간담회를 마친 소감에 대해 이한솔 씨는 “우리대학교 안에도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간담회를 연 것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총학생회의 역할에 부합하는 경우였다고 본다”고 전했다.
 

글 김가원 기자 
 gabriellaa@yonsei.ac.kr
사진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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