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낮 3시, 우리대학교는 파리경제대 경제학과 토마 피케티 교수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했다.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피케티 교수는 이날 백양콘서트홀에서 강의를 통해 본인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의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 토마 피케티 교수와 사회를 맡은 우리대학교 국가관리원장 문명재 교수(사과대·행정학)가 강연에 앞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피케티 교수는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연구 지도자로서 부와 소득의 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피케티 교수가 올해 쓴 『21세기 자본론』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하버드대 출판부 101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로도 뽑혔다. 『21세기 자본론』에서 피케티 교수는 “소득불평등의 심화는 필연적인 것이며 그 원리는 자본의 수익률이 생산과 소득의 성장률을 넘어서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피케티 교수는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견해를 직접 전달했다. 피케티 교수는 소득상위권과 하위권을 비교하는 그래프를 제시하며 “1930년대부터 2010년까지 소득차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젠 상위 10%가 얻는 소득이 나머지 90%의 소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케티 교수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이러한 불평등이 다소 해소될 조짐을 보였지만 오히려 지금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걱정을 표했다. 피케티 교수는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는 슈퍼경영자의 존재는 불평등을 더 심화시킨다”며 “노동 소득의 정상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슈퍼경영자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케티 교수는 프랑스, 미국, 영국의 세율을 비교하며 최상위층에 대한 세율의 변화에 따라 국가의 소득 불평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약 10개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피케티 교수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 원칙을 항상 반복적으로 재창조해야 한다”며 “쉽진 않지만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싸우고 쟁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영화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는 “소설 『발작』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답했다 

강연장인 백양콘서트홀은 피케티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강연 후에는 피케티 교수의 책에 사인을 받는 행사가 진행됐으며 강연을 기다리는 줄은 대강당 밖까지 이어질 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다. 
강연에는 우리대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과 직장인까지 나이의 구분 없이 참여했다. 하지만 다수의 관객은 강연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원기(국문·11)씨는 “매일 뉴스를 보는데 피케티 교수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아 참여하게 됐다”며 “전체적으로 강연이 피케티 교수의 책 내용을 많이 담아 좋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짧았고 궁금했던 질문들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반인 장아무개씨 또한 “짧은 강연에 책 내용을 요약하려다 보니까 중요한 부분이 배제돼 다소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글 변호재 기자 
someonelikeyou@yonsei.ac.kr
사진 유자헌 기자
jyoo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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