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충주공장에 다녀오다!

맥주. 이 단어를 보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황금색 액체? 구름 같은 하얀 거품? 톡 쏘는 시원한 맛? 아마 맥주를 한번이라도 마셔본 사람이라면 맥주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아 마실 수 있는 맥주. 그런데 이 맥주의 탄생부터 맥주가 우리 곁으로 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궁금하지 않은가? 궁금해 하는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 기자가 맥주공장을 다녀왔다! 맥주가 탄생하는 그곳, 바로 롯데주류 충주공장(아래 맥주공장)이 그곳이다.

맥주공장 견학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는 견학 가능한 맥주공장이 두 곳이 있는데 바로 충주와 홍천이다. 현재 충주공장에서는 롯데주류의 ‘Kloud’가 생산되고 있으며 홍천공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Hite’가 생산되고 있다. 공장 견학을 하기 위해서는 견학 2-3주 전부터 각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맥주공장 견학은 단체 견학 위주로 구성돼있어 개인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견학을 하고 싶다면 별도의 예약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터넷 예약 이외의 견학 담당자와 별도의 연락을 취해보도록 하자.

맥아와 홉이 맥주가 되기까지

롯데주류 충주공장은 지난 2013년 12월에 새로 준공된 맥주공장이라 세련되고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가장 먼저 간 곳은 시청각실. 이곳에서는 충주공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약 10분간 듣고 난 뒤 본격적으로 맥주공장을 둘러보게 된다.
시청각실에서 나와 맥주 제조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기 전 지나가는 복도에서는 맥주의 실제 원료인 보리와 맥아**, 홉***을 관람객들이 만져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리저리 원료를 살피던 김정자(44)씨는 “고소하고 쌉쌀한 향을 풍기는 맥아와 홉이 우리가 즐겨 마시는 맥주가 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생각 외로 굉장히 작고 딱딱하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본격적으로 맥주 제조 과정이 시작되는 담금 솥이었다. 이곳부터는 본격적으로 맥주는 맥아 분쇄→맥아즙 제조→맥아즙 끓임→냉각→발효→숙성→여과→병입→포장의 단계를 거쳐 생산되는데 담금 솥은 맥아즙 제조와 맥아즙 끓임에 해당하는 담금 과정이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맥아즙을 끓여 맥주의 쌉쌀한 맛과 맥주 특유의 향을 우려낸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가자마자 어마어마하게 큰 솥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숨이 막힐 정도였다. 이는 담금 과정에 필요한 보리, 맥아, 홉을 끓이기 때문이라고. 끓이는 곳이다 보니 맥주 특유의 쌉쌀한 향이 났는데 마치 술을 마신 기분이 든 것은 기자뿐이었을까.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담금 솥을 벗어나 맥주 제조 과정 중 발효, 숙성단계에 해당하는 발효탱크로 향했다. 앞서 지나왔던 곳인 담금 솥에서 탄생한 맥아즙은 발효탱크에 저장되는데 이곳에서 발효를 거쳐 영 비어(young beer)****가 된다. 맥주공장의 발효탱크는 총 21개로 개당 16만L의 영 비어를 만들 수 있다. 이 양은 사람 한명이 하루에 2병씩 무려 4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던 이지은(32)씨는 “맥주로 샤워를 해도 모자라지 않겠다”며 엄청난 양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지막으로 맥주공장에서 제일 규모가 큰 생산라인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맥주가 병에 넣어지고 포장돼 우리가 가게나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맥주가 된다. 생산라인에서는 1분당 6백 병의 병맥주와 5백 개의 캔맥주, 1.5케그(keg)*****의 생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본 생산라인의 모습은 엄청난 규모였으며 모든 작업이 컴퓨터로 이뤄지는 자동화 공장이기 때문에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맥주의 생산과정을 모두 둘러보고 맥주공장 견학에 온 이유! 맥주공장 견학의 처음이자 끝! 맥주공장 견학의 전부인 시음회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여러 공정과정을 거쳐 바로 생산된 시원한 생맥주를 1인당 최대 3잔까지 마실 수 있다. 물론 맥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과자안주는 덤! 차를 몰고 간 기자는 아쉽게도 맥주님을 눈앞에 두고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으니…. 그것보다 더 잔인한 고문은 없었을 터! 애꿎은 과자안주만 두 번 리필해서 먹었다는 후문. 이씨는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난 뒤 바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니 기분이 좋다”며 남은 한 모금을 마시고 맥주 리필을 받으러 갔다. 그렇게 20분의 시음 시간도 끝나고 기념품인 맥주 두 병을 받는 것을 마지막으로 대략 50분의 맥주공장 견학 과정이 끝났다.

기쁘거나 우울할 때, 시원한 무언가를 들이키고 싶을 때 찾게 되는 맥주. 많은 사람들이 ‘치맥(치킨과 맥주)’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 만큼 맥주는 우리 삶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뿐만 아니라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맥주는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내용의 ‘맥주예찬’이 있을 정도! 이렇게 우리의 삶을 좀 더 즐겁고 풍요롭게 해주는 맥주는 수많은 제조 과정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쉽게 구해 마실 수 있다. 오늘 저녁,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며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롯데주류 공장견학은 http://www.kloudbeer.com에서, 하이트진로 공장견학은 http://www.thehite.com/factory/html2/fac_02.asp에서 견학예약이 가능하다.
**맥아 : 주류공업에서 보리에 적당한 온도의 물을 붓고 약 3일간 두어 발아시킨 것을 말한다. 맥주에 빠져서는 안 되는 원료로 맥주의 첫 맛을 좌우하며 맥주를 마실 때 느끼는 달달함과 구수한 곡류의 맛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홉 :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필수 원료로, 맥아즙의 단백질을 침전시켜 제품을 맑게 하고 잡균의 번식을 방지해 저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맥주를 마신 뒤 남는 쌉쌀한 뒷맛이 바로 이 홉에서 나온다.
****영 비어 : 발효가 끝난 숙성 전의 맥주
*****케그 : 맥주 저장용 작은 통.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맥주용 통을 지칭한다.

글 사진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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