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맥주애호가 권경민을 만나다

▲ ▲동호회 ‘맥주야놀자’의 회장인 권경민 씨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술 중 하나인 맥주! 세상엔 맥주도 많고 맥주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중에서도 맥주 동호회를 만들어 운영자로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정한 맥주 애호가임에 틀림없을 터. 동호회 ‘맥주야놀자’의 회장인 동시에 ‘세계 맥주 정보 앱’이라는 맥주 전문 애플리케이션(아래 앱) 개발자인 권경민 씨가 그 주인공이다. 맥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넘치는, 한국 맥주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권씨. 그의 시원한 맥주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Q. 맥주 맛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대 초반에는 맥주 맛을 즐기기보다는 그저 좋은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좋아서 마셨다. 그러다 미국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술집에서 무려 100여 종에 이르는 생맥주 이름이 적힌 메뉴판을 받아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로 여러 맥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 후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한 잔씩 마셨던 맥주가 상당히 힘이 됐고 맥주의 맛을 좀 더 자연스럽게 음미하게 됐다.

Q. 본인이 개발한 ‘세계 맥주 정보 앱’은 무엇인가?
이 앱은 맥주에 대한 상식과 국가별 대표 맥주, 맥주 트렌드에 대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특히 맥주에 대한 리뷰와 도수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맥주를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원래 이 앱을 만든 목적은 개인 선호도에 맞는 맥주를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또한 맥주를 그저 ‘부어라 마셔라’하는 음주문화를 지양하고 사람들이 맥주를 음미할 수 있길 바라면서 만들었다.

Q. 맥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은 무엇인가?
맥주는 섬세한 음료이기 때문에 오감으로 충분히 즐기면서 마셔야 한다. 따라서 맥주를 병이나 캔 째 그대로 마시는 것은 맥주를 오감으로 느끼는 것을 방해해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맥주 종류에 따라 전용 잔을 사용하면 좋지만 매번 전용 잔을 구비하기는 어려울 테니 최소한 잔의 입구가 넓은 투명 유리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맥주의 향과 색을 느낄 수 있고 풍성한 거품으로 한층 더 부드러운 맥주의 맛을 맛볼 수 있다. 또한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 10~15분 후 마시면 깊은 향과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특히 맥주는 맥주에 첨가되는 다른 곡물이나 과일, 발효방식, 저장방식, 생산지역, 여과 여부, 멸균 여부 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그 맛이 결정되니 한 번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15분 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Q.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맥주의 시원한 맛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맥주는 종류에 따라 그 적정 온도가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서빙되는 꽤나 낮은 온도의 맥주는 시원함만 느끼게 해줄 뿐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족한 맥아의 함유량으로 인한 부족한 맥주의 맛을 인위적으로 탄산을 주입하고 차갑게 서빙을 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석대로라면 현재 우리나라 술집에서 즐기는 맥주 온도보다 더 높은 온도로 즐겨야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Q.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맥주의 맛과 향을 살려주려면 혀를 많이 자극하지 않는 안주가 좋다. 치킨과 맥주, 일명 ‘치맥’은 맥주의 맛을 느끼기에 적절하지 않은 조합이다. 치킨보다 단순한 빵이나 과일이 더 좋다. 치즈도 맥주와의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Q. 맥주의 맛을 잘 모르는 초보자를 위해 추천할만한 맥주는?
추천해주고 싶은 맥주는 보리와 밀을 함께 사용해 고온에서 상면 발효*한 밀맥주다. 헤페바이○이 그 대표적인 맥주다. 밀맥주는 효모를 걸러내지 않아 탁한 노란색을 띠며 바나나와 같은 과일 향이 난다. 쓴맛이 상대적으로 덜해 입안의 느낌이 부드러워서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쉽게 마실 수 있다.

맥주는 지친 일과를 마친 후의 소소한 보상이자 작은 사치라는 권경민 씨. 그는 맛있는 맥주와 좋은 시음방법은 우리 삶에 생각보다 훨씬 큰 만족감과 즐거움을 준다고 한다. 지금까지 맥주를 그저 치킨과 함께 마시기만 했던 당신, 오늘 하루 그가 말하는 맥주의 매력을 보다 세심하게, 오감으로 느껴보는 것은 어떤가?

*상면 발효: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발효 형식 중 하나. 발효 중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거품과 함께 액면 상에 뜨는 효모 중 일정 기간을 경과하지 않으면 가라앉지 않는 효모를 상면 효모라 하는데, 이 효모에 의해 이뤄지는 발효를 말한다.
출처: 화학 용어 사전, 백산출판사

홍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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