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장사꾼 CMO 오단을 만나다

▲ 청년장사꾼 CMO 오단씨
포장해가세요? 제 마음도 같이 담아드릴까요?” 이건 또 무슨 오글거리는 멘트인가 싶겠지만 청년장사꾼의 매장에서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지난 201220대 청년 5명으로 시작한 청년장사꾼. ‘열정을 판다는 구호 아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장사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제는 어느덧 정직원이 26명이나 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열정과 패기를 앞세워 꾸준히 장사하고 홍보한 끝에 이들은 청년창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각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런 성과의 바탕에는 청년장사꾼의 CMO* 오단 동문(경제·08)의 노력이 있었다. 오씨를 만나 청년장사꾼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청년장사꾼은 어떤 조직인가?
A. 청년장사꾼은 한마디로 청년창업 문화를 선도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여러 일을 하고 있는 조직이다. 청년장사꾼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장사, 지역문화, 교육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사는 매장을 열고, 운영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지역문화 부분은 각 점포들이 이벤트나 마을행사 등을 주도하면서 지역문화와의 연계를 위해 노력하는 사업부를 말한다. 그리고 교육 부분은 신청자를 받아 창업에 대해 이론교육과 체험을 같이 제공하는 2주 교육프로그램과 직업체험, 강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나는 청년장사꾼에서 지역문화와 교육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Q. 원래는 문화기획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미디어관련 기업이나 문화예술 단체에 입사하는 길도 있었을 텐데 청년장사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나는 스스로 뭔가를 기획한 후 실행하는 일에 재미를 느꼈고, 졸업을 앞두고는 당연히 그런 길도 고려했었다. 하지만 기업이나 단체에 신입으로 들어가서 스스로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바로 실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청년장사꾼에서 멤버들끼리 회의해서 생각해낸 것들을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내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장사 역시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만나 즐거움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Q. 청년장사꾼만의 장사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지난 20128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청년장사꾼은 7호점까지 점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커짐에 따라 회의를 진행할 사무실이 필요해져서 1호점이었던 사원앞카페벗을 닫고, 근처에 자리를 얻어 사무실로 확장했다. 그래서 지금은 총 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각 점포는 나름의 주제가 있는데 이곳 7호점은 (인터뷰를 7호점에서 진행했다) 직원이 1명뿐이고 매일 바뀐다는 특징이 있다. 직원이 한명 뿐이기 때문에 담당하는 직원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만들어서 팔아보고 싶은 메뉴를 마음대로 팔아볼 수 있고. 고객들도 매일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 고객 모두에게 신선함을 제공한다. 청년장사꾼의 매장들은 기본적으로 맛집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우리는 절대 30년간 음식을 해온 어머니들(?)을 따라갈 수 는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청년장사꾼의 전략은 적당한 음식 맛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더해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는 재미있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Q. 청년장사꾼에 대한 설명 중 지역문화와 연계하는 장사라는 부분도 흥미로웠는데, 지역문화와의 연계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사실 지역문화는 생존과도 연결된다. 아무래도 소자본 창업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곳을 찾을 수밖에 없고 이는 덜 발달된 상권에서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지역홍보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지역문화연계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곳은 이 곳, 이태원 우사단로인데, 아무래도 세 지역 중 가장 예술가들이 많고, 상권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모임은 처음에 마을 사람들끼리 친목도모를 위한 반상회(?)처럼 시작했지만 지금은 마을 신문도 제작하고, 마을 장터, 공연도 여는 하나의 조합으로 발전했다.

Q. 청년장사꾼에서 교육부분도 담당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예비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어떤 분야의 창업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인 것 같다. 특히 대표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스스로의 비전이 뚜렷하고 그 비전을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구성원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청년장사꾼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김윤규 대표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

Q. 그 외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A. 크게 아이템과 상권분석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는데,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는 프랜차이즈 사업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프랜차이즈 점포들을 분석하다 보면 대략적인 메뉴와 가격을 짐작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자본이 필요한지도 윤곽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각 아이템의 수명을 지켜보다가 흐름을 잘 타는 것도 중요하다. 성장할 때 들어가서 쇠퇴하기 전에 나와야 말 그대로 남는 장사가 될 것 아닌가. 상권은 크게 데이트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주말 상권과 직장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일상권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지역의 특징을 잘 분석하고 상권에 맞는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또 상권마다 홍대처럼 유행이 빠르게 지나가는 상권도 있고, 경복궁역 뒤쪽처럼 느리게 지나가는 상권도 있는 만큼 지역 상권 자체에 대한 분석도 고려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창업은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오씨의 부모님 역시 처음에는 청년장사꾼에 합류하는 것을 크게 반대하셨다고 한다. 오씨는 스스로를 ‘Start up하는 불효자식이라고 농담하며 부모님의 반대는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님도 조금씩 이해해주셨고 일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컸다는 오씨. 그래서 그런지 다른 일보다는 몸도 힘들고, 지칠 법도 한데 오씨의 표정에서는 인터뷰 내내 여유와 자신감, 또 즐거움이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오씨의 눈은 유난히 빛났다.

*CMO : Chief Marketing Officer의 약자. 기업의 마케팅부문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말한다. 모든 마케팅 활동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조직하며, 통제하는 등 마케팅 전반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한다.

▲ 청년장사꾼 감자집의 스승의날 이벤트
▲ 감자집의 대표메뉴 감자튀김과 크림맥주

민선희 기자
godssun_@yonsei.ac.kr
<자료사진 오단, 청년장사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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