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알고 보면 쏘핫

 

뻔뻔스럽긴! 수학에서 추측은 통하지 않아, 알겠어? 수학에서는 정확성이 생명이라고.” - 수학귀신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Hans Magnus Enzensberger) 지음, 비룡소 출판

알고 보면 수학은 단지 교과서 속에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항상 같이 있었다. 이번엔 소설을 통해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수학원리에 대해 좀 더 새롭게 접근해보면 어떨까? 앞으로 기자가 소개할 책들과 함께 주변의 것들을 수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수학이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함께 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수학이야말로 예술이다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Hans Magnus Enzensberger)수학귀신을 읽다보면 수학은 정확성이 생명이다라는 말이 등장한다. 항상 정확하기 때문에 수학은 음악이든 미술이든 어느 방면에서도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게 된다. 순수 이성과 논리적 증명, 이런 수학이 예술로 승화된 단적인 사례는 사이먼 싱(Simong Singh)이 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옛날에 피타고라스 학회는 우주의 영적인 비밀을 알아내고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숫자들의 관계를 공부했다고 한다. 한 치의 오류도 없이 정확하게 절대적인 진리를 얻으려는 수학의 예술적인 면모가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정신을 지배할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다. 이렇게 수학자는 자신의 생각을 여러 가지 문자와 수를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가이기도 했다.

음악과 수학, 그들의 관계는?

12세기 유럽의 대학교들은 음악 기하학 천문학과 함께 수학을 가르쳐 이를 4()라고 불렀다. 당시에도 한 대수도원장이 음악은 수학의 아름다움을 소리 내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수학과 음악은 일찍부터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수학과 음악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광연 씨가 쓴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최초로 물리적 현상을 지배하는 수학법칙을 찾아냈으며 그는 음악과 같은 자연 현상 또한 수학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조금이라도 배운 적 있다면 음들 사이엔 화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서로 어울리는 음들이 존재하는 반면 같이 들으면 어색하게 들리는 불협화음도 존재한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피타고라스는 음악적 화음과 숫자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던 중 처음으로 수와 자연의 상호 연관성을 발견했다. 그는 음악의 모든 화성이 간단한 정수비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망치소리를 듣는 와중 망치의 화음을 분석하게 되었고 이런 와중 하나의 망치소리는 굉음에 불가하지만 다수의 망치를 동시에 들었을 때 조화로운 화음으로 들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후 망치소리를 분석한 결과 피타고라스는 화음처럼 들리는 음들 사이에는 수학적 공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망치들의 무게비가 1/2 혹은 2/3과 같이 간단한 분수로 표시되는 경우 망치소리는 조화로운 화음을 이룬다. 반면, 만약 두 개의 망치무게 비가 이렇게 간단한 비율이 아닐 경우 듣기 싫은 불협화음이 들리게 된다. 이렇게 수학은 종이 위에서 떠도는 어떤 공식이나 증명으로 끝나지 않고 음악이라는 예술을 관통하는 것이다.

수학은 어렵기만 하고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만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근본적으로 사용되는 보편적인 언어라 할 수 있다. 이 보편적인 언어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접할 수 있고 그 수학이라는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곧 예술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는 잘 모르지만 수학과 예술이 일맥상통하다는 신기한 사실. 그렇다면 수학의 진리를 터득할 때 느끼는 희열은 곧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의 벅찬 감동에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최재현 기자
choiguitar@yonsei.ac.kr
<자료사진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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