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백양로 재창조 사업(아래 백양로 사업) 공사가 진행 중인 우리대학교 체육관 앞 가포장도로에서 땅이 꺼지는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백양로 사업단 이미나 팀장은 “공사를 위해 흙을 파냈다 다시 덮어 가포장하며 공극이 생겼다”며 “롤러로 땅을 다지는 작업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거나 장마에 인해 공극에 흙이 가라앉아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한 기성언론 매체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한 공간의 넓이를 가로 1미터, 세로 3미터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교내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칼라콘* 하나를 세우면 맞을 정도로 작은 규모로, 수도관이 매설된 곳도 아니다”라며 “침하가 일어난 부분보다 넓게 땅을 파 보수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반침하의 현재 해당 도로는 보수공사를 한 뒤 통행을 허용한 상태이며 백양로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정식 포장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지반침하 현상이 기성언론에서 보도되며 캠퍼스 내부에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싱크홀이란 땅속의 균열대**를 채우던 지하수가 유출돼 생긴 공간에 지반이 무너져 내리게 되는 현상이다. <관련기사 1723호 8면 ‘세상을 삼키는 거대한 구멍, 싱크홀’> 싱크홀은 탄산염암이 지하수와 반응하며 녹아서 생긴 공동(空洞)으로 인해 지반이 붕괴한 경우와 인위적으로 땅속에 갱도를 파내 지반이 원통형으로 무너져 내리는 경우,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남칠(이과대·수리지질학)교수는 “사고 당시의 현장을 보지 못해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번 경우는 싱크홀이 아닌 ‘지하수의 제거와 매질의 압축’에 의한 침하로 추정한다”며 “우리대학교는 화강편마암 위에 지어졌고 토사가 깊지 않기 때문에 싱크홀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체육관 앞쪽의 땅을 파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새어나가 상부 지지력이 감소해 가중된 압력을 분산하기 위해 토양이 재배열되는 과정에서 생긴 지반침하라는 추측이다. 우 교수는 “롤러로 아무리 흙을 다지더라도 아스팔트는 차량 이동과 같이 위에서 압력을 가하면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며 “이와 같이 도로 공사 중 나타나는 지반 침하는 그 가능성을 예측해 설계 과정에 침하 가능량을 일정 부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해당 구간에서 통행해도 안전할까? 우 교수는 “사람들의 통행은 지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통제하지 않아도 심각한 안전상의 위험은 없다고 본다”며 “공사 차량의 통행은 약간의 침하의 원인이 되지만 공사 기간에 지반의 변형이 확인되고 보완된다면 장기적으로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양로 사업단 이 팀장은 “학내 사정과 지반침하 발생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지반침하 등의 현상이 발생했을 경우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바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성언론의 보도와 온라인상의 논란에 대해 학교 측이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아 학생들의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중(천문우주·13)씨는 “공사를 빨리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백양로 가스유출 사고나 작년 송도2학사 화재사고 때처럼 공사를 성급히 하다가 또 사고가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정범(정외·13)씨 또한 “계절학기도 끝났으니 통행을 중단시키고 더 자세한 원인조사를 했으면 한다”며 “조사 결과 우연한 일이라면 복구 후 통행을 재개해도 되겠지만, 지반이 원래 약하다든지 등의 특별한 개연성이 있다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 교수 역시 “침하가 발생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내려앉은 깊이가 예상된 범위에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 섞인 문제제기가 계속됨에 따라 총학생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28일(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런 사고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학교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칼라콘 : 공사현장에 세워놓은 고깔 모양의 빨간색 안전용품. 
**균열대 : 지층 등이 어긋나며 균열이 나 있는 지역



                                                                                                                                            김가원 기자
                                                                                                                          gabriella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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