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예쁜 여자를 마다해 / 남자라면 누구나 바라지 / 거리엔 모두 연예인들 뿐 / 미인들 가득한 세상이야”

-윤종신의 「내사랑 못난이」 노래 가사 중-
 
최근 악동뮤지션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모와 관련된 악성댓글을 많이 받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가 못생긴 건 사실”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누군가의 외모가 뉴스거리가 되고 또 우스갯거리가 되는 요즘, 우리는 ‘외모’를 가꾸지 않고선 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우스갯소리로 “강남에 가면 비슷하게 생긴 누나들이 널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형도 이제는 흔한 일이라고. 자기 자신을 위해 혹은 타인을 위해 선택하는 ‘외모 가꾸기’는 필요조건이 아닌 필수조건이 됐다. 우리신문사에서는 신촌캠 316명, 국제캠 282명, 원주캠 254명, 총 852명에게 ‘외모 가꾸기’와 관련한 설문을 실시했다. 표본은 398명, 2학년 177명, 3학년 170명, 4학년 107명이었다.

당신의 외모에 만족하십니까?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는가?’라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첫 질문. 반 이상의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이 질문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34.9%의 학생들이 외모 때문에 불이익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것과 적지 않은 학생들이 거울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 외모로 인한 부당함을 느낀 부분은 단연 ‘사회생활’이 83.6%로 독보적이었다. 남녀공학이었던 고등학교 때부터 외모지상주의가 심하다는 것을 줄곧 느껴왔다는 최민영(독어독문·13)씨. 최씨는 “대학교에 들어오니까 외모지상주의가 더 확실히 느껴진다”며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외모가 뛰어난 친구들을 적나라하게 칭찬하거나 아예 그 친구들 위주로 관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외모가 사회생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었다.
 
성형 목적은? 본인 만족, 취업, 그리고 사회생활
 
우리대학교 남학생의 24.8%, 여학생의 37.9%가 시술이나 성형을 할 의향을 밝혔다. 그 이유는 역시 거울 보는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 즉 ‘본인만족’이 단연 1위! 사회생활이 그 뒤를 이었다. 취업과 사회생활을 이유로 성형을 한다는 답변이 총 35.3%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을 보여준다. 강남역 주변에서 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위형곤 원장은 “성형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좀 더 예뻐지려는 미용적인 목적과 얼굴의 단점이나 콤플렉스를 교정하는 목적이 공존”한다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특히 요즘 새로운 열풍을 일으킨다는 ‘취업 성형’. 위씨는 이에 대해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경우 교정하고자 하는 목적이 좀 더 강하다”며 “우리 사회의 외모에 대한 선입견이 취업 준비생들이 콤플렉스를 개선하는 데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모에 대한 선입견들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코. 특히 우리나라엔 ‘매부리코는 고지식하다’, ‘휜 코는 성격이 원만하지 못할 것이다’ 등 출처도 모르고 근거도 모르겠는 코에 대한 선입견들이 꽤 있다. ‘성형을 한다면 어느 부위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남녀 모두 ‘코’를 꼽아 코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옷’이 날개다!
 
외적인 모습을 꾸미는 것에 대해 78.4%가 ‘중요하다’라고 응답한 반면 ‘중요하지 않다’라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해 우리대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을 꾸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꾸미는 것들 중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디일까?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 학년을 통틀어 ‘옷’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고. 이에 송은혜(사회과학부·14)씨는 “사람을 볼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옷”이라며 “옷 입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옷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백화점에서 의류 판매 일을 하는 김덕기(22)씨는 “아무래도 옷이 유행을 가장 빨리 반영하기도 하고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말 그대로 걸치기만 하면 이미지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 옷의 뒤를 이어 1학년과 4학년은 헤어스타일, 화장 순으로 2학년과 3학년은 화장, 헤어스타일 순으로 신경 쓴다는 결과가 나와 학년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자신을 가꾸는데 
투자하는 비용은 얼마?
 
그렇다면 한 달 동안 자신을 가꾸는데 투자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10만 원 미만’이었다. 즉, 화장품, 쇼핑 등에 사용하는 비용이 10만 원 미만이라는 것! 이 중 흥미로운 것은 ‘2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신촌캠 7.6%, 국제캠 3.9%인데 반해 원주캠은 무려 15.4%로 나와 캠퍼스 별로 소비 비중이 다르다는 사실. 이는 집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비율보다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나온 결과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실제로 최경민(사회과학부·14)씨는 “집을 떠나와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씀씀이가 커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처럼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외모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고 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꾸미는 방법이나 꾸미는데 들이는 비용에 있어서는 사람들마다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외모, 더 나아가 가꿈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며 학생들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정답은 없다는 것. 그동안 각자 나름대로 가꾸어 왔듯 자신에게 맞는 꾸밈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면 그걸로 그만 아닐까?
 
글 이준호 기자
bonojuno@yonsei.ac.kr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일러 박지은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