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연세,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연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토론 한마당’(아래 토론 한마당)이 열렸다. 토론 한마당에는 30여 명의 교수가 참여해 최근 우리대학교의 주요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고 이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은 특별한 식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초반부터 우리대학교가 직면한 문제로 총장과 법인 이사회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및 본부와 교수들 간의 소통 부재가 지적되며 주제가 좁혀졌다. 특히 지난 4월 29일, 교무위원 선출 과정에서 투표를 전면 금지한 이사회의 결의안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토론 한마당에 참여한 교수평의회 의장 김원옥 교수(의과대·로봇수술마취)는 자유 발언에서 의료원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을 요약하며 “지난 2012년, 총장과의 협상 이후 의료원장 선출이 간접 선거로 이뤄졌는데 올해 간접 선거까지 불허한 이사회를 규탄하기 위해 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간접 선거와 선거 유사 행위를 전면 금지한 이사회의 진짜 의도는 내년 있을 총장 선거와 연관돼있다”며 “이는 교수들에 의한 총장 인준 투표도 ‘유사 행위’로 규정하고 폐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총장님께 2015년 18대 총장 선출 때 인준 투표를 할 것인지 직접 물어봤는데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교수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교수는 교평이 중요한 변화 사항을 교수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으며 일부는 실제로 총장과 이사회의 계획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다수의 교수가 실제로 총장의 권력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견제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문과대 김아무개 교수는 “우리대학교에 수십 년간 재직했으나 지금이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근 10년간 본부의 독재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를 방관하면 학교가 개인의 전유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후 토론에서는 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대응책에 대한 논의가 주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전체교수회의 ▲대규모 서명운동 등 일회성 단체행동은 물론 ▲다양한 교수 단체의 통합 및 협력 ▲기존의 소극적 태도에서 탈피하는 방안 등 장기적 계획 또한 논의됐으나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이경원 교수(문과대·영문학)는 “오늘 논의된 사안에 대해 결의할 시간을 따로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며 이날 토론 한마당을 마무리했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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