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여기저기]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송도 자전거 여행지

 싱그러운 봄과 따사로운 여름 사이, 철쭉과 개나리 사이로 송도 구석구석 자전거 문화가 꽃피고 있다. 널찍하게 닦여진 붉은 색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들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바쁜 대학 생활에 지친 새내기들이여, 자전거에 몸을 싣고 ‘자전거 문화도시’ 송도를 제대로 한번 느껴보자. 자전거가 없다고?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제캠 지하주차장에 위치한 ‘굴리샘’(Bike Hub)에서 짧은 안전 및 장비 교육만 이수한다면 언제든지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나만의 자전거를 찾았다면,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해보자.

공원 메들리 - 새아침, 달빛, 호수 공원 

 캠퍼스타운역 4번 출구로 나와 높게 솟은 아파트 숲을 지나면 커다란 저수지와 함께 호수 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호수 공원은 저수지를 따라 새아침 공원과 달빛 공원으로 이어지는데 이 세 공원에서는 안쪽의 단거리 코스와 바깥쪽의 장거리 코스를 이용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기자들은 도로에서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단거리 코스를 통해 호수공원부터 달빛공원까지 이동했다.
 호수 공원 단거리 코스의 가장 큰 매력은 왼쪽으로는 푸릇푸릇한 풀밭을, 오른쪽으로는 저수지의 절경을 가까이 두고 달릴 수 있다는 것. 또, 깊고 넓은 저수지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자면 한강의 로맨틱한 분위기도 낼 수 있으니 연인끼리의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호수 공원이 끝나는 지점 즈음, 저수지 위로 펼쳐진 아트센터대로 아래에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등장한다. 주변에 편의점이나 카페가 없으니, 미리 마실 음료를 준비해가 이곳에서 경치를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새아침 공원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 보면 부모님과 함께 나와 네 발 자전거를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일직선의 자전거 전용 도로와 별개로 아이들을 위한 원형의 자전거 연습용 코스도 있기 때문. 처음으로 두발자전거를 타는 아이를 뒤에서 걱정스레 잡아주는 부모님의 표정에는 걱정과 대견함이 함께 묻어났다. 아이들이 많아서 무턱대고 빨리 달리면 위험하니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눈에 담아가며 천천히 이동할 것! 연습용 코스 주변에는 X게임장과 테니스장 등의 여가시설도 있으니 잠시 자전거를 내려놓고 다른 활동들을 즐겨도 좋다.
 지금까지 주변을 구경하며 편하게 자전거를 탔다면 이젠 분위기를 바꿔보자. 새아침 공원을 지나 달빛 공원에 가면 ‘도심형 산악자전거 코스’가 등장한다. 굴곡진 비탈길과 가파른 오르막길을 달리다 보면 마치 산등성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듯하다. 비록 몸은 고되지만 튼튼한 하체를 원한다면 이 코스에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잠시 자전거를 놓고 쉬어가기

 공원을 지나오자 슬슬 배는 출출해지고 몸은 지쳐간다. 이 순간, 기자의 눈에 띈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유럽풍 거리, 커낼워크. 그리고 그 중앙을 가로지르는 물줄기 주변으로 펼쳐진 고풍스러운 테라스, 카페와 레스토랑은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둘도 없는 휴식처다. 더불어 커낼워크에는 자전거 카페 ‘원터 스프링’이 위치해 있다. 자전거를 놓을 공간이 마련돼 있고, 전기 자전거를 유료 대여할 수도 있다. 이외에 카페 ‘스무디킹’과 레스토랑 ‘오리엔탈스푼’ 두 장소 모두 자전거 거치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자전거 여행객들에게 적격이다.

자전거 여행의 화룡점정, “센트럴 파크”

 커낼워크에서 든든히 요기를 마쳤다면 이곳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로 가보자.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4인용 자전거가 마련돼 있다. 함께 자전거 바퀴를 굴리다 보면 어느새 우정이 돈독해져있는 서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4인용 자전거는 1시간에 1만 원이고 안전상의 이유로 오직 센트럴 파크 안에서만 탈 수 있다. 더불어 산책로를 따라가면서 트라이볼(Tri-Bowl)과 같은 주변의 이색적인 조형물로 눈요기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Tip. 센트럴 파크 메인 수로를 따라 운행하는 수상 택시도 있으니 미리 운행시간을 확인해보고 와서 직접 타보는 것을 권한다.

마지막 여정지, 해돋이 공원

 센트럴 파크를 떠나 센트럴로를 따라가다 보면 해돋이 공원이 펼쳐진다. 해돋이 공원은 중앙의 드넓은 광장이 특징. 한적한 공원 가장자리의 2km 자전거 트랙도 좋지만 해돋이 공원에서만큼은 시끌벅적한 광장에서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보자. 이곳은 가족들이 많이 찾아 항상 활력이 넘친다. 특히 원형 음악분수가 인기 만점인데, 매일 12시, 2시, 4시, 6시에 운영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또한 고래조형물, 풍력발전기 등을 갖춘 자그마한 송도 동산에선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니 꼭 찾아가 볼 것.

에필로그

 ‘주마간산(走馬看山)’,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산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기 바쁜 우리들의 일상과 일맥상통한다. 한 시간 반 남짓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송도에서의 한 폭의 추억을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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