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집. 그 중에서도 ‘내 방’이다. 우리는 나의 취향으로 가득한, 좀 더 특별한 내 방을 갖기를 꿈꾸곤 한다. 그런데 말이 나만의 방이지 정작 방 안은 여기저기 옷더미와 짐꾸러미로 수북하진 않은가? 방을 제대로 꾸며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자취 2년에 방 꾸미기 전문가가된 우리대학교 정담은(독문·12) 씨를 만나봤다.

Q. 방 꾸미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방을 꾸미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엔 나만의 공간을 갖게 돼서 마냥 기뻤는데 귀가하고 집에 오면 아무도 없는 칙칙한 방에 혼자 있는 게 점점 외로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자취방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방을 꾸미기로 결심했다. 더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꾸미며 관심도 점점 커졌다.

Q. 방 꾸미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A. 가장 중요한 건 콘셉트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자취생들은 싸고 예쁜 소품이 눈에 띄면 일단 구입을하고 보는데 막상 방에 가져다 놓고 보면 예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방을 꾸미기 전에 자기 방의 콘셉트를 설정하고 사려는 아이템이 그 콘셉트에 어울리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주로 어떤 색상을 사용할지, 어떤 스타일의 가구를 배치할지가 핵심적이다. 내 자취방 같은 경우엔 기본색깔은 ‘화이트’ 그리고 포인트 색깔로는 ‘민트’를 설정했다. 원룸이기 때문에 가구는 최대한 심플하고 모던한 것으로 선택했다. 

Q. 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무엇인가?
A. 자취방에 주로 있는 시간이 저녁시간대이기 때문에 조명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일반 전등을 켜놓으면 안 그래도 휑한 방이 더 쓸쓸해 보이는 것 같았고 그렇다고 스탠드조명 하나만 켜놓기엔 활동하기엔 너무 어두웠다. 적당한 밝기의 은은한 조명을 찾던 도중에 인터넷에서 꼬마전구로 방을 장식한 사진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바로 주문했다. 약 3cm정도 되는 꼬마전구를 침대주위의 벽면에 매달고 그 아래에는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찍은 옛날사진들을 걸어 놓으니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밤에 혼자 영화보거나 책을 읽을 때 꼬마전구 하나만 켜놓으면 분위기도 참 아늑해서 좋다. 자취방에 놀러오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칭찬하는 것도 바로 이 아이템이다.

Q. 방 꾸미기를 막연하게 느끼는 독자들을 위한 본인만의 방 꾸미기 팁은 무엇인가?
A. 요즘 블로그에 가면 원룸 인테리어 사진을 정리해놓은 글들이 참 많다. 우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진을 보면서 그 중 마음에 드는 방들을 여러 개 정해라. 그리고 그 방들 중 자신의 자취방 구조에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을 골라 비슷하게 따라해 보라.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사는 방을 따라하는 것도 방 꾸미기를 시작할 때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큰 틀은 잡아놓고 세부적인 것들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추가해나가는 것이다.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원하시는 분들에겐 벽지와 침구를 바꾸라고 조언하고 싶다. 왜냐하면 좁은 자취방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벽지는 벽지페인트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바꿀 수 있다. 또한 인터넷에서 다양한 색상의 페인트를 3~4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서 값도 싸다. 벽면에 큼지막한 포스터를 붙여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침구는 벽지의 색상에 어울리는 컬러로 맞추는 게 좋다.

Q. 본인에게 방 꾸미기란?
A. 방을 꾸민다는 것은 내 자신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것들로 방안을 채워나가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외로웠을 때는 방안에 화분이 많았다. 동물은 못 키우니 식물이라도 친구로 두자는 생각에서였다. 한창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집에 전자피아노를 들여놓을 생각을 했었다. 내 스트레스 해소방법 중의 하나가 피아노를 치는 거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 사람이머무는 공간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를. 난앞으로도 내가 평생 똑같은 방에서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성장함에 따라 내 모습이 변해가듯 내 방의 모습도 변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방을 꾸민다는 것은 어쩌면 내 자신과 가장 가까워지는 일이 아닐까.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과 아이템들로 완성된 방은 어느 방보다도 나에게 각별할 것이다. 여태까지 나만의 방 꾸미기를 꿈꾸기만 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지금 당장 방을 채워보자!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