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가는 안락한 집 그리고 따뜻한 인류애

 의식주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요소다. 의식주 중 ‘주(住)’는 인간에게 안정적인 생활공간이자 다양한 활동들을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주거 공간을 제공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움직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희망의 집짓기 프로젝트 해비타트 운동(아래 해비타트)이다.

주거환경 개선 운동, 해비타트

 해비타트는 현재 약 100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국제 NGO로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150만여 명의 사람들이 안락한 집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95개의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1976년 활동을 시작한 이후 약 55만 채 이상의 집을 세웠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살고 있더라도 모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무주택가정 중 최소 500시간의 건축 자원봉사 참여가능한 자, 그리고 회전기금* 납부가능자가 홈파트너(입주가정) 우선순위로 선정된다. 선정된 홈파트너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후원자 세 박자가 맞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해비타트가 된다. 하지만 한국 해비타트 춘천지회 건축팀장 성석중 씨는 “현재 후원자가 많이 부족해 홈파트너의 회전기금만으로는 건축자재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원봉사자에게 소정의 참가비 2만 원을 받는데 이 돈은 현장에서 제공되는 중식 및 간식, 보험가입비, 건축 소모품 및 봉사가 관리 운영비로 쓰인다.

백문이 불여일견. 해비타트 운동에 동참하다!

 어떤 일이든 직접 해봐야 그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는 법! 지난 3월 22일, 기자는 긴 바지와 밑창이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우리대학교 해비타트 동아리 ‘세움’과 함께 해비타트 춘천지회(강원도 춘천시 동면 지내리 144번지 가산초등학교 뒤)를 찾아갔다. 이곳은 11년 전에 설립돼 약 3천 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어 경제적 자립에 성공했다고 한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 사무실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안전모를 단단히 착용했다. 준비운동 후, 드디어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건축 작업이라하면 망치질을 하거나 자제를 재단하는 등의 작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늘 작업은 집짓기의 거의 마지막 단계인 비계**철거작업! 철거작업이더라도 방심하면 금물이다. 구조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떨어지는 비계를 못 봐 부상을 입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과 실내작업이 마무리되면 오는 6월에 4인 기준 24세대가 들어올 수 있는 991㎡(약 300평) 규모의 보금자리가 탄생한다. 김다은(중문·13)씨는 “철거작업이기 때문에 안전에 주의하며 작업에 임하겠다”며 건축 현장으로 향했다. 이날 해비타트에 처음 도전한 기자는 비계철거작업보다는 비교적 쉬운 안전망 철거작업을 맡았다. 손에 익지 않은 니퍼***를 잡고 안전망을 단단히 묶은 철사를 요리조리 절단했다. 하지만 절단이 쉽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철사를 절단할 때 안전망과 같이 절단해버리면 다음 집짓기 때 사용을 못하기 때문에 눈을 크게 뜨고 철사만 쏙쏙 골라내야 한다. 안전망뿐만 아니라 상태가 양호한 건축자재들도 재활용된다고.
 모든 철거작업이 끝난 낮 4시, 자원봉사자들이 사무실에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작업과 소감을 얘기했다. 그 중 정보금(전기전자·10)씨는 “해비타트라는 봉사를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다음 기회에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움’ 회장 지형근(토목공학·10)씨도 “오늘 작업했던 비계철거나 주변 환경정리는 재미없고 힘든 일이지만 건축과정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비계 하나하나가 철거되고 완성된 집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난 일 년 동안 열심히 건축과정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고맙고 이 집에 입주할 분들의 행복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동아리 ‘세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있는 해비타트 동아리 연합 ‘CCYP(Campus Chapter Youth Program)’는 집짓기나 집 고치기 등 주거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자재 모금 활동을 벌인다고. 당신의 땀방울로 다른 사람의 삶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면 여기를 주목하시라. 4월~11월 사이 중 당신이 편한 시간에 맞춰, 1~2주 전에 한국 해비타트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일요일은 봉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개인이 아닌 단체로 봉사하고 싶은 독자는우리대학교 신촌캠 대강당 107호 세움의 문을 두드려보자.

* 회전기금 : 홈파트너가 낸 토지비용 및 건축비 원가가 또 다른 홈파트너의 보금자리를 짓는 건축비로 쓰이는 원리.
** 비계 :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
*** 니퍼 : 전선이나 철사를 절단하는 데 쓰는 공구.

글·사진 염지선 기자
jsyeo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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