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먹거리 그리고 사람이 가득한 남대문시장을 들여다보다

 

#1.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구경을 다니던 그곳, 남대문시장은 오늘도 북적북적하다. 여기저기 옷을 고르는 사람들부터 먹거리를 찾아온 사람들까지 남대문시장 안은 온기로 가득차 있다.

 

#2. “아휴, 조금 비켜봐요~” “나도 좀 보자” 다채로운 남대문시장의 옷은 값도 저렴해 아주머니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다. ‘단돈 만원’이라는 말에 구름같이 몰려든 사람들. 고른 옷을 몸에 대보는 아주머니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3. “예쁘고 값싼 액세서리 와서 보고 가세요.” 다양한 장신구를 판매하는 아저씨가 직접 분홍색 머리띠를 쓰고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아저씨의 남다른 홍보에 이끌린 한 아주머니가 솔깃해하며 발길을 멈춘다. 아주머니의 옷부터 장신구들까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 것만 같다.
 

#4. 햇빛이 너무 강렬한 모양인지 야채를 판매하는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앉아 있다. 커다란 우산이 마치 파라솔처럼 할머니를 감싼다. 앞에는 붉은 콩과 흰 콩, 호박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도 한 손으로 내리쬐는 햇빛을 가린다.

#5. 핸드폰 케이스를 파는 아저씨가 진열된 상품의 먼지를 털고 있다. 쓱쓱 터는 손놀림이 재빠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알록달록한 케이스들을 흘깃 보고 간다.
 

#6. 한 부부가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읏챠!” 장갑을 낀 아주머니가 오늘 팔 야채들을 조심스레 꺼내고 옆에서 아저씨는 이를 조용히 돕고 있다. 함께 일하는 부부의 모습이 정답다.
 

#7. 남대문시장에 오면 꼭 들려야 한다는 소문난 칼국수 가게. 허기가 진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준비하는 가게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8. 장보기에 지친 사람들이 시장 안의 쉼터에 잠시 앉아있다. 아내가 쇼핑을 마치고 오기를 기다리는 남편부터 수다 삼매경에 빠진 아주머니들까지 오순도순 둘러앉은 모습이 정겹다.

#9. 사람들의 갈증을 달래줄 커피집이 보인다. “엄마, 나 목말라”라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응, 조금만 기다리면 시원한 거 나올 거야”라며 돈을 주섬주섬 꺼낸다. 음료가 언제 나오나 기다리는 아이의 고개가 한쪽으로 갸우뚱해진다.

#10. 시장 안에서도 골목은 비교적 인적이 드물다. 저 멀리 어깨에 짐을 들고 가는 사람도 보이고 진열된 물건들을 정리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한적한 골목길의 분위기가 바깥 중심부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11. 따끈한 호떡을 사 먹으려고 줄을 지어 선 사람들.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리는 두 아저씨가 똑같이 팔짱을 끼고 있다. 다소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남대문시장의 호떡은 사람들의 입맛을 당긴다.

 

#12. 엄마가 아이의 가방을 왼 팔에 걸치고 아이를 안은 채 아동복을 구경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옷이 잘 어울릴까 골똘히 구경을 하는 반면 아이의 관심은 다른 곳을 향해 있다.


 날은 슬슬 어두워지지만 남대문시장은 여전히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온종일 부대낌으로 온정이 가득한 곳, 바로 남대문시장이다.

글·사진 홍문령 기자
lalalala24@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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