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2시 13분. 잠은 오지 않고 배는 “꼬르륵 꼬르륵” 야식을 달라 아우성친다. TV에서는 하정우가 먹방(먹는 방송)을 찍고 있는데. 결국 기자는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단축번호 5번을 눌러 야식을 주문한다. 촉촉한 닭다리를 한입 베어 물며 야식의 위대함에 감탄하는데... 당신도 야식의 위대함에 공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훌륭한 야식을 한 번 알아보자.

기숙사의 야식문화, 어디까지 알고 있니?

기숙사 생활의 재미를 더해주는 야식. 하지만 때때로 통금시간이라는 크나큰 난관에 부딪힌다. 국제캠의 경우 통금시간이 지나도 경비 아저씨께 말하면 야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원주캠은 통금시간 이후에 야식을 받아먹을 수 없어 일명 개구멍이라 불리는 곳에서 야식을 받는다. 혹시 개구멍의 위치를 모르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수화기 너머 아주머니가 “OOO으로 와~”라며 친절하게 개구멍의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주캠의 청연학사는 개구멍이 없어 창문을 통해 야식을 받는데 이때 의지의 한국인다운 재밌는 풍경이 연출된다. 먼저 학생들은 컴퓨터에 꽂아져 있는 랜선을 빼 돈과 함께 밖으로 내린다. 그러면 배달 온 분이 자연스럽게 야식을 랜선에 묶고 올리라는 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학생들은 창문에 삼삼오오 모여 야식의 무사고를 기원하며 올린다. 청연학사에서 통금시간이 지나 야식을 시켜 먹은 적이 있는 이아무개씨는 “랜선을 통해 야식을 받아먹으면 더 맛있다”며 “이때 랜선의 길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청연학사에 사는 학생들은 기본 10m 짜리 랜선을 사용한다고.

기자가 추천하는 야식 Best 3

<기자는 일주일에 2~3번 이상 야식을 시켜 먹으므로 이 순위는 신뢰할만한 순위임을 밝힙니다.>
기자 마음대로 선정한 야식 순위! 아직 기숙사에서 야식의 참맛을 맛보지 못한 새내기라면 선배 말을 듣고 한 번 주문해보길.
추천할 첫 번째 야식은 ‘족발과 보쌈’. 윤기 나는 살코기를 배춧잎에 감싸 입에 넣으면 그때부터 당신은 족발과 보쌈의 노예. 그릇을 깨끗이 비웠는데 뭔가 허전하다면 주문 전, 막국수를 같이 시켜보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다이어트 중인데 야식을 먹어 죄책감에 싸이는가. 그럴 필요 없다. 콜라겐이 풍부한 족발을 먹으면 다음날 당신의 피부는 꿀피부가 돼있을 것이기 때문!
두 번째 야식은 ‘곱창과 막창’이다. 먹어보지도 않고 곱창이나 막창이 비리거나 징그럽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삼겹살과는 다른 고기의 질감과 씹을수록 입안을 가득 채우는 곱이 당신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아직 도전해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휴대폰을 들어 주문해보자.
마지막 추천 야식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치킨’! 흔히 치느님(치킨과 하느님을 결합한 말)이라고 불리는 치킨은 특별한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 할 뿐만 아니라 기자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치킨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은가. 바로 치킨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맥주! 비록 기숙사 안에서는 치맥(치킨과 맥주가 합쳐진 신조어)을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치킨은 맛.있.다. 특별히 기자가 추천하는 치킨집이 있다면 신촌캠은 솜리치킨, 국제캠은 깻잎치킨 그리고 원주캠은 짱돌치킨이 맛있으니 한 번 먹어보시길!

야식을 먹기 전, 주의사항!

더 이상 야식문화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야식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화기와 전화번호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먹고 싶은 음식이 안방까지 오니 말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매일 밤 야식을 먹으면 ‘야식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야식증후군이란 저녁식사 이후 섭취하는 음식이 하루 섭취량의 50% 이상인 경우로 수면장애나 불면증 혹은 위장장애를 야기하는 병이다. 뿐만 아니라 야식증후군으로 인한 비만은 치료가 잘 안된다고 하니 더 주의해야 한다. 이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평소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고 식욕 조절을 하는 렙틴 수치가 낮게 나타난다. 또한 잠을 자게 만드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를 수면 중에 낮춰 일상이 무기력해진다고 하니 주의하기 바란다.

입이 즐거워지는 시간 야식타임! 야식이 기숙사 생활의 한 재미인건 분명하다. 그러나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있듯이 늦은 밤보다는 저녁식사로 먹는 것을 권한다.

염지선 기자
jsyeom@yonsei.ac.kr

그림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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