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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단언컨대, 몰래 산타는 1004다.1004개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1004명의 산타이야기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4.01.18 18:44
  • 호수 7
  • 댓글 0
‘오늘 밤엔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 가실거야.’ 어릴 적 크리스마스이브마다 문 앞에 양말이나 봉투를 걸어놓으며 굳게 믿었던 한마디다. 하지만 몰래 선물을 주던 건 산타가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동심은 와장창 무너져버린다. 그래도 산타의 실체를 알지 못했던 그 시절에 우리가 맘대로 울지도 못하고 착한 일을 했던 이유는 어쩌면 산타가 선물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사정이 어려워 아이의 그런 동심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의 아이들에게 천사가 돼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기자가 도전한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 바로 1004명의 산타가 소외된 1004명의 아이들을 찾아가는 몰래 산타 대작전! ‘단언컨대, 몰래 산타는 1004다’ 작전에 참가해보자.
그 누가 산타가 쉽나했나. 산타학교로 등교해보자.
‘그냥 가서 축하해주고 선물주고 오면 되지’라는 생각은 빨리 버릴수록 좋다. 산타가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본다면 누군가의 산타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완벽하게 행동하기 위해 산타 특별 훈련을 시켜주는 산타학교로 우선 등교해보자.
산타의 이해, 율동의 해법, 산타발성의 활용, 마술 입문, 풍선아트 개론. 산타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이쯤으로 요약가능하다.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바로 율동이다. 율동은 비슷하고 간단한 동작들로 이뤄져 전혀 어렵지 않다. 하지만 1004명의 산타들에게 이 단계에서 가장 요구되는 미덕은 나 자신을 놓는 것. 처음엔 직장인부터 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유치한 율동의 창피함 앞에 모두가 얼굴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철면피도 노력하면 되는 것인지 창피해하던 사람들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끊임없이 노력하자 서서히 스스로의 이미지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산타 옷을 입고 광화문 한복판에서도 당당히 율동을 할 수 있게 변했다. 다음으로 산타들을 위한 강의가 있었다. 강의를 듣다보면 이상한 점을 하나 느낄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산타가 되기 위해 ‘자신이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친다는 점.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소리 내서 웃어보이며 강사가 강조한 것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내려놓고 행복을 찾으며 산타들은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나눠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초 과정이 끝나고 몰래 산타 봉사팀이 꾸려지고 나면 조원들이 풍선 아트, 산타 발성, 마술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배운다. 기자가 선택한 것은 바로 마술! 나중에 여자 앞에서 멋진 척 하기 위해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 생각이 들어 과감히 정했다. 하지만 속성으로 배우는 마술에서 중요한 것은 일상 속의 마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 빨’을 받는 것! 가자마자 ‘딜라이트 손가락*’이라는 아이템을 챙겨 마술에 도전했고 맹연습을 거듭했다. 그리고 기자는 마술 산타로 거듭났다.
최고의 팀플, ‘드림팀’을 만들다.
산타학교에 한 번 갔다 왔다고 모든 준비가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조원들끼리 사전답사와 산타활동을 위한 회의를 위해 한 번 더 만난다.(물론 모든 활동이 그러하듯 팀워크를 위한 친목도모는 기본!) 기자의 조는 직접 운전하시는 분이 계셔서 루돌프 썰매를 타고 다니는 진짜 산타가 부럽지 않게 편히 답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답사를 마치고 조원들과 이번 산타작전을 어떻게 성공시킬지 회의하며 느낀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끼리는 회의마저도 유쾌하다’는 것! 좋은 마음으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회의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우리 조에는 진행자에 딱 맞는 목소리를 가진 분, 유아교육을 전공해 유치원 일을 하고 있는 분 등 ‘인재’가 많았다. 마치 게임 상에서 높은 레벨들과 같이 사냥을 다니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정해진 우리 조가 결정한 컨셉은 바로 ‘캐쉬템**’의 힘을 보여주자! 각자 사비를 들여 좀 더 산타처럼 보이게 하는 도구들을 사고 루돌프나 트리모양의 목걸이들도 만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드림팀’이 됐다.
열심히 연습한 그대, 떠나라.
크리스마스이브, 몰래 산타 대작전의 개시를 앞두고 사람들은 광화문에 모였다. 필요한 물품을 지급받은 후 한 시간 남짓의 출정식동안 산타들의 입가엔 추운 날씨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 조원들도 각자 장비들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역시 ‘캐쉬템’의 힘은 위대했는지, 여러 사람들이(심지어 다른 산타들마저) ‘사진 좀 같이 찍자’고 요청했다. 신기하게 보는 주변 사람들의 눈빛을 사뿐히 모른 척 한 채 첫 번째 가정을 방문했다. “ㅇㅇ야~ 놀~자”라고 산타들이 집 앞에서 외치면 아이가 나와 여러 활동을 보고 선물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첫 가정에서는 아이 어머니의 요청으로 집에 들어가 작전을 개시했다. 아이에게 노래를 부르며 율동도 보여주고 풍선도 줬지만 아이는 쑥스러운지 어쩔 줄 몰라 했고 덩달아 산타들도 살짝 어색했지만 꿋꿋이 준비한 활동들을 이어갔다. 아이의 표정이 빛이 나는 때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선물이 등장한 순간. 산타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선물을 받기 전과 받은 후 두 가지로 나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선물을 받은 아이의 모습이 해맑게 빛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산타할아버지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됐다.
여러 집을 돌며 어느덧 사연있는 마지막 가정에 왔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기에 ‘혹시나 아이가 표정이 어두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집도 골목에 있어서 이웃들의 항의가 들어올까 두려웠다. 그래도 마지막인만큼 여한 없이 열심히 해보기로 결심했다. “ㅇㅇ야~ 놀~자”고 외친 몇 초 후, 아이가 대문 밖으로 나오고 산타들을 보며 하는 한마디! “우와~ 산타다!” 산타들을 보자마자 달려오는 그 아이를 보며 다들 아빠웃음이 활짝 폈다. 율동하는 내내 같이 따라하고 선물에 감동해주고 산타할아버지 말씀도 잘 듣겠다며 꾹 약속한 그 아이 덕분에 조원들은 본부로 돌아가는 내내 끝없이 캐롤을 흥얼거렸다.
산타활동을 마치며 조원들은 ‘보람찬 크리스마스이브였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산타가 됐지만 반대로 산타들 역시 아이들로부터 행복을 한가득 충전받고 왔다. 다들 유치해서 쓰기 곤란해 했던 산타모자도 이제 반납하기 싫은 눈치였다. 또 한 가정의 어머니한테서 ‘아이들이 선물을 정말 맘에 들어한다’며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은 조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소외된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시작한 몰래 산타 대작전. 아이들에게 지켜준 것이 단지 동심이 아니라 자칫하면 유년기에 놓칠 수도 있었던 추억임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준 산타들 또한 잠시나마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같이 느껴볼 수 있었다.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조원들의 웃음에서는 정말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매년 산타봉사를 할 기회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살면서 맞는 여러 크리스마스이브 중 아이들의 동심 속에서 봉사하며 보내는 한 번의 이브가 그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연인이나 가족과 산타 대작전에 참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의 1004가 돼보기 위해 말이다!
*딜라이트 손가락: 마술을 위해 만들어진 빛이나는 가짜 손가락
**캐쉬템: 게임에서 실제 돈을 주고 구입한 아이템
글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사진제공 몰래산타 기획단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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