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Die어트에 성공한 그녀의 이야기

 여자라면 한 번쯤은 다이어트에 성공해 환골탈태한 자신의 모습을 꿈꾼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오죽하면 지옥 같이 험난한 다이어트를 이겨낸 사람은 엄청나게 독한 사람일 테니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여기, 뼈를 깎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50kg을 감량하고 지금까지 예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개그우먼 권미진씨다. 

 
영주 돼지, 영주 이쁜이 되다.
 
예쁜 얼굴에 조곤조곤한 말투, 권씨의 첫인상은 천상여자 그 자체였다. 과연 이 사람이 개그우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런 예쁜 모습과는 달리 그의 예전 별명은 ‘영주돼지’였다고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님이 돼지라고 불렀을 정도로 돼지는 그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포털사이트 아이디도 ‘피그미진’으로 설정해놨다고 하는데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헬스걸’ 코너를 통해 50kg를 감량한 그에게서 이제는 ‘돼지’를 찾아볼 수 없다. 이제 부모님도 변화된 그를 ‘이쁜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도 돼지라는 별명이 익숙하다”며 “누가 ‘돼지야’ 하면 나를 부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여자는 살을 빼고 볼 일”이라고 말하는 그, 내심 ‘이쁜이’라는 말이 더 듣기 좋은 모양이었다.
 
 

내 생에 첫 번째 다이어트
 
신인 개그우먼이었던 그를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끌어올린 코너 ‘헬스걸’. 그 코너의 탄생의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 그의 웃지못할 경험이 ‘헬스걸’의 시작이 된 것. 그는 어느 날 과도하게 찐 목살 때문에 숨이 막혀 죽을 뻔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음날 그가 동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개그맨 이승윤씨가 심각하게 반응했고 ‘헬스걸’ 코너를 만들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웃자고 한 말 때문에 개그코너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는 “원래 우량아로 태어났고 늘 뚱뚱하게 살아와서 살이 급격하게 찐 사람과는 마음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헬스걸’ 코너를 맡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헬스걸’ 코너에 참석할 당시, 이씨가 누구보다 미웠다. 하기 싫은 운동을 과하게 시키는 것도 모자라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껏 못 먹게 했기 때문이다. 권씨는 “초기에는 코너를 잘 완성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이지 살을 정말 빼고 싶어서 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며 그때의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살이 빠진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사람들의 예뻐졌다는 칭찬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욕심이 생기게 됐다.
‘헬스걸’ 코너에 참여하는 5개월 동안 103kg에서 58kg까지 체중을 감량해서일까. 그는 코너의 마지막 날에 힘들었던 시간이 생각나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권씨는 “평생 처음으로 50kg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 나에게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요요 없는 다이어트
 
사실 요요는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허무함 그 자체다. 그토록 열심히 노력해서 뺀 몸무게가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왔을 때의 어이없음이란. 아무리 다이어트에 성공했다지만, 권씨가 요요를 피해간 것은 아니다. ‘헬스걸’ 당시에는 매일 운동하고 꾸준히 식단을 조절했기 때문에 요요가 크게 오지 않았지만 코너가 끝나자 살은 다시 그를 쫓아왔다. 마음을 놓은 탓에 일주일 만에 10kg나 찐 것. 그 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뚱뚱한 못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이어트를 하기 전이나 한창 살을 뺄 때는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기 때문에, 자신감도 사라져서 운둔 생활을 자처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후 그는 *덴마크 다이어트, 굶는 다이어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등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을 동원했지만 몸무게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여러 시도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바로 저염식! 그는 “‘헬스걸’ 때처럼 건강한 식단을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답이었다”며 “무리한 식단 조절이 아닌 하루 세끼를 저염식으로 적당히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을 유지할 경우 1달에 빠지는 몸무게는 1kg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권씨는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권씨는 “단기 다이어트를 계속하다 결국 살을 못 빼는 것 보다는 천천히 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라며 “다이어트의 기본은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한입 한입이 고역이었던 다이어트 식단을 이제는 맛으로 먹는다는 그. 권씨는 이제 다이어트를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권씨는 다이어트와 관련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강연을 하고 책을 쓰는 등 다이어트와 관련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또 올해부터는 매일 식단 일기를 써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데, 하루 평균 방문자가 만 명에 육박한다고. 모든 다이어터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권씨. 그의 앞날이 기대된다. 
 
*덴마크 다이어트 : 야채와 달걀 등을 이용하여 고단백저칼로리를 포함하고 있는 식품을 섭취하는 다이어트 방법


고진환, 김지민, 송시영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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