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을 맞아 캠퍼스는 선거 열기로 가득하다. 각 선본들은 당선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선거운동에 열중한다. 이러한 경쟁을 통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들이 만들어지고, 이듬해 연세사회의 밑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선거운동은 총학생회장 선출을 위한 과정을 넘어 우리학교 학생사회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 기간 중 각 선본들은 총력을 기울여 선거 유세에 열중한다. 그러나 이러한 열기는 종종 선거 원칙에 위배되는 비방 선거 국면으로 치닫기도 한다. 이러한 비방 선거는 선본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방해가 되므로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얼마 전 중앙도서관 앞에 현 총학과 암암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다른 선본 등을 비방하는 현수막이 붙어 물의가 빚어졌다. 이 현수막을 붙인 단체는 자유대학생연합으로 총학생회에 출마할 선본인지, 다른 성격의 단체인지는 불명확하나 선거와 관련이 있는 학생들을 비난했다는 점에서 비방 선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주캠에서도 한 단과대 회장을 비방하는 내용을 인쇄한 종이가 캠퍼스 내에 뿌려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비방은 선본들 간의 바람직한 경쟁을 저해함은 물론 학생들이 합리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나아가 학생들이 대학 선거 자체에 염증을 느껴 총학생회 선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비방이 난무하는 총학생회 선거에 싫증을 느낀 학생들이 냉소적 태도를 보이며 선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총학생회는 낮은 학생 참여율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 결과 대표성에 대한 논란도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의 저조한 참여율만 탓하기에 앞서 각 선본들이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총학생회 선거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학생사회의 1년을 결정짓는 중대한 행사이다. 선거의 본질을 흐리고, 학생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비방선거는 지양해야 함이 마땅하다. '당선'이라는 근시안적 목표에만 몰두해 ‘소탐대실'하지 않도록 선본과 학생들 모두 주의하고, 건설적인 정책위주의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