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게임 ‘League Of Legend’(아래 LOL)에게 사람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피씨방에서 LOL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알 수 있다. 트롤짓*을 하는 친구에게 욕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명령을 내리고 싶어 하는 사람,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사람, 그 판을 승리로 이끄는 사람과 한 번에 말아먹는 사람까지. 게임 하나가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감정은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유명한 게임이 시장을 휩쓸 때마다 그것은 사람들의 단순한 유희거리를 넘어 일상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마치 지금의 LOL처럼 말이다. 도대체 게임이 뭐 길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이렇게 내뿜는 것일까? LOL의 랭킹 순위를 따라가며 게임에 대해 알아보자! Challenger까지 읽고 나면 당신은 이미 ‘온라인 게임의 이해’를 수강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Bronze.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은 바로 게임회사 ‘넥슨’이 발명한 ‘바람의 나라’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이 게임은 온라인 게임 역사의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그 후 ‘엔씨 소프트’의 ‘리니지’와 같은 흥행작들이 나오며 온라인 게임이 널리 보급됐고 온라인 게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하였다. 국내에서 대히트를 친 이 게임은 최고의 한국인 프로게이머들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엔 찬 물을 끼얹었다. 당시 피씨방에 가면 모든 화면이 ‘스타크래프트’였을 정도니 그 인기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게임들에 뒤이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계속해서 등장했다. 그리고 게임 산업의 발달과 함께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의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컴퓨터 게임은 한국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Silver. 넌 어떻게 태어났니?
 
  게임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기자가 알아본 결과 그 단계만 해도 약 17가지. 이런 많은 단계를 거치는 이유는 제작을 그만 둘 때 매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즉,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갈수록 개발팀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실패작일 경우 비용이 더 들기 전에 재빨리 접기 위한 것. 다소 매정하긴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이디어 회의 후 괜찮은 기획안이 통과되면 팀을 꾸린 후 게임 제안서를 작성한다. 제안서를 바탕으로 지원을 받아 더 큰 팀을 만들어 구체적인 게임 설계와 비용을 계산한다. 이렇게 철저한 계획이 이루어지면 게임의 프로토타입** 버전을 만든다. 이런 프로토타입 또한 충분한 체험 뒤에 진행여부가 결정된다. 17단계를 간추려 쓰느라 기사에 담지는 못했지만 프로토타입 체험 후에도 중간 중간 평가는 계속되고 ‘아니다!’ 싶을 시에는 언제든 프로젝트를 취소시킨다. 
  게임 제작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회사로부터의 지원과 팀의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된다.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체험 할 수 있는 길이 구현되면, 게임의 미완성 부분을 보완하고 재미를 검증하는 알파 단계로 넘어간다. 이 단계에서는 더 이상 새로 추가되는 기획이나 시스템 변경은 없으며, 역시 시장성이 없다 여겨지면 이전 단계로 돌아간다. 다음은 버그 수정과 밸런스 조정 후 플레이어를 모집하는 베타단계다. 이 단계에서 실제 플레이어들이 사용해 본 뒤에도 이상이 없다면 게임은 본격적인 상용화 작업에 들어간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게임도 계속해서 업데이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검증과 개발의 연속인 것이다. 이렇게 철저한 과정 속에서도 흥행은 장담할 수 없다니, 역시 세상엔 쉬운 일 하나 없다.
  다른 게임과는 다른 독창성, 높은 완성도, 복잡하지 않은 게임 조작법 등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들이다. 'League Of Legend'(LOL) 같은 경우 게임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낮다는 점, 기존의 게임에서 따온 검증된 게임의 작품성, 매번 달라지는 독특한 플레이 등을 갖춰 흥행에 성공했다.
 
Gold. 다양한 너의 모습을 보여줘.
 
  아무리 재밌는 게임이라도 항상 같은 종류의 게임이라면 금세 싫증이 나는 법! 세상엔 다양한 게임이 존재한다. 우선 액션게임이 있다. 화면의 캐릭터를 조종해 적과 싸우거나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으로 ‘건즈’와 같은 게임이다. 다음은 게임 캐릭터의 시점에서 적과 싸우는 FPS(First Person Shooter)게임이 있다. ‘서든 어택’이 대표적이다. 또 선수나 감독이 돼서 스포츠 경기를 이끄는 ‘피파온라인’과 같은 스포츠 게임도 있다. 이외에도 캐릭터를 각종 임무와 탐험을 통해 성장시켜가는 RPG(Role Playing Game), 가상의 세계에서 미션을 해결하거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어드벤쳐, 컴퓨터 상 주어진 것들을 해결하는 퍼즐 등의 게임이 있으니 당신은 고르기만 하면 된다!
 
PLATINUM. 게임, 너는 어떤 존재니
 
  입에 단 것은 때론 몸에 쓰기도 한 법. 때론 컴퓨터 게임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현실세계와 게임 속을 분간하지 못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이 이런 부작용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점들을 우려해 게임에 관한 다양한 규제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런 규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사회 속 뜨거운 감자다.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 정내훈 부교수는 게임시장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새로운 시도로 블루 오션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를 제외하고는 규제를 철폐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여가를 즐기기 힘든 우리나라의 형평상 게임만큼 쉽고 싸게 많은 재미를 주는 매체가 없다’라며 ‘게임이 중독이라면 종교나 사교육도 마찬가지’라 밝혔다. 실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세금을 높이는 게임중독법으로 인해 게임회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고 LOL 세계경기 도중 셧다운제***로 인해 프로게이머가 강제기권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게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니, 유저들에겐 좀 더 융통성 있는 게임규제가 절실하다. 
 
DIAMOND. 게임을 만드는 인재들, 게임공학과
 
  게임 산업이 떠오르면서 게임관련 학과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관련 학과라고 해서 다 똑같은 곳이 아니다. 게임 제작에는 게임스토리 텔링****부터 프로그래밍, 3D 애니메이션 등 넓은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까지 학교마다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분야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 같은 경우 프로그래밍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정 교수는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지금 유행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초부터 최신 기술까지 차근차근 배우는 것이 이 학과의 매력”이라 말한다. 또 한국산업기술대 강태규(게임공학·13)씨는 “높은 취업률이 해당학과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게임공학과라고 수업 대신 게임을 하며 마냥 재미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게임 제작관련 기술을 배우기 위해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하는 것보단 게임 제작에 대한 열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CHALLENGER. LOL VS 도타2?
 
  최근의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온라인 PC게임 중심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추세이다. 최근 유행하는 카카오톡 게임만 봐도 이런 추세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게임 산업 전체 매출의 70%이상을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대나 대학생의 게임 이용’ 중에서는 아직 온라인 PC게임의 비중이 약 50% 정도로 가장 높다. 한편, LOL의 대항마로 나온 ‘넥슨’의 ‘도타2’에 대해 최근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LOL의 인기를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교수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 이유인즉슨, 두 게임의 포맷이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점. 먼저 시장을 선점한 LOL을 도타2가 이기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진통제, 컴퓨터 게임. 게임은 단순한 취미로 치부하기엔 이미 커다란 산업이 됐으며 우리나라에선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게이머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게임은 특히 젊은 층에게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열린 LOL연고전에 대한 학생들의 열기를 기사에 실을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쏟아지는 과제와 조모임에 숨이 턱턱 막혀온다면 당신에게 맞는 게임을 한두 개 정도 찾아볼 것을 강력추천 한다. 물론 과도한 게임 이용은 당신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도 있지만 적당한 게임 이용은 당신의 과열된 일상을 잠시나마 식혀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트롤짓: LOL에서 등장하는 용어로 게임 플레이를 망치는 행위를 말한다
**프로토 타입: 양산에 앞서 제작해보는 원형
***셧다운제: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
****게임스토리텔링: 게임 기획자가 게임 제작을 위해 구사하는 스토리텔링과 사용자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생산하는 스토리텔링

참고자료:  『한국게임의 역사정리에 대한 고찰』 윤형섭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일러스트 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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