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의 기본 데이트 코스, 영화관 가기. 하지만 매번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에 휩싸인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찾는 것이 바로 영화 예고편(아래  예고편)이다. 화려한 영상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예고편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그 비밀을 알기 위해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브레이킹 던』, 『밤의 여왕』등 다수의 예고편을 제작한 예고편 제작자 채유라 PD를 만나봤다.

 
Q. 영화산업이 많이 발전했지만 예고편 감독은 소수라고 합니다. 이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저는 원래 디자인 업계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영화제작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계기로 영화 쪽 직업을 갖게 됐어요. 지인이 차린 CG 회사에서 CG 코디네이터 일을 하게 된 거죠. 그 일을 하던 중 외화 예고편 제작 제의를 받아서 예고편 제작에 참여하게 됐고, 운 좋게도 영화가 성공해 영화제작 일을 계속하게 됐어요.
 
Q. 예고편은 어떻게 만들어 지나요?
A. 옛날에는 영화를 다 찍고 나서 예고편이 제작됐지만 지금은 영화제작 초반에 예고편 계약을 해요. 계약을 하면 이 영화의 예고편을 어떤 방향으로 제작할지 정하죠. 그다음 어느 정도 편집된 영화를 가지고 영화개봉 시기에 맞춰 예고편을 만들어요. 촬영이 많이 진행된 시점이면 영화 본편의 장면을 많이 사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죠. 
예고편을 보면 종종 영화 본편에는 없는 장면들이 있어요. 이런 장면들은 영화가 편집되는 과정에서 삭제된 거라고 보시면 돼요.
 
Q. 예고편을 제작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예고편을 보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작업을 해요. 사실 예고편은 본편보다 훨씬 재미있어야 해요. 그래서 예고편이 상영되는 2분 동안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가질지를 많이 고민하게 되죠.
 
Q. 영화에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예고편에도 스토리가 있나요?
A. 그럼요! 매우 중요해요. 이것을 내러티브라고 부르는데, 영화를 세 줄로 요약한 내용이 예고편 안에 다 녹아 있어야 해요. 대부분 초반에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장면,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 마지막에는 ‘어떻게 될까요? 극장에서 확인하세요~’를 기본적인 구성으로 해요. 가끔 배우나 유명 감독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런 구성이 잘 알려져 있는 뻔한 구성이다 보니 지루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편집을 조금씩 재밌게 하는 시도를 하기도 해요.
 
Q. 지금까지 제작했던 예고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예고편이 있나요?
A. 제가 제작했던 예고편 하나하나 다 기억에 남지만 그중 2004년 제 첫 작품인 『바람의 파이터』! 계약부터 제작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써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근래에는 여러 시도를 했던 『밤의 여왕』과 기획자체가 정말 좋았던 『포화속으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예고편 제작은 OOO이다.
A. 예고편 제작은 행복이다? 인생이다? 아직 결론이 안 나긴 했지만, 저는 예고편을 제작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또 예고편에는 제 인생이 녹아들어 있으니 예고편 제작은 ‘행복과 인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2분이라는 짧은 예고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노력하는 예고편제작자. 당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예고편들은, 예고편제작자의 손을 거쳐 탄생된다.
 
염지선 기자
jsyeo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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