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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路] 사랑은 유한하고, 불가능한 것이야! "Love Impossible"전을 가다.
  • 강대연, 이준호 수습기자
  • 승인 2013.11.12 03:52
  • 호수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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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orning rain is falling”
Maroon5의 ‘Sunday morning’ 속 가사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1월의 어느 날. 혹시 당신은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은 핸드폰을 보며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 풍경과는 달리 회색빛 가득한 당신의 마음을 위해 전시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서울대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Love Impossible>전이다. 적막한 미술관의 모습은 ‘사랑은 불가능하다’라는 다소 씁쓸한 주제의 전시가 열리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이제 사랑하느라 지쳤던, 사랑하느라 지친, 사랑하느라 지칠 당신에게 조금은 철학적인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여우별처럼 훌쩍 떠나간 이별에 슬퍼하는 청춘을 위로해주는 친구의 손길이 되길 바라며.

타인, 그것은 지옥과 다름없어

이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세션은 ‘타인의 시선’. 개인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생각과 철학대로 살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LED조명과 반사판으로 만들어 진 기괴한 얼굴 모형의 <Mirror mask>(한승구 作)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얼굴은 ‘타인과 관계 맺기를 시작하는 곳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곳이며,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타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연기하는데 성공해야만 하는 것이다. 실제 작품을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작품은 우리가 연인이, 친구가, 혹은 타인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 것만 같다.
여기에서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다보면 결국에는 타인의 지옥에 빠지는 존재가 된다. 시선의 싸움에서 패배했다면, 상대방에게 나는 의식 없는 존재, 즉 매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가 된다”라 말했던 철학자 사르트르가 생각난다.

권력 속 지속되는 불평등한 관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권력’에 빗대어 소개한다. 개인은 타인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노예와 주인의 위치를 반복해 갖는다. 짧은 영상물인 <Love Games>(정유미 作)은 이러한 관계의 역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남자와 여자는 놀이를 통해 승자와 패자의 위치를 반복하지만 결국 성숙한 연애는 해보지 못한 채 끝이 난다는 내용의 짧은 영상은 남녀 사이 ‘불평등한 관계의 지속’을 잘 나타낸다. 각종 물건들을 천장까지 높이 쌓아올린 <절대적 기준에 대한 내면의 불가항력적 엔트로피>(이완 作)은 지금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이 위태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서로 무너질 듯한 불안한 상태에서도 균형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사랑의 모순적인 상태를 묘사한다. 언젠간 무너져버릴 불가능한 사랑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긴장의 연속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남녀 간의 ‘완벽한 평등’은 연애의 기본 조건 중 하나다. 이 작품을 보며 이러한 평등이 ‘현실’에서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해 ‘굿바이 투 LOVE’

이렇게 작품을 한 점 한 점 보며 ‘사랑은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세션까지 오게 된다. 마지막 세션은 “사람들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실패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흥미롭고, 많은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멈췄던 박혜수 작가의 <실연수집>에서는 헤어진 연인들과 관련된 물건들을 사연과 함께 수집해 전시해놓았다. 여기에는 현실에 부딪혀 사랑을 포기한 사람부터 부모님의 반대, 결혼 생활에 실패한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이별이 존재한다. 그러한 사연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이별은 아픔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됨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을 꿰맸든 실밥을 뜯어내면 바느질 자국이 남는 것처럼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희미하게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닐까.

문학,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와 장르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진부해 질 수 있는 ‘사랑’. 하지만 <Love Impossible>전은 다른 각도에서 사랑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외로운 계절 잠시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사랑을 찾으려 하지 말고 <Love Impossible>전을 보며 사랑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고 지나간 추억을 환기시켜보고 오는 것은 어떨까? 혹시 모른다. 그대의 인연을 그곳에서 만날지!

기간 : 2013년 9월 3일 ~ 2013년 11월 24일
화요일~일요일 10:00 ~ 18:00(입장마감 17:30) *월요일 휴관
장소 : 서울대 미술관 1, 2, 3, 4전시실
문의 : 02-880-9504


강대연, 이준호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강대연, 이준호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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