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평의회(아래 교평)은  “대학 운영에 대한 전체 교수들의 참여를 통하여” 연세대학교의 연구와 교육을 증진하고자 설립된 조직이다. 설립 목적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전체 교수들의 참여’가 핵심적인 운영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새로 출범한 교평은 교평의 존재 근간인 교수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적극적 소통 노력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에 출범한 교평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학내문제는 백양로사업을 둘러싼 학내갈등의 해결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학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평이 교수들의 생각이나 의사를 결집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교평 회원인 교수들의 개인적인 생각 등을 수렴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원들은 이러한 노력을 체감할 수 없었다. 많은 교수들에게 교평은 그들만의 조직이고 교평소식은 간간히 전해져오는 성명서를 통해서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교평의 적극적인 의견수렴 노력의 부재로 인해 오히려 백양로 사업을 둘러싼 논쟁은 학교 공식기구가 아닌 ‘연세캠퍼스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아래 연캠사)’에 의해 주도되었고 이로 인해 줄곧 백양로 사업을 둘러싼 논쟁의 주체는 학교 당국과 연캠사였다.
지난 10월 연캠사를 포함하지 않는 학교 공식기구들로 백양로 협의체가 결성되어 백양로 사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교평의 입장이 정리되고 그 논의과정에 대한 투명하고 적시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이 또한 그렇지 못하였다. 교수들은 협의체가 4차 회의에 이를 때까지 아무런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고 4차 회의 후 참여 구성원들이 쏟아낸 빗발치는 성명서만을 바탕으로 회의의 내용을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소통 부재의 한 예로 거의 버려진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교평 홈페이지를 들 수 있다. 현재 교평 홈페이지는 운영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교평 의장단의 명단만 바뀌어 있을 뿐 지난 8월 이후 특별한 정보의 제공이나 의견 수렴 등이 전무한 상태이다. 교평은 단과대별 교평 대의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각 단과대의 의견수렴을 활성화해서 고립된 소수에 의해 운영된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교평은 학교본부를 향해 소통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교평은 교평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교수들과의 소통에 어떠한 가치를 두고 있는지 다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평의 정당성은 절차적 정당성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고민과 생각을 진지하게 담아내려고 하는 실체적인 정당성에 더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