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학교 2학년으로 진급한 후부터 결석을 하지 않게 됐다.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안 갈래.”라는 말이 먼저 나왔던 1학년 때와는 달리, 출석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해 그것이 자리 잡은 후로는 결석하는 자신의 모습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이제는 집에서 항상 몇 분씩 일찍 출발하는 것이 익숙해져 매일 그렇게 한다. 3학년이 되고 난 후부터는 지각도 하지 않게 됐다. 지각을 점점 줄여 나가다보니 지각을 안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돼, 지각이 엄청난 잘못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다. 지각과 결석을 안 하다보니 학습태도도 좋아지게 됐다. 이처럼, 잘하는 것도 ‘습관’이다.

『감정도 습관이다』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감정이나 반응하는 모습은 패턴으로 정착돼 뇌에 ‘감정적 습관’으로 형성된다고 말한다. 불행한 감정이든 행복한 감정이든 익숙한 감정에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만큼 그에 해당하는 감정을 더 자주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정뿐 아니라 아무런 의식 없이 하던 행동들도 한 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 후 이를 반복적인 행동으로 쌓으면 습관으로 발전한다. 습관은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규정해 그 행동을 벗어나는 순간 어색해지거나 신경이 쓰이도록 만든다.

‘잘하는 습관’은 개인적인 일에도, 조직적인 일에도 해당한다. 평소에 표현이 서툴고 무뚝뚝한 사람도 의식적으로 한두 번 상대방에게 살갑게 대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그것이 익숙해져 상냥한 사람이 돼있을 것이다. 대중교통에서 한두 번 자리를 양보하다보면 노약자 분들 앞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도 반복해 습관이 되면 전혀 부끄럽거나 어색하지 않다. 아침잠에서 빨리 깨는 것도, 수업시간에 졸지 않는 것도 모두 습관이다.

조직에서도 ‘잘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리더와 구성원들이 열정을 갖지 않은 채로 일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그 조직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정도면 넘어가자’는 식의 생각이 점점 커져 반복되고 결국 큰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다. 조직의 리더가 불합리한 것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평가를 후하게 하는 것을 반복하면 끝없이 평가의 기준이 낮아지게 되고, 결국 그 패턴은 습관이 된다. 리더뿐 아니라 구성원들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지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습관이 될 때 조직은 발전한다.

습관은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처음의 작은 일을 못하면 ‘못하는 습관’으로, 적당히 하면 ‘적당히 하는 습관’으로 커진다. 잘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잘하게 된다. 습관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이왕이면 ‘잘하는 습관’을 갖도록 작은 것부터 잘해나가자.

석지은 사회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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