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에 민감한 대학생들. 특히 자신만의 좋은 향기를 갖고자 하는 이들은 향수는 물론 좋은 향이 첨가된 샴푸와 바디샴푸를 사용한다. 달콤한 향기에 매료돼 별 생각 없이 사용하게 되는 이 제품들 안에는 ‘프탈레이트(Phtalate)’ 라는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우리 몸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 당신은 지금 프탈레이트 노출에 안전한 것일까?
 

프탈레이트(Phtalate)는 무엇인가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소제로, 주로 의료용구, 고무호수, 장난감, 자동차 내장재 등의 플라스틱 제품과 각종 화장품, 향수, 세면용품 등의 생활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향수와 샴푸, 화장품에 프탈레이트 성분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 교실 원종욱 교수(의과대·예방의학)는 “프탈레이트 물질은 용매의 역할을 해 화장품의 여러 성분이 서로 잘 용해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향수와 샴푸, 화장품의 향기가 쉽게 없어지지 않도록 오랫동안 향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이 물질이 사용 된다”고 설명했다.
 

프탈레이트 노출의 심각성과 부작용은? 

우리 피부에 노출된 프탈레이트는 피부를 통과해 체내에 흡수된다. 원 교수는 “향수나 삼푸의 경우에 피부의 넓은 면적에 직접 접촉되므로 단순 플라스틱 제품이나, 의류제품보다 체내 흡수율이 높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프탈레이트가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프탈레이트는 우리 몸의 내분비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물질의 절반을 차지하는 ‘DEHP(Di-EthylHexyl Phthalate)’가 우리 몸 내분비계와 면역체계에 영향을 줘 남성의 정자감소, 생식기 변형과 여성의 불임이나 유산,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환경보호청에서 프탈레이트를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유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최대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 

프탈레이트 노출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사용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에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0년 프탈레이트의 사용을 억제하고자 「화장품 원료지정에 관한 규정」을 통해  제품에 0.01% 이하의 프탈레이트를 함유하도록 했다. 하지만 규정에 따른 제품이라고 해서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해당 규정에 따라 프탈레이트가 소량 혹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이더라도 이 역시 자주 사용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분석연구과 황명실 연구관은 “최근 향수, 샴푸, 화장품은 프탈레이트 함유량이 비교적 줄었지만 아직 확실히 안전한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는 없다”며 “소량의 프탈레이트가 함유돼 있을지라도 이 제품들을 자주 사용하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검출되는 양은 그리 높지 않지만 화장품 용기 안에도 DEHP 성분이 있어 우리 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수, 샴푸, 화장품에서 검출되는 프탈레이트의 양은 소량이지만 인체에 유해한 것은 분명하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미용을 좇다 건강을 놓치기 보다는 적당한 사용을 통해 두 가지를 동시에 챙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민섭 기자
minseob2580@yonsei.ac.kr
그림 김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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