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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역사 속의 은밀한 이야기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3.10.12 19:01
  • 호수 5
  • 댓글 0
이상하게도 ‘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 귓속에 잘 들어온다. 더 듣고 싶고, 더 말하고 싶은 은밀한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현재나 옛날이나 다르진 않을 것이다. 역사책 속에서 ‘그 사람들’을 울고 웃겼던 믿거나 말거나한 해프닝에 대해 귀를 쫑긋 세워보자.
『고려사』가 말해주는 혜종의 탄생이야기
혜종, 태조 왕건의 아들로 고려의 두 번째 왕이다. 왕건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띄운 물을 줘 그의 총애를 얻은 것이 바로 혜종의 어머니 오씨다. 후에 왕건은 왕이 된 후 오씨를 정화황후로 책봉한다. 여기까진 국사 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을 듯 한 이야기! 하지만 『고려사』에 따르면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왕건과 오씨는 사랑에 빠진 후 돗자리에서 관계를 가진다. 둘의 관계가 절정에 다다른 그 순간 신분이 낮은 오씨에게 자식이 생길 것을 걱정한 왕건은 돗자리에 사정한다. 오씨는 이것을 알아채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바로 손으로 왕건의 정액을 담아 몸에 넣는 것. 결국 오씨는 왕건의 아들을 낳는 데 성공하는데 신기하게도 아들의 얼굴에 돗자리 무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아들이 혜종이고 오씨는 결국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물론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에 혜종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돗자리 왕자’가 등장할 정도이니,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분명하다.
자신의 성기가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라스푸틴
우리나라에 『고려사』를 통해 전해오는 왕건 이야기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역사적으로 증거가 있는 라스푸틴의 이야기가 있다. 라스푸틴은 그리스 정교의 승려였는데 당시 러시아 황후의 눈에 띄어 궁에 들어가게 되고 혈우병에 걸린 황태자를 치료했다. 그 후 라스푸틴은 큰 인기를 끌게 되고 귀부인들과 정을 통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인기는 그의 치료나 예언 능력 때문일 뿐만 아니라 색다른 그의 신체적 특징 때문이기도 했는데! 그것은 거대했던 그의 성기였다. 그의 성기를 만지는 러시아 귀부인들은 그 황홀함을 금치 못했고 라스푸틴과 자는 것을 크게 바랐다. 심지어 러시아 황후조차도 그와 자주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 법! 남자의 자존심, 성기 크기를 믿고 지나치게 문란하게 지냈던 라스푸틴은 결국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시체를 우연히 발견한 한 부인 덕분에 현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라스푸틴의 성기를 구경한다는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라스푸틴은 죽어서 성기를 남겼다.

궁녀들의 대식. 탈출구가 필요해!
대식(對食). 원래 ‘마주보아 밥을 먹다’라는 뜻을 가진 이 용어는 조선시대 궁녀에겐 사뭇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 그것은 바로 남자라곤 오직 왕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그들에게 탈출구와 같았던 ‘동성애’였다. 『영조실록』에서는 "예로부터 궁녀들이 어떤 경우에는 친척이라고 하면서 여염집의 아이들을 궁궐에 유숙시키고, 어떤 경우에는 대식한다고 하면서 요사한 비구니나 천한 과부들과 더불어 (궁궐) 안팎에서 관계를 맺었습니다."라는 사헌부 관리의 상소문이 등장한다. 이보다 충격적인 것은 궁녀들의 대식 상대가 비구니나 과부뿐만은 아니었다는 사실! 그들에겐 같이 일하는 동료도 쉽게 동성애의 대상이 되곤 했다. 『연산군일기』를 읽어보면 궁녀들의 커플문화에 대해 조정에서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궁녀들의 방 구성원을 다른 작업장들의 궁녀로 배정하고 대식을 한 궁녀들에게 엄벌을 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조실록』에 따르면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세자빈이 궁녀와 잠자리를 하여 쫓겨났다는 기록도 찾을 수 있다. 이정도 기록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당시 궁녀들의 동성애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 시절 은밀하고 야했던 이야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도는 평범한 야한 이야기보단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마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의 소설보단 살짝은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의 소설이 더 흥미진진한 것처럼 말이다.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박진형 기자  pjhy92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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