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 파문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를 시작으로 다수의 대학에서 총학생회가 국정원의 부적절한 선거개입에 대한 규탄성명을 발표하였고 한양대를 필두로 여러 대학의 교수들이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종교단체나 시민단체들 역시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어 정국은 2008년의 촛불시위 정국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대학교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에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난 이후 총학생회장단이 보여준 우유부단한 모습은 많은 학우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시국선언 분위기에 휩쓸린 인상을 주었으며 지나친 언론 플레이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모습 역시 보여주었다. 이미 구성원 다수의 동의를 얻어 구성된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하기 위해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학내 사안에 충실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비운동권 총학생회가 어디까지 사회참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대학교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에 동참여부에 대해 보여준 일관되지 못하고 결단력 없는 모습은 한국 사회에서 우리대학교가 가지는 위상에 부합하지 않았다.
시국선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나 중요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우리대학교 총학생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총학생회와 학교 구성원 사이의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대학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우리대학교의 독자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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