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우리대학교 신촌캠에 기숙사 5개동을 조성하는 신축계획을 심의, 가결했다. 올해 4월 부영그룹과 기숙사 건립 및 기부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이래 또다시 반가운 소식이다. 협약 체결 당시 정갑영 총장이 “주거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앞으로 2,0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단계별로 신축해 학생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청사진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2년도 신촌캠 기숙사 수용률은 19.2%에 불과했다. 입사가 보장되는 외국인 학생이 늘어가는 추세에 내국인 학생들의 입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왔다. 신촌 일대의 평균 월세 약 50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타지 학생에게 교육과 직결되는 주거권은 큰 문제다. 2012년 수용률이 53.6%로 비슷한 규모의 대학 중 최고였던 원주캠은 비교적 나은 조건인데도 올 1학기 신청자 중 900명 이상이 탈락 통보를 받았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캠퍼스 주변에서 적당한 거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대학생 주거권에 대해 정부와 사회는 무관심 일변도의 태도를 보여 왔다. 대학생 연합기숙사가 건립되어 대학생 거주자가 많아지면 주변에 유흥가가 들어서게 된다며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기도 한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 정부는 학내 민자 기숙사에 대한 재정 지원과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통한 주거비용 지원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대학생 주거난 해소에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는 환영하면서도, 연합기숙사 건축비를 학생 기숙사비로 갚아 나가도록 하는 정책은 개선이 필요하며 아울러 양적 목표 달성에 급급해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또 하나의 목적이 가려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우리대학교 기숙사 신축 건립의 원동력은 RC의 추진이었다. RC는 사회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신입생 전원을 문화예술과 학술세미나 시설 및 체육시설을 갖춘 교내 기숙사에 거주하도록 한 제도다. 수용 규모를 키우기 위한 무리한 노력들이 지적되지만, 단순히 잠자는 장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과 학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설 확충에 주력했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가 연합기숙사 건립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고, 수용률을 30%로 끌어올릴 이번 신촌캠 기숙사 신축을 우리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든 독수리는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부리와 발톱과 깃털을 얻는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글로벌 리더로 거듭날 연세인들의 둥지, 보다 쾌적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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