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다 남은 소주가 있다. 깊은 밤, 집에 혼자 앉아 소주를 들이키면서 청승을 떨자니 오늘따라 술이 더 쓰게만 느껴진다. 드라이진? 계량컵? 다 필요 없다. 소주잔과 냉장고에 놀고 있는 재료들만으로도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는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한다. 하지만 레시피만 보고 맛을 함부로 상상하다가는 괜히 속이 울렁이는 기분이 들 수 있으니, 심신이 허약한 노약자나 임산부, 그리고 어제 밤 과음한 사람들은 주의하길 바란다.



1. 자몽소주 (자몽반개 + 소주5잔 + 사이다5잔)
원가: 2150원
맛: ★★★★☆
난이도: ★★★★☆

 냉장고에 자몽 하나정도는 다들 있잖아요? 어느 집이나 찬장에 하나쯤은 갖고 있는 과일즙 짜는 기구로 자몽을 스윽 짜서 사이다와 소주와 함께 섞으면 자몽소주 완성! 이라고 말하고 끝내면 한 대 맞을 것 같다. 과일즙 짜는 기구대신 자몽을 반으로 잘라서 껍질부분을 잡고 손으로 짜도 괜찮다. 과일즙 짜는 기구는 둘째 치고 자몽을 어디서 구하냐고 묻는 이들에게는 시중에 판매하는 자몽주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기자가 해 본 적은 없다.) 자몽의 상큼하면서도 쌉싸름한 맛과 사이다의 달달함이 어우러져 가히 최고의 궁합을 만들어 낸다. 귀한 자몽을 술로 마셔도 되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정말 해볼만 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2. 커피맥주 (맥주 2/3캔 + 커피믹스) 
원가: 2100원
맛: ★★★☆☆
난이도: ★★☆☆☆

 우리 인생처럼 씁쓸하면서도 고소하고, 또 달콤하다. 맥주의 탄산거품이 한층 그 멋을 더하는 술, 분위기 내고 싶은 날에 추천하고 싶은 커피맥주다. 원래는 맥주에 에스프레소를 첨가하는 레시피가 일반적이지만, 가벼운 주머니 짤랑이며 집에서 혼맥(혼자 맥주)이나 즐기는 우리에게 에스프레소 추출기기는 사치! 캔맥주에 커피믹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깊고 부드러운 맛을 원한다면 아메리카노 커피믹스를, 달달한 맛을 원한다면 아이스커피믹스를 추천한다.
 
3. 메로나 소주 (메로나1개 + 소주 5잔 + 사이다5잔) 
원가: 1650원
맛: ★★★★★
난이도: ★★★☆☆

 칵테일 ‘미도리샤워’를 즐기는 그대. 용돈이 다 떨어져 칵테일 바에 갈 수 없다면 낙심치 말고 편의점으로 향해보라. 메로나 아이스크림과 사이다, 소주를 섞는 것만으로 달콤한 멜론향의 ‘미도리샤워’의 발끝정도는 따라갈 수 있다는 사실! 시원한 사이다와 달콤함의 극치인 메로나가 어우러져 누구나 반하게 하는 환상적인 맛이 탄생한다. 무엇보다도 ‘미도리샤워’의 발톱만큼의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4. 버블티 막걸리 (딸기 버블티 반잔 + 막걸리 반잔) 
원가: 1800원
맛: ★★★☆☆
난이도: ★☆☆☆☆

 내가 음료를 마시는지 버블을 먹는지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없어져버리고 마는 신비의 음료, 버블티. 이 버블티를 막걸리에 넣어보면 어떻게 될까? 고소하게 씹히는 버블 너머로 나도 모르게 꿀꺽꿀꺽 삼켜버린 막걸리에, 어느새 알딸딸하게 취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팁 한 가지 더, 막걸리에는 생활협동조합 카페리앙의 딸기 버블티를 추천한다. 쿠키바닐라 버블티로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굳이 말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김신예 기자
shinyek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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