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그 속에서 추억을 읽다

 
그리스로마신화, 해외판 전래동화가 되다 
 
“나왔어요?”
 그 책이 새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서점을 찾곤 했던 기자는 가장 먼저 ‘그 책’을 사서 읽은 뒤 뿌듯한 표정으로 학교에 가져가곤 했었다. 아이들이 순서를 매겨 책을 빌려 갈 정도였으니 그 인기는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였다. 매력적인 그림체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스펙터클한 이야기 전개까지, 10년 전 많은 초등학생들이 열광했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당신이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2002 월드컵의 함성과 함께했다면 그리스로마신화 시리즈 또한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은 2000년도에 처음 1권이 발행된 뒤 지금까지 1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베스트셀러 도서로 등극했다. 특유의 그림체로 조금은 과도해 보이는 근육질 몸매를 가진 남신들과 화려한 머리스타일과 가냘픈 몸매의 여신들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단 주제가 ‘그리스로마신화’라니 책을 사주는 부모님 입장에서도 다른 만화책에 비해 왠지 교육적 효과가 있어보였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의 출판과 함께 그리스로마신화는 아이들에게 해외판 전래동화가 됐다. 
 그리스로마신화 시리즈의 팬이라면 어느 순간 책의 그림체가 바뀌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초기 책을 맡았던 작가와 출판사와의 갈등으로 작가가 교체된 것이다. 많은 독자들은 이에 안타까움을 보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열풍에는 특유의 그림체가 상당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19권 발행부터 작가가 교체되고 현재는 23권 전체가 개정돼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 하기는 이르다. 초기 작가의 또 다른 그리스로마신화 시리즈가 다른 출판사와의 계약을 통해 2007년도에 다시 출판됐다는 희소식!
 

으악, 너무 너무 아련하다!
 
 그 당시, 그리스로마신화와 쌍벽을 이루던 만화 시리즈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으악, 너무너무’ 시리즈이다. 책 제목처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여러 사건들을 카테고리 별로 분류해 보여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으악, 너무너무 웃기다!’를 시작으로 ‘무섭다’, ‘놀랬다’, ‘변했다’, ‘실수다’ 등 다양한 시리즈가 출판됐다. ‘으악, 너무너무 놀랬다’를 예로 들자면 몸이 붙은 상태로 44년을 살아온 쌍둥이, 개구리를 낳은 여자, 손가락에 긴 뿌리가 자라는 남자 등 단편적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앞서 소개한 그리스로마신화와는 달리 이야기의 흐름이 없었던 ‘으악, 너무너무’시리즈는 인기를 누렸던 기간이 짧았다. 하지만 페이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친구들과 돌려보던 이 책에 대한 추억이  기억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외에도 「마법천자문」, 「메이플 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 등 다양한 책들이 후발 주자가 되어 초등학생들의 귀여운 책 돌려보기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당신의 기억 저편 속에 쌓인 만화책. 기억을 더듬어 기억 속 책장을 넘겨보며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글 김은지 기자
kej_824@yonsei.ac.kr
자료사진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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