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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로 '재창조'사업, 연세의 역사를 '재창조' 할 수 있을 것인가
  • 안규영, 조주연 기자
  • 승인 2013.05.17 21:06
  • 호수 1707
  • 댓글 0

   
 
   
 
   
 
   
 
   
 
   
 
   
 

지난 11일 우리대학교는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아래 프로젝트) 기공식을 진행해 정문에서부터 중앙도서관까지 총 2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공간 변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정갑영 총장은 이 자리에서 “백양로가 많은 인구와 차량으로부터 벗어나 민주화의 성소이자 교류와 소통의 장이었던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며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드러냈다.
우리대학교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프로젝트가 과연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진행 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을지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내용과 더불어 ▲주차 공간 ▲재정 마련 ▲공간 사용 ▲공사 중 교내환경▲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측면에서 살펴봤다.

백양로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돼왔나

백양로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이미 예전부터 있어왔다. 노후화된 조경과 단조로운 경관을 비롯해 현재의 백양로는 3만 5천여 명의 교내 인구와 수많은 차량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김한중 총장 시기에도 백양로 지하 개발이 논의돼 재단 이사회의 승인까지 받았으나 기금 마련 문제와 당시 시급했던 국제캠 관련 사업 때문에 프로젝트 시행이 보류됐다. 이후 계속해서 백양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중, 2012년 정 총장은 그가 총장 후보였을 때부터 공약으로 제시했던 프로젝트를 국제캠RC 제도와 기숙사 신축 등과 함께 추진했다.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첫 단추로지난 2012년 3월 학교본부 백양로 TFT(Task Force Team)가 설치됐으며, 9월에는 관련 사업만을 전담하는 백양로 사업본부가 설치됐다. 그러나 2012년 11월 서울시에 제출된 도시계획심의서류는 통과되지 못했다. 백양로 지하에 신촌 상권에 타격을 주는 외부 상업시설이 들어 설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진 신촌 상인들이 ‘백양로 상업화 반대 위원회’를 결성했고, 이로 인해 서울시가 프로젝트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라며 심의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대학교는 새로운 백양로에 강의실이나 휴식 공간 등 학생편의시설을 주로 배치하고 지나친 상업시설은 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의 상생협약서를 신촌 상권과 체결했다. 이후 프로젝트는 2013년 2월 6일 서울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했으며 3월 중순 학교 본부의 최종안이 발표됐다. 현재는 4월 15일 서대문구청에 접수한 건축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며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프로젝트 공사 사업체를 입찰 공고하는 기간을 가질 계획이다. 본 공사는 8월에 시작되며 우리대학교 130주년 창립기념일인 2015년 5월 둘째주 토요일까지 공사가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의 규모 또한 여러 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지난 2012년 말까지 프로젝트 예상 규모는 연구·교육 및 편의 시설의 지하 1층과 1천여 대 주차장인 지하 2층과 3층 등 총 1만 5천 평이었다. 그러나 2013년 초 서울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기 전 프로젝트 안은 지하 3층이 없어지고 대신 지하 1층과 2층의 공간이 평면적으로 확대된 안으로 변경됐다. 지하의 주차장 층수가 하나 줄고 기존 중앙도서관에서 독수리 상 이전까지였던 지하 공간 개발 범위가 정문까지로 확대된 것이다. 지하 1층과 2층에서 확대된 범위는 모두 주차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위와 같은 변경사항을 바탕으로 3월 19일 학교는 총 1만 9천 626평 규모의 프로젝트 최종안을 발표했다.

백양로 ‘재창조’ 사업이냐
백양로 ‘주차장’ 사업이냐

현재 프로젝트 안은 학교 본부 최종안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공사 규모와 관련해 교수 사회에서는 ‘그렇게 넓은 공간을 주차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16일에 열렸던 ‘백양로 재창조사업 공청회’(아래 프로젝트 공청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교수들의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공사 면적이 확대되면서 제1공학관 앞 공간 전면이 공사판에 포함됨에 따라 공과대 교수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과대 교수평의회(아래 교평)의원 이상호 교수(공과대‧전산구조공학)는 “학교의 중심에 그렇게 큰 주차장을 만들어야할 정도로 주차 공간 문제가 시급하다거나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되지 않는다”며 “공학원에도 지하 5층 주차공간에는 지금도 자리가 비어있다”고 지적했다. 차라리 초안과 같이 지하 3층을 살리되 공사 면적을 좁혀 ‘깊고 좁게’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건설사업단장 임홍철 교수(공과대·지하공간건축개발)는 “초안이 변경된 이유는 단순히 주차 공간 마련이 아니라 차 없는 백양로를 만들려는 프로젝트의 본래 목적을 고려한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현재 프로젝트 안의 주차 면적은 1천여 대로 초안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안 변경이 주차 공간을 더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캠퍼스 내에서는 차가 지하로 다니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사항이기 때문에 정문에서부터 백양로 삼거리까지의 거리는 지하 차로를 만들기 위해 공사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임 교수는 “어차피 공과대 앞의 공간도 지하 차로를 만들기 위해 42% 정도는 공사하게 돼있다”며 “때문에 땅을 팠을 때 지하 차로만을 건설하기보다 함께 유휴공간을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프로젝트 사업단에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임 교수는 이외에도 지하 3층까지 공사할 경우 지하 암반이나 어두운 채광, 환기, 안전 문제 등이 공사에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프로젝트 안 변경의 이유로 들었다. 행정·대외부총장 홍복기 교수(법학전문대학원‧상법)는 이러한 내용들을 담아 지난 15일 공과대 교수들에게 ‘공사범위가 제1공학관 전면까지 포함하게 된 경위’라는 제목의 전체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수사회에서는 프로젝트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평 의장 양혁승 교수(경영대·매니지먼트)는 “지하 공간은 한번 개발하고 나면 다시 손대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프로젝트 안은 기능성만을 고려해 한번에 너무 넓은 공간을 짧은 기간 안에 개발하려고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해당 공간을 미래에 주차 공간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해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주차 공간 마련이야말로 우리대학교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전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우리대학교의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이미 예전부터 제기돼왔다. 주차관리 운영개선 컨설팅 용역으로부터 지난 2012년 10월에서부터 2013년 4월 말까지 조사 받은 결과, 우리대학교의 주차 공간 부족의 주된 원인은 분산적인 주차공간인 것으로 밝혀졌다. 관재처 류필호 처장은 “컨설팅 결과 현재 우리대학교의 경우 백양관이나 학술정보관 근처 등 학교 중심부에는 불법 주차가 성행하는 등 상당히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비해 학교 외곽 지역인 SK학사나 대우관 주변 주차장 등은 오히려 자리가 남는다”고 전했다. 한 예로, 백주년 콘서트홀이나 대강당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중앙 주변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 백양로를 뱅뱅 도는 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임 교수는 “이러한 상황은 우리대학교가 교육·연구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가 되고자 하는 앞으로의 방향에 있어 큰 방해요소”라며 “앞으로 신·증축될 공학관이나 신경영관, 학생기숙사 등을 고려했을 때에도 주차장 추가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차 공간 1천80대,
그중에 800대는 의료원 몫?

한편 프로젝트의 주차 공간 관련 논쟁에 있어 세브란스 병원(아래 의료원)은 빼놓을 수 없는 주체다. 애초에 프로젝트는 우리대학교와 의료원이 공동으로 자금을 부담해 진행시키는 사업으로 시작됐으며, 의료원에서도 지난 2012년 11월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의료원 TFT’(아래 TFT)가 구성됐다. 프로젝트 내용에서 우리대학교는 주로 교육·문화 시설에, 의료원은 주차장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의료원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금액과 의료원에게 할당될 주차공간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투자액 300억 원과 800석의 주차 공간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의료원 사무처 신동천 처장은 “의료원의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이미 매우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프로젝트를 통한 800석의 주차 공간이 의료원에 할당될 경우 설계비와 기타 부대시설비용까지 고려해 의료원이 300억 원 정도를 부담할 것이 TFT에서 논의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질 주차 공간 중 74%가 의료원에 할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측의 논리대로 프로젝트가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프로젝트 공청회에서도 모 교수가 ‘프로젝트가 차 없는 백양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료원의 주차 공간을 위한 사업이 된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신촌 상권과의 상생협약서에 따라 신촌 상인들도 백양로 지하 주차장의 일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대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임 교수는 “의료원에게 주차장을 할당한다고 해도 이는 우선권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의료원에서 주차장이 잘 사용되지 않는 저녁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우리대학교에서 의료원에 할당된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학교에서는 이처럼 의료원과 본교 간 주차 혼잡 시간대가 서로 다른 것을 이용해 주차시스템을 통합하는 합리적인 계획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공연이나 세미나 등 학교의 행사가 열려 주로 교내 주차가 혼잡해지는 저녁 시간대에는 남아있는 의료원 내의 주차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임 교수는 “새로운 주차장을 더 마련하는 것 외에도 불법주차 삼진아웃제나 외곽에 주차할수록 주차요금을 더 저렴하게 매기는 등 효율적으로 주차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주차 공간 부족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에 예상되는 비용
900여 억 원, 재정 마련은 어떻게

의료원의 재정 투자가 프로젝트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투자 금액 300억 원이 큰 액수이기도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재정에 교비가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공청회 자리에서 학교 측은 프로젝트에 9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재정 마련에 대해서는 이미 정 총장이 예전부터 학교의 교비를 사용하지 않고 기부금과 교내 기관의 기금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할 계획이라는 것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자체 수익 중 일부가 정기적으로 기금에 적립되는 교내 기관으로는 어학당이나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을 예로 들 수 있다. 임 교수는 “교내 기관들은 프로젝트에 자신이 원하는 시설을 신청하고 그 규모에 맞는 금액을 기금에서 조달해 투자하게 된다”며 “이것이 프로젝트 재정 마련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의료원 또한 주차장 확보를 목적으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자체 기금을 가진 교내 기관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재정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생협의 적립 기금의 경우 예전부터 학생사회 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생협은 현재 학생회관이 포화상태임을 고려해 예전부터 후생복지관 건립을 위한 후생복지기금을 적립해왔으며 지난 4월 26일 기준으로 적립된 후생복지기금과 복지공간 조성 기금은 83억 8천여만 원에 이른다. 학생식당이나 학생 휴게 공간, 자치 공간 생성 등 학생편의시설 중심인 후생복지관을 위해 적립됐던 이러한 기금이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것이 합당하냐는 것이 해당 논란이다.

프로젝트 공청회에서도 사과대 부학생회장 노경호(사회·08)씨가 이와 관련된 질문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학교 측에서는 “형태는 달라도 이미 몇 년 전 김한중 총장시기 백양로 개선 사업에 생협 기금이 투입된다는 것은 예정돼 있었다”며 “프로젝트에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포함되기 때문에 당연히 학생복지를 위해 비축됐던 생협 기금이 이곳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임 교수는 “교내 기관들의 프로젝트 참여에 관련해서는 이미 초기 단계의 의견 교환은 이뤄진 상태”라며 “정확한 투자액 조정은 건설사 입찰 이후 착공 이전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50대 총학생회장 고은천(토목·10)씨는 “프로젝트에 해당 기금이 투자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아직 생협 이사회 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전혀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측에서 생협의 프로젝트 참여를 잠정적으로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협의 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생협 주명관 상임이사는 “생협 기금은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결정되는데 아직 한 번도 프로젝트의 기금 사용이 안건에 올라온 적이 없기 때문에 관련해서 결정을 내린 일이 없다”며 “그러나 학생회관의 공간이 부족한 현 상태에서 백양로 지하 공간은 포기할 수 없는 공간”이라고 전했다. 주 이사는 “어느 만큼의 프로젝트 시설투자가 학생들에게 더 편의를 가져다줄지 신중히 고려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학교는 프로젝트의 재정 마련을 위해 동문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메일 또는 편지를 보내거나 학교 홈페이지 팝업창 등을 띄워 프로젝트 모금에 관련된 사항을 홍보하고 있다. 임 교수는 “현재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모금 진행 상황이 매우 성공적인 상태”라며 “우선 공사에 필요한 1차적 액수는 확보됐으며 앞으로도 박차를 가해서 모금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롭게 탄생될 지하 공간,
어떻게 사용될까

프로젝트로 인해 새롭게 생길 공간 중 지하 1층 공간은 크게 ▲교육·연구 시설과 ▲행사시설 ▲학생 편의 시설로 사용된다. 임 교수는 “학교의 가장 중심인 백양로 지하는 교내외 모든 위치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용도를 결정할 때 해당 공간이 충분한 공공성이 있는지를 고려했다”고 전했다.

현재 확정된 시설로는 ▲500석 규모의 중강당 ▲250석 규모의 연회장 ▲교직원 식당 ▲외부행사나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PDR) ▲어학당의 커뮤니케이션 라운지 ▲문구점, 편의점과 같은 학생 편의시설 등이 있다. 임 교수는 “학교 본부에서 지난 2012년 6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시설이 휴게·편의 시설이라는 의견을 받았다”며 “해당 시설들은 새로운 공간 계획에 대부분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 교수는 “백양로 지하 공간은 현재 학생회관에 있는 생협 시설 중 일부를 옮기거나 기존에 부족했던 시설을 신설해 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사회 내에서도 프로젝트와 관련된 공간 사용과 관련해 여러 논의가 있다. 50대 총학생회는 지난 3월, 총 1천 29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이 조성되는 백양로 지하공간에 가장 필요한 시설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대 3개까지 중복선택이 가능했으며 그 결과 벤치, 수면실 등과 같은 휴게시설에 대한 수요가 제일 높게 나타났으며(15.2%), 학생 자치 공간(12.1%)이 그 뒤를 이었다. 세 번째로 수요가 높은 시설은 학생 자치단체의 연습 시설(9.4%)이다.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모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다. 총학생회장 고씨는 “겉모습으로만 좋은 평을 받는 공간이 아니라 자치공간과 같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공간이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복지처 측은 “프로젝트로 새로 생긴 공간에 기존 학생회관의 일부 시설을 옮기고 학생회관에 비게 될 공간을 학생들을 위한 자치 공간으로 사용할 것이 확정된 상태”라며 “현재 주차 공간 외에는 프로젝트 공간 활용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공청회에서 나온 이야기나 총학의 의견을 계속해서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대규모 캠퍼스 공사를 진행한 대학은 우리대학교만이 아니다. 이화여대의 경우 지난 2008년 캠퍼스 지하 공간인 ECC(Ehwa Campus complex)를 완공해 현재 카페,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서점 등의 문화 시설과 학생 들의 학습 공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간에 스타벅스, 교보문고, 닥터로빈과 같은 상업시설이 입점하면서 연구 공간이나 학생들의 학습 및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만과 함께 캠퍼스가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대학교의 프로젝트 또한 계획 단계에서부터 상업화가 우려됐으나, 현재 지나친 외부 상업시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협약을 신촌 상권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캠퍼스가 상업화될 소지는 높지 않다. 임 교수는 “상생협약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생협 시설 및 상점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피할 수 없다면 줄여라 '
공사 기간 중 문제점

학교 측에서 지난 2012년 6월 교수, 직원, 재학생, 동문 17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부정적 측면으로는 ‘공사기간 중 교내 혼잡’이 꼽혔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소음 및 진동 문제, 교통 문제, 보행자 안전 문제 등이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약 2년의 기간 동안 백양로를 이용하는 학내 구성원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공과대의 경우, 건물과 공사 장소가 가까워 보다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상호 교수는 “공사 면적이 공학관 앞까지 확장돼 공사 기간 동안 공과대 주변의 교육 환경뿐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임 교수는 “땅을 파는 과정에서 소음이나 진동 문제는 불가피하다”며 “공사시작 단계인 오는 2013학년도 2학기에 소음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그러나 방학 중 공사에 박차를 가해 최대한 학기 중에 소음 피해가 덜 가게끔 나름대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사 과정 중에 예상되는 소음이나 진동 문제는 공사 방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현재 학교 측에서 고려하고 있는 공사방법으로는 크게 개착식(open-cut)공법과 역타(top-down)공법 두 가지가 있다. 개착식 공법은 일반적인 공사 방법으로 건축면적 전체를 지표면에서부터 시작해 위에서 아래로 땅을 파는 방식이다. 공사기간도 짧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먼지, 소음 등의 문제가 심한 편이라는 단점이 있다. 역타 공법은 지표면에 먼저 콘크리트 판을 구축해 상부를 막은 다음, 하부에서만 땅을 파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역타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할 경우 지상의 상태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지하에서만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공법이 공사 진행에 가장 원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리 콘크리트 판을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공사 초기에 소음문제가 심각하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임 교수는 “소음이나 진동, 공사비용 등의 문제가 밀접하게 연관돼있기 때문에 섣불리 공법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해당 사안은 곧 치러질 건설사 입찰에서 후보 기업들에게 과제로 남겨질 것이며 학교 측은 가장 적절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중 겪게 될 통행 불편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교통문제에 대한 이런 우려에 류 관재처장은 남문을 개방하고 학술정보관 뒤에서부터 윤동주 시비 뒤쪽으로 이어지는 서측 도로를 개선 공사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서측 도로 공사 기간은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임 교수는 “이외에도 넓은 면적을 한 번에 굴착하지 않고 학생들의 동선을 고려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단계별로 진행하는 등의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진행에
소통 부족 문제 제기돼

또한 프로젝트는 우리대학교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이끄는 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진행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교평 양 교수는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식 기구가 없어 교수들의 의견 수렴과 학생 사회의 의견 반영이 잘 되지 않았다”며 “이에 관련 안건을 함께 의논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건의했으나 학교 측은 줄곧 거부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행정·대외부총장 홍 교수는 공과대에 메일을 보내 “2011년 말부터 공청회, 교직원 비전 컨퍼런스, 인터넷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학내 구성원 및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왔다”며 “자문위와 같은 협의체 구성이 요구된다면 학내외 구성원 및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충분한 논의 없이 다소 성급하게 계획안을 완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또한 제기됐다. 공과대 이 교수는 “공과대에는 프로젝트의 지하 공사보다 훨씬 어려운 국가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문하는 전문가 교수들이 많다”며 “그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계획한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임 교수는 “TFT와 건설사업단에 교내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고 공과대 교수님들의 의견 또한 일부 반영됐다”며 “사업단에서는 건축에 대해 종합적인 실무지식을 지닌 현장책임자들의 조언을 얻어 학교 전체에 가장 유익하고 합리적인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또 임 교수는 “굴착하는 데에만 8개월 가량 걸리는 만큼 백양로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백양로 ‘재창조’를 위해

백양로는 지난 1921년 농과 학생들이 실습으로 백양목을 심으면서 그 이름을 갖게 된 이후 연세인들의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백양목을 심은 지 92년이 지난 지금, 선배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소중한 공간인 백양로를 연세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첫 발을 내딛었다.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합의와 선구적이고 안전한 공사 안이 도출됐을 때에야 비로소 백양로가 진정으로 '재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안규영 기자
agyong12@yonsei.ac.kr
조주연 기자
 piseek@yonsei.ac.kr

<자료사진 : 백양로재창조프로젝트 건설사업단>

안규영, 조주연 기자  agyong1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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