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이야기가 있는 원주, 그 역사로 스미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심에 실증이 난 당신, 혹시 주말을 집에서 어영부영 보내고 있지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서울을 벗어나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원주시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원주캠 학생이라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원주의 숨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맑은 자연 속에서 유구한 역사의 숨결과 문화의 정취를 느끼며 원주의 향기로움에 취해보자.

한지가 전해주는 숨결

  원주에는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없는 한지의 다양성과 그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의 한지를 테마로 한 문화공간인 ‘원주한지테마파크’다.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는 한지의 역사와 다양한 쓰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예술성을 한 눈에 보고 느낄 수 있다. 테마파크 1층에 위치한 한지 역사실에 가보면 파피루스부터 현재까지 종이의 역사와 한지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 다르면서도 조화로운 묘한 대비 속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테마파크에는 직접 한지를 다룰 수 있는 공예체험공간도 마련이 돼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기법의 한지공예를 통해 거울, 상자, 편지지, 옆서 및 꽃잎한지 등을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 볼 수 있다. 체험들을 마친 뒤 시간이 남는다면, 테마파크 내 위치한 한지카페에서 아름다운 전통 한지로 장식된 찻잔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담아 마셔보자.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원주캠에서 30번 버스를 타면 금방이니, 한 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박경리의 토지를 만나다.

  원주는 박경리가 1980년부터 18년 동안 살면서 『토지』의 45부를 완성한 곳이다. ‘박경리 문학공원’에는 박경리의 일상과 삶의 자취는 물론, 한국문학의 산맥을 한자리에 모아 놨다. 박경리 문학공원에는『토지』의 배경인 ‘평사리 마당, 홍이동산, 용두레벌’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평사리마당에는 『토지』속 주인공들이 거닐던 평사리 들녘이 펼쳐져 있다. 꽃냄새를 맡으면서 홍이동산에 다다르면 주인공 홍이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나무전신주가 서 있는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면 간도 용정으로의 여정을 그려낸 용두레벌에 이른다. 박경리 생가 앞쪽으로 길게 놓인 이곳은 거칠고도 아름다운 간도 용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무로 둘러싸인 동산 꼭대기 돌 쉼터에서 바람을 쐬다보면, 소설 속에 있는 듯 느껴진다. ,
  문학공원을 다 돌고도 여전히 토지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면 박경리 문학공원 내에 위치한 북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북카페 2층에는 일제 강점기 때의 희귀자료들을 상설 전시해『토지』의 주요 시대적 배경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한다. 원주캠에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5번, 5-1번등 총 9개의 버스를 타고 『토지』를 느껴보자. 

500년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강원감영을 거닐다.

  원주캠에서 34번을 타고 강원감영에서 내리면 500년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경복궁의 장엄함을 원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적 제 429호로 조선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직무를 보던 관청인 강원감영. 강원감영에 들어서면 포정루에서 중삼문, 내사문이 이어져 있는데 이곳은 과거 방문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공간이었다. 세 개의 문으로 이뤄진 진입공간을 걷다보면 저절로 몸가짐이 경건해진다. 진입공간을 지나면 강원감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집무 공간 ‘선화당’이 보인다. 선화당은 임금의 덕을 선양하고 백성을 교화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강원감영은 625전쟁 이후로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 과거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강원도에서 원주가 가졌던 위용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원주의 길에는 인위적인 자연이 아닌 멋스러운 전통과 자연, 문학,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져 있다. 이번 주말, 도시를 떠나 일상의 쉼표를 찾고 싶다면, 푸른 숲과 더불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가 숨 쉬는 원주를 방문해보자

글, 사진 염지선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