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라이든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난 학기를 보내고 온 정주원(정외·10휴학)씨를 만나봤다. 암스테르담과 헤이그 사이에 위치한 라이든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처럼 대학을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져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자 베아트릭스 여왕의 출신학교로도 유명한 라이든대에서의 생활을 들어보자.

 

Q. 교환학생 준비부터 파견까지의 일정을 알려 주세요.

A. 먼저 교환학생을 지원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여름방학 동안 토플공부를 해서 지난 2011년 9월에 시험을 봤어요. 그리고 2012년 1월에 지원해서 2학기에 파견됐습니다. 학기는 9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났어요. 학기가 끝난 후에는 여행을 좀 더 하고서 2013년 1월에 입국 했어요.

 

Q. 교환학생 준비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구했나요?

A. ‘교환학생정보공유(교정공)’라는 싸이월드 클럽이 있어요. 거기에서 면접 기출문제, 지원학생 스펙 등의 다양한 정보를 구할 수 있었어요. 면접을 앞두고는 교환학생 면접 스터디를 했었는데 이 스터디도 교정공에서 구했어요.

어느 학교를 지원할지 고민한다면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파견보고서가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기라고 할 수 있는데 파견을 다녀온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쓰고 있어요. 다양한 학생들이 각 나라의 대학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들을 수 있어요.

 

Q. 라이든에서의 생활을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A.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은 꼭 자전거를 배워서 가기를 추천해요.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가 발이에요. 시외로는 기차로 이동하지만 라이든 시내에서는 항상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어요. 자전거로 30분이면 라이든의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갈 수 있어서 버스는 거의 탈 일이 없었죠.

 

Q. 라이든의 분위기는 어때요?

A. 네덜란드 또는 암스테르담이라고 하면 ‘환락’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는데 라이든은 조용한 도시에요. 대학을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져서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현지인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공부하기에 좋은 분위기를 원하거나 펍에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평화로운 생활을 꿈꾼다면 라이든을 추천해드릴게요.

 

Q. 네덜란드에서는 네덜란드어를 쓴다고 알고 있어요. 생활하는 데 언어문제는 없었나요?

A. 수업 등 학교생활은 모두 영어로 진행됩니다. 학교 밖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간판이나 상표는 네덜란드어로 써 있기 때문에 혼자 나가면 항상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했어요. 세제를 사러 갔다가 섬유유연제를 사오기도 했었죠.(웃음) 그래도 살다 보면 ‘gratis(공짜)’와 같은 생존 네덜란드어는 배우게 되긴 해요. 네덜란드어를 배우려고 해보지는 않았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죠.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적기 때문에 굳이 배울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Q. 네덜란드의 물가는 어떤가요?

A. 네덜란드는 유로화를 씁니다.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비싼데 특히 방값이나 외식비, 교통비가 비쌌던 것 같아요. 저는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한 달에 600 유로(약 85만원)정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싸게 식료품을 구하고 싶다면 토요일마다 열리는 마켓에 가보세요. 마켓에서 파는 키블링(kibbeling)이라는 네덜란드식 생선튀김이 저렴하고 맛있어서 주말마다 먹으러 다녔어요.

 

Q. 라이든대의 학기는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A. 우리나라의 학점제도와 비슷하게 유럽에는 ‘ECTS’ 제도가 있어요. 보통 한 학기에 20에서 30ECTS 정도의 수업을 들어요.
학기 단위도 우리나라와 조금 달라요. 우리학교에는 3월과 9월에 학기가 시작하고 각 학기당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죠.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두 학기가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9월에 첫 학기가 시작해요. 그리고 각 학기는 두 블록(Block)으로 나눠져 있어요. 학기 초에 수강신청을 하는데 과목에 따라서 1블록 동안 진행되는 수업, 2블록 동안 진행되는 수업, 1블록에 시작해서 2블록에 끝나는 수업도 있어요.

 

Q. 라이든대의 수업진행과 시험방식은 어떤가요?

A. 수업과 시험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수업 규모는 300여명이 듣는 대형 강의도 있고 20여명이 듣는 토론식 강의도 있어요. 시험에도 서술형 문제와 객관식 문제가 있죠.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개인 공부양이 많다는 점이에요. 저는 4과목(총 25ECTS)을 들었는데 과목당 일주일에 2시간 정도 수업을 들어서 여유로웠어요. 수업 이외의 여유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모두 당연하게 스스로 자료를 찾아서 보고 예습, 복습을 하는 분위기였어요.

 

Q. 교환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나 단체가 있나요?

A. 우리대학교의 ‘IYC(International Yonsei Community)*’나 ‘YG(Yonsei Global)**’처럼 라이든대에도 ISN이라는 단체가 있는데 교환학생들과 학생들을 만나게 해 줘요. 파티를 주최하기도 하고 무비 클럽, 쿠킹 클럽 등 클럽활동도 열어요. 사실 저는 열심히 활동을 안 해서 그런지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사실 교환학생 친구들끼리 자주 보게 되고 가장 친해지게 돼요. 네덜란드인 친구도 있었지만 독일, 싱가폴,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친구를 사귈 수 있었어요.

 

Q. 학점 인정은 어떻게 받나요?

A. 우리대학교에 돌아와서 학점인정을 받을 때에는 1ECTS가 0.5학점으로 환산이 돼요. 제 경우에는 25ECTS를 들어서 12.5학점이 인정되겠죠. 거기서 3학점씩 전공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저는 12.5학점 중에서 12학점을 네 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거죠. 남은 0.5학점은 졸업학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반올림해서 1학점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 라이든대에서의 성적은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요. 5.5점 이상 받아야 패스를 받을 수 있는데, 패스를 받지 못하거나 일정 점수 미만의 학생들은 기말고사 이후 재시험을 볼 수 있어요. 패스만 하면 학점을 주는 것은 교수님 재량일 거예요. 

 

Q. 여행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한 곳만 말해주세요.

체코, 런던, 파리 등 여행했던 모든 나라가 기억에 남지만 한 곳만 꼽으라면 헝가리가 생각나네요. 헝가리에서 카우치서핑***을 했어요. 카우치서핑을 했던 곳의 호스트가 남자분이셨는데 여행을 좋아하던 유쾌한 사람이었어요. 헝가리와 같은 동유럽은 물가는 싸지만 여행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게 아직 심한데 그분과 함께 현지인들만 아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비교적 싸게 먹은 기억이 나요. 야경을 보기 위해서 겔레르트 언덕을 많이 올라가는데 거의 산이에요. 늦은 밤에 여자 둘이서 가기는 위험한데 호스트와 함께여서 밤늦게까지 구경 할 수 있었어요. 헝가리 도나우강을 따라 보이는 야경이 아주 예쁘답니다.(웃음)

 

Q.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제가 주변에 교환학생을 떠나는 친구들에게 경험자로서 조언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바로 ‘YES 맨이 돼라’에요. 무엇이든 해보라는 말이죠. 저도 원래 행동보다 생각이 많아서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곤 했어요. 하지만 교환학생을 가서는 다시는 못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경험해보려고 애썼어요. 이렇게 생활하고 오면 확실히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IYC(International Yonsei Community): 국제연세학생회 동아리
** YG(Yonsei Global) : 연세글로벌 산하기구 동아리
*** 카우치서핑 : 여행하고자 하는 곳의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무료 숙박을 제공받을 수 있는 여행자들을 위한 비영리 커뮤니티

최지연 기자
geechoi@yonsei.ac.kr


사진 장미 기자
mmmi08@yonsei.ac.kr


자료사진 정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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