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앙일보에서 전국 30개 대학교 재학생 3천명을 일대일로 면접하고 ‘대학생 만족도 조사’ 라는 기사를 게재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대학교는 학생만족도가 13위에 그쳤다. 전국종합사립대학 평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대학교의 위상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순위가 아닌 수 없다. 중앙일보의 조사를 계기로 해서 과연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 불만족하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의 이번 기사는 ‘대학생은 대학의 고객’이라는 인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대학이 시장에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라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과 학생의 관계를 단순히 공급자와 고객 관계로 파악하는 신문사의 천박한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대학의 존재의의는 연구와 교육을 통해 사회진보에 기여하는 것이다. 학생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한다. 교수와 학생 간의 사제관계는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이상의 의미가 있고, 교직원과 학생으로 구성된 ‘대학공동체’는 배움을 통하여 사회진보에 기여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대학공동체는 구성원 서로간의 원할한 의사소통을 통해 대학에게 부여된 숭고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공동체의 중요한 축인 학생들이 공동체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공동체 내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우리대학은 현재 백양로 재창조 사업과 국제캠퍼스로 ‘제3의 창학’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외형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에는 우리대학교는 이제 전세계의 대학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학생 만족도 조사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대학교가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하여 내실을 챙기지 못한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들게 한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학생이 진정으로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자문(自問)할 시기에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과연 학생들이 무엇을 불만스러워 하는지 대학본부에서 상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교직원들도 우리 학생들이 ‘섬김의 리더십’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들도 ‘블랙컨슈머’와 같이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기보다는 공동체 내의 모든 구성원의 입장도 이해하고 고려해주는 ‘균형감각’을 가졌으면 한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