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백양로를 만들기 위한 사업이 시작됐다. 이는 연세 128년 역사의 새로운 변혁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시작된 Residential College(RC)교육이 우리나라 대학교육체제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교육체계 개편사업이라면, 백양로 프로젝트는 백양로를 융합과 교류 그리고 소통과 문화의 녹지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캠퍼스 환경 개선사업이다.

백양로 프로젝트의 골자는 차 없는 백양로를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백양로는 통과 차량과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에 점거된 지 오래되어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없었다. 이러한 백양로와 신촌캠퍼스의 지상을 보행자와 연세인을 위한 문화녹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백양로 프로젝트 설계에 기본적으로 주차공간을 많이 포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마련된 백양로 프로젝트의 결과물에 실제로 충분한 주차공간이 마련된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만일 충분한 주차공간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신촌 캠퍼스의 다른 공간에 넘쳐나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비싼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다.

나아가 지하공간의 개발 사업이 완성되면 그 지하공간을 철거하기 전에는 추가로 지하공간을 얻을 수 없다는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 즉 섣불리 계획을 세워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공사의 완성에 급급하다보면 백양로의 지하공간은 신촌캠퍼스의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현재의 공간 수요예측이 제대로 된 것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차 없는 백양로라는 장밋빛 희망 앞에는 당분간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앞으로 백양로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까지 백양로는 공사로 인하여 매우 혼잡할 것이다. 학교 당국은 주차 삼진아웃제도를 시행하여 신촌캠퍼스의 차량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으나 확고한 시행의지가 없는 한 이는 탁상공론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무질서를 방치한 학교 행정을 보면 그러한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개교 130주년에 맞추어 탄생할 새로운 백양로를 생각하면 백양로 프로젝트의 시작은 즐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학교 안팎에는 백양로 프로젝트를 향한 여러 우려가 있다. 학교 당국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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