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슈퍼에서 불량식품 대신 고급 브라우니를 사먹는다.  그러나 우리 어릴 때에는 동전을 모아 싸구려 간식을 사먹으러 슈퍼로 달려가던 추억이 있다. 그때 그 시절 우리의 배를 채워주던 주전부리로 ‘추억팔이’ 한 번 해보자.

 학교 근처에는 작은 문구점이 하나씩은 꼭 있었다. 준비물이 없어도 문구점에 꼭 들러 불량식품 코너에서 고심 끝에 하나를 고른다. 그리곤 계산대로 향해 백 원짜리 몇 개를 내밀곤 행복에 젖는다. 하나씩 골라서 쏙쏙 뽑아먹던 아폴로. 포도맛, 딸기맛, 초코맛, 바나나맛 등 다양한 색깔의 막대를 돌돌 비벼 뽑아먹던 그 재미란. 쭉쭉 찢어서 물고 다니던 쫄쫄이는 구워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혀가 파래지는 게 재밌어 빨고 또 빨았던 페인트 캔디. 파랗게 변한 혀를 내밀며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괜히 어른이 된 기분이 들게 하던 맥주 사탕. 끝이 없이 풀리고 풀려 혀를 감싸던 테이프 사탕.

 불량식품 하나씩은 입에 물고 집으로 돌아가던 하굣길을 엄마가 봤다면 얼른 버리라며 야단을 쳤겠지만 우리는 불량식품을 쉽게 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량식품은 단순한 군것질거리가 아니었다. 그 시절 먹던 불량식품을 떠올리면 혀에 느껴지던 그 ‘맛’만이 기억나는 것은 아니다. 함께 먹던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골목, 하늘, 공기가 생각난다. 그 알록달록 새콤달콤하던 ‘불량’함은 우리 추억에도 정겨운 색과 맛을 들여놨다. ‘불량’한 그 맛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급식으로 모자라 우리들은 매점으로 일제히 뛰어가곤 했다. 그리곤 하나같이 고른 것은 바로 ‘포켓몬빵’(자매품으로 케로로빵도 있다). 포켓몬빵을 사는 목적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포켓몬빵의 핵심은 랜덤으로 들어있는 포켓몬 스티커다. 빵은 버리고 그 속에 숨은 ‘레어템’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던 아이들이 반마다 한 명씩은 꼭 있었으니 말이다. 여러 가지 포켓몬들의 모습을 담은 스티커가 내용물 속에 보물처럼 숨어있고, 그것을 모아 한 곳에 붙이던 추억이 생생하다.
 이젠 슈퍼를 찾아 ‘귀여운’ 추억의 주전부리를 집어 들기 부끄러운 나이가 됐다고 슬퍼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당신. 그러나 작은 것에도 행복해하던 그 때의 추억을 아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른 일이다.


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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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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