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시와 공연부터 갤러리 카페들까지! 이태원 문화생활

이태원 프리덤 저 찬란한 불빛 oh oh oh
이태원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이태원 프리덤

우리가 재작년 내내 외치던 ‘이태원 프리덤’.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태원은 아마 ‘외국인들밖에 없는’, ‘밤에 더 밝아지는’, ‘혼자가기에 무서운’ 자유의 공간 정도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원은 더 이상 외국인들만 찾는 유흥가가 아니다. 미술전시, 뮤지컬, 콘서트부터 작은 카페에서 열리는 전시와 공연들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태원에는 놓칠 수 없는 재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지친 일상 중에 문화생활로 하루를 채우고 싶다면 이태원으로 향해보자.
 

한국 미술과 외국 미술의 조화, 삼성미술관 리움

한강진역 1번 출구로 나서면 녹사평역까지 이어지는 이태원 길이 시작된다. 조금 걸으니 나무 사이에 ‘Leeum’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화살표 방향을 따라 걷고 언덕을 마저 올라가 삼성미술관 ‘Leeum’에 도착했다. 유리로 만들어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차장이 먼저 눈길을 끈다. 고개를 들면 미술관 끝까지 유리로 된 건물이 반짝인다. Leeum은 삼성그룹의 창립자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이건희 삼성회장이 우리나라의 미술품과 세계적인 현대 미술품들을 수집하고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고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1과 다양한 국가의 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2로 이루어져있어 한곳에서 한국과 외국의 미술 전시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지난 3월 30일부터 오는6월 2일까지는 특별전시로 ‘금은보화-한국 전통 공예의 미’전이 열리고 있다.
 


새로운 공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블루스퀘어

미술품 전시가 지루하다면 한강진역 2번 출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에서 역동적인 뮤지컬을 볼 수도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공연장 블루스퀘어 내 2개의 홀에서는 쉬지 않고 뮤지컬 공연이 열린다. 뮤지컬「Wicked」나 「오페라의 유령」같은 유명 작품들의 내한 공연이 열린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지금은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아르센 루팡」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지하 1층에는 국내 최초의 뮤지컬 박물관 ‘Dress Circle’도 있다. 뮤지컬을 보기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잠시 Dress Circle에 들러 CD, DVD, 대본 등 뮤지컬에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고 소장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블루스퀘어 각 층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부터 중국음식점, 카페까지 있으니 이태원 길을 걷기 전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커피와 함께 즐기는 전시, 갤러리 카페

블루스퀘어에서 나와 이태원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앞마당에 잔디가 있는 특이하게 생긴 건물이 하나 보인다. 최근 이 건물의 주인이 싸이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바로「건축학개론」에서 한가인과 엄태웅이 이야기 하던 카페이기도 한 ‘테이크아웃드로잉’이다. 여러 이유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이 카페는 젊은 작가들이 작업하며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다. 내부에 들어서니 중간 중간에 깨진 벽이 세워져있고 통일성 없게 배열돼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무심한 듯 시크하기까지 하다. 건물 외부까지 작품들이 전시될 정도로 카페 전체가 많은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신선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2층 한 쪽 벽면은 폴딩도어*로 돼있으니 창가 자리에 앉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이 카페의 신문 형식의 메뉴판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메뉴들로 가득하다. 잔뜩 올려진 머랭을 즐기고 싶다면 ‘폴의 머랭공장’을, 우유로 만든 거품과 고소한 깨를 느끼고 싶다면 ‘개미지옥’을 추천한다.


놓치기엔 아까운 이태원의 숨겨진 골목들

한강진역에서 녹사평역까지 걸어오는 길은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앞에서 소개한 갤러리 카페들 외에도 수많은 갤러리 카페들이 골목골목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역 부근 카페베네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보이는 ‘갤러리 두루’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간단한 술도 즐길 수 있다. 또한 한강진역에서 제일기획 건물까지 약 5백 미터에 이르는 ‘꼼데가르송 거리’에는 다양한 쇼핑공간들이 있다. 유명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디자인제품 샵과 카페를 결합한 ‘MMMG’와 같은 공간도 있다.

이태원역 해밀턴호텔 부근에는 세계음식거리가 있는데 아마 인도, 태국 요리뿐만 아니라 러시아, 터키 음식등과 같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은 이태원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태원역에서 반포역으로 향하는 길의 앤틱가구거리 에서는 큰 가구부터 작은 소품들까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외국 거리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현대인들은 늘 말한다. 똑같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그렇다면 한 번쯤은 일상과 다른 색다른 맛이 녹아있는 ‘한국 속의 외국’ 이태원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려한 미술 전시, 웅장한 뮤지컬 공연, 분위기 있는 식당부터 작은 갤러리, 라이브 카페,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파는 식당까지 하루에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이태원은 언제나 다이나믹하다. 아,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태원의 숨은 맛집과 공연장소를 찾아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 있으므로, 정해진 목적지 없이 이태원을 보물찾기 하듯 신나게거니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폴딩도어 : 여러 쪽의 좁은 문짝을 경첩 따위로 접어 여닫는 문.


글, 사진 김솔이 김지훈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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