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전면 도입된 신입생 국제캠RC에 따라 신입생의 절반인 약 2천 명은 한 학기씩 번갈아 국제캠에서 RC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되며 2014년부터는 신입생 전체로 교육대상이 확대돼 1년 간 국제캠에서 생활하게 된다. 국제캠RC는 주거공간을 생활체험 교육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2천여 명을 수용할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국제캠에서 갑작스럽게 전면 RC교육을 시행함에 따라 학생들은 주거와 관련된 많은 문제점들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캠 기숙사는 지난 겨울 공사를 통해 기존의 2인실을 3인실로 개조하면서 1인당 수용면적이 9제곱미터에서 6제곱미터로 줄어들었다. 이번 학기부터 생활하게 될 2천 명의 신입생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도 함께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신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0%가 기숙사 수용 면적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김아무개(UIC·13)씨는 “원래 2인 1실이던 방에 책상과 침대를 하나씩 더 넣었다고 해서 3인실이 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수납공간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2인실이 3인실로 개조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 비용이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 또한 강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59%의 학생들은 기숙사비가 비싸다고 답했다. 현재 국제캠 3인실 기숙사비는 신촌캠 무악학사 2인실 비용인 72만원보다 비싼 78만 8천원으로, 원래 93만 2천원이었지만 학교 측의 일괄 장학금 지급으로 그나마 낮춰진 가격이다. 이에 대해 이현림(자유전공·13)씨는 “기숙사 거주가 선택이 아니고 강제인데 높은 기숙사비를 전부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내부 보안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기숙사 A동 정문과 기숙사 지하 주차장 출입문의 경우 카드 출입이 이뤄지지 않아 외부인 출입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경비실 관계자는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원칙상으로 출입 대장을 작성해야 하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 밤에 통금을 피해 창문이나 음식물 배식구를 통해 출입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 팀장은 “기숙사 정문과 주차장 출입문에 카드 출입문을 설치하기 위해 RC교육원 측에 예산을 신청한 상태다”며 “학생들이 통금을 피해 출입을 하는 문제에 대해선 이미 창문과 배식구에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세탁 시설도 증설됐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설문조사 결과 37%의 학생들이 세탁시설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현재 국제캠에 거주하는 2천 명의 학생들은 기숙사 내 24대의 세탁기와 18대의 건조기를 이용해 세탁을 하고 있다. 게다가 무악학사의 세탁시설과 달리 빨래나 건조가 끝난 옷을 둘 공간이 없어, 옷의 주인들이 이를 바로 찾지 않을 경우 세탁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이 바로 세탁기를 이용할 수가 없다.

새로 지은 건물들에서도 새집증후군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증설된 건물과 가구들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학생들이 ‘새집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캠에 2년째 거주 중인 C씨는 “태어나서 한번도 아토피가 발생한 적이 없었는데 국제캠 기숙사에 살면서 처음으로 아토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국제캠 1-2A 단계가 완공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건물 안에는 아직도 페인트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한동안 늑장 행정 처리로 말이 많았던 기숙사 행정 시스템에 대해서는 35%의 학생들이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1702호 ‘쨍그랑 깨진 유리창에 구멍난 국제캠 행정’ > 이에 기숙사 행정실 서호준 팀장은 “늘어난 학생들을 대비해 인원을 1명 증원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며 “현재 RC 교육원 측에 인원 보강을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신입생들이 반년 동안의 국제캠 생활 후 신촌으로 왔을 때에도 자취방 계약에 문제가 발생한다. 보통 1년을 기준으로 계약되는 자취방을 13학번 신입생들의 경우 반년 단위로 계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뒤 해당 자취방을 계약할 다른 학생을 찾지 못하거나 다른 학생과 이중으로 계약될 우려가 있다. 이에 총학생회 주거조사단 단장 장현명(사복·12)씨는 “이번 주부터 국제캠 RC로 인해 학생들이 자취방 계약에 피해를 본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수집한 후 이를 학교 측에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