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신촌캠 기숙사는 크게 ▲무악1·2학사(일반 학부‧대학원생 기숙사) ▲무악3학사(의·치·간 재학생 기숙사) ▲무악4학사(국가고시 준비생 기숙사) ▲무악5학사(5개 운동부 기숙사) ▲국제학사 ▲SK국제학사로 구성돼 있다.

무악 1·2·3·4·5 학사는 약 2천 명을, 국제학사 및 SK국제학사는 약 8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우리대학교 재학생의 약 14%에 해당한다. 이는 실질적인 기숙사 수요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민달팽이유니온’(아래 민유)의 ‘201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절반 가량인 49.46%가 통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현재 기숙사 수용인원의 2~3배가 기숙사 수요자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정갑영 총장은 취임 시 기숙사 신축공약을 제시해 학생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학교의 기숙사 건축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2012년 학교는 기숙사 건축기금을 민자유치로 충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총학생회, 민달팽이 기숙사 등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기획실 이헌묵 기획팀장은 “기숙사가 학생들의 돈으로 지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무악학사와 같이 학교의 건축기금으로 건축비가 충당되는 경우에는 학생기숙사비가 월 17만원 선이다. 이에 반해 SK국제학사와 같은 민자유치 방식은 건축비의 원금과 이자가 대부분 학생들에게 전가돼 무악학사의 2~3배 이상으로 이상으로 기숙사비가 책정된다.

결국 오는 2014년까지 연세우유 맞은편에 신축되는 학생기숙사는 부영그룹의 기숙사 건립 및 현물 기부로 지어지게 됐다. 부영그룹은 지상 5층 높이에 41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연세우유 맞은편에 새 기숙사를 건축한다. 이 팀장은 “해당 부지에 기숙사 3개 동을 추가로 신축해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재원이 마련되지 못해 추진되기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기숙사 객실의 반이 3인 1실이기 때문에 작은 객실에 학생들을 무리하게 수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민달팽이유니온’(아래 민유)에서는 지난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중앙도서관 앞에서 약 2천 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기숙사 내부시설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민유 단장 권지웅(기계·07휴학)씨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준전문가 집단을 섭외해 관재처장을 만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신축 기숙사 설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착공되는 연합기숙사 또한 설립 주체인 교육과학기술부가 건축비 부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민자유치 방식을 채택하려 하고 있다. 권씨는 “민자유치 방식으로 연합기숙사가 지어지면 비용이 월 23만원(2인1실 기준)이 된다”고 전했다. 학교 인근의 원룸에서 룸메이트와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연합기숙사의 건립비용은 110억원으로 책정되고 있다. 권씨는 “정부가 이 중 47억만 감당하면 기숙사비가 18만원까지 줄어들며 각 대학보조금까지 추가된다면 운영비 수준인 11만~12만원으로 줄어든다”며 “그러나 정부도 학교도 이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19.2%로 서울 소재 대학교 중 낮은 편에 속한다. 신축되는 기숙사들이 학생들의 주거권을 진정으로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학교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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