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 ‘People' 팝아트 전시회

사람을 만나면 처음 보게 되는 부분, 얼굴.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도 우리는 항상 얼굴에 신경 쓰고 이를 통해 감정을 파악하기도 한다. 매일 수없이 마주하는 ‘얼굴’인데, 그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 본적이 있는가.

                                     잊고 지내던 ‘얼굴’의 의미

‘얼굴’을 주제로 한 윤기원 작가의 팝아트 전시회 ‘People.'이 원주 505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송태권 갤러리 관장은 “얼굴은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귀한 것”이라며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사실 그 이름 안에는 얼굴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100원 동전에도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씌어있는 것이 아니라 얼굴이 그려져 있다”며 “우리가 잊고 살고 있는 얼굴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고, 얼굴의 소중함을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가 열린 505갤러리는 원주의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누군가는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송 관장이 세운 갤러리다. 원주 시민들이 그림을 어려워하지 않고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시의 또 다른 목표다.
 
 

대중예술 팝아트에 담아내다

팝아트만의 매력을 느끼며 감상하는 것은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팝아트(Pop Art)는 파퓰러 아트 (Popular Art, 대중예술)를 줄인 말로서, 추상미술 같은 복잡한 그림이 아닌 대중에게 친숙한 만화나 광고, 사물, 대중 스타 등을 인용하여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표현한 예술을 말한다. 팝아트 특유의 색채 배색이 작품들을 감상하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
  얼굴을 팝아트로 표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송 관장은 이를 ‘시대와의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초상화는 오래전부터 계속 그려왔던 그림이기 때문에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다. 그래서 초상화를 관람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조금 지루하게 다가온다. 반면 톡톡 튀는 팝아트는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사용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우리가 쉽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다.

여러 가지 작품에 담긴 가지각색의 얼굴들

갤러리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이 향하는 곳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병풍이다. 이 병풍은 12지신을 주제로 열두 폭에 열두 명의 얼굴을 담고 있다. 초록색 뿔테 안경에 노란머리, 짧은 턱수염을 가진 남자의 얼굴. 동그란 얼굴에 머리를 한쪽으로 묶고, 도톰한 입술을 가진 여자 등 각기 다른 12인 12색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송 관장은 가족들의 얼굴을 팝아트로 표현한 작품도 있다. 그는 “꺼내보지 않은 사진을 작품으로 표현해 전시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그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얼굴을 보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

각각의 얼굴들을 감상하면서 작품 속 얼굴과 닮은 주위의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평소 잊고 지냈던 얼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각각의 인물이 가진 다양한 표정들을 파악하며 그림 속 인물들과 소통해 볼 수도 있다. 언뜻 보면 하나같이 ‘얼굴’을 말하는 그림이지만 표정을 파악하려고 하면 읽어낼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 친구와 장난치고 있는 것 같은 표정, 고민하는 표정 등 다양한 표정을 읽으며 작품 속 인물과 대화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가까운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며 즐거움을 느낀다는 윤 작가의 ‘People'전시는 6월 20일까지 열린다. 505 갤러리는 판부면 남원로에 위치해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다. 

글·사진 유민희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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